다둥이가정 김진형·박선화 부부의 알콩달콩 행복 이야기
30일 제주시 하귀2리에 위치한 김진형(55)·박선화(41)씨 부부의 자택. 저녁 늦게 들어오는 큰딸 (김)소여만 빼고 둘째딸 연우부터 일이·민현·정민에다 두 살배기 막내 승재까지, 집안은 온통 소란스러웠다.
김진형씨는 성당에서 받은 '성가정 축복장'을 손수 꺼내와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하나씩 태어나 크는 것을 볼 때마다 더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형제·남매가 늘어날수록 아이들이 희생적이며 형제간 우애와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성격으로 변모했다"며 '다둥이 예찬론'을 펼쳤다.
제왕절개 수술을 무려 네 번이나 받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아이 낳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박선화씨는 육체적·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점은 인정하면서도 "희생은 많이 따랐지만 이에 비할 수 없는 기쁨이 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또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도 아이에 맞춰 변화해야 된다"며 "훌륭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 아이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자식 자랑도 빼놓을 수 없는 법. 박씨는 "양육비 부담 때문에 남들처럼 학원·과외를시켜주지 못해 늘 아이들에게 미안했다"며 "그래도 동생들을 잘 돌봐주고 항상 장학생 자리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해주는 아이들이 자랑스럽다"라고 자녀들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런 부모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큰딸 소여(20·제주대 복지학과)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 응원단장을 했고 지금은 학과 학회장, 연극동아리에서는 연출을 맡아 연극회 준비를 도맡아하는 등 남다른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또 둘째딸 연우(귀일중 3년)도 현재 학생회 부회장을 맡으며 각종 미술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간호사협회에서 실시한 모유수유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또 도지사 초청을 받기도 했던 박씨는 "제게는 아이들이 가장 큰 상이에요. 의사의 만류 때문에 아이는 더 낳을 수 없지만 형편이 나아지면 입양할까 생각중이랍니다"며 못 말리는 아이사랑을 보였다.
박씨는 마지막으로 "언제부터인가 아이 많이 낳는 것이 '특이한 일'이 되어버려 안타깝다"며 "보다 많은 이들이 아이들과의 알콩달콩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다둥이 가정에 대한 지원 정책과 사회적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