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가정 김진형·박선화 부부의 알콩달콩 행복 이야기

▲ 제주시 하귀2리 김진형(55)·박선화(41)씨 부부.
"다른 사람들은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 과외다 학원이다 해서 아이 하나 키우기도 힘든 세상에서 어떻게 여섯씩이나 키우냐고. 하지만 그건 아이들이 가정에 가져오는 축복을 모르고 하는 말이에요"

30일 제주시 하귀2리에 위치한 김진형(55)·박선화(41)씨 부부의 자택. 저녁 늦게 들어오는 큰딸 (김)소여만 빼고 둘째딸 연우부터 일이·민현·정민에다 두 살배기 막내 승재까지, 집안은 온통 소란스러웠다.  

김진형씨는 성당에서 받은 '성가정 축복장'을 손수 꺼내와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하나씩 태어나 크는 것을 볼 때마다 더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형제·남매가 늘어날수록 아이들이 희생적이며 형제간 우애와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성격으로 변모했다"며 '다둥이 예찬론'을 펼쳤다.

제왕절개 수술을 무려 네 번이나 받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아이 낳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박선화씨는 육체적·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점은 인정하면서도 "희생은 많이 따랐지만 이에 비할 수 없는 기쁨이 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또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도 아이에 맞춰 변화해야 된다"며 "훌륭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 아이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자식 자랑도 빼놓을 수 없는 법. 박씨는 "양육비 부담 때문에 남들처럼 학원·과외를시켜주지 못해 늘 아이들에게 미안했다"며 "그래도 동생들을 잘 돌봐주고 항상 장학생 자리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해주는 아이들이 자랑스럽다"라고 자녀들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런 부모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큰딸 소여(20·제주대 복지학과)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 응원단장을 했고 지금은 학과 학회장, 연극동아리에서는 연출을 맡아 연극회 준비를 도맡아하는 등 남다른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또 둘째딸 연우(귀일중 3년)도 현재 학생회 부회장을 맡으며 각종 미술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간호사협회에서 실시한 모유수유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또 도지사 초청을 받기도 했던 박씨는 "제게는 아이들이 가장 큰 상이에요. 의사의 만류 때문에 아이는 더 낳을 수 없지만 형편이 나아지면 입양할까 생각중이랍니다"며 못 말리는 아이사랑을 보였다.

박씨는 마지막으로 "언제부터인가 아이 많이 낳는 것이 '특이한 일'이 되어버려 안타깝다"며 "보다 많은 이들이 아이들과의 알콩달콩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다둥이 가정에 대한 지원 정책과 사회적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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