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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등 장르 다양화…광해군·면암 유배길도 나온다제주 유배문화 콘텐츠 개발 어디까지 왔나
장공남 기자
입력 2011-06-01 (수) 14:08:00 | 승인 2011-06-01 (수) 14:08:00

   
 
  ▲ 추사 김정희의 제주 유배 생활을 테마로 조성돼 지난달 개장한 추사유배길. 유배길을 역사와 문화,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길을 표방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유배길·문학관 등 관광상품 잇따라 선봬
제주 추사유배길 첫 시도…콘텐츠 확장 등 속속 진행

유배는 중죄를 범한 자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일등급 감해 한양에서 멀리 추방해 일생동안 귀환하지 못하게 하는 형벌이다. '군신유의'를 강조하던 조선시대인 만큼 유배는 선비들에게는 가혹한 형벌이었다. 유배인들은 제주도, 추자도, 강진, 흑산도 등에 유배됐다. 당대의 문제적 인물이었던 이들 유배인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채 유배지로 향했다. 역사 속 형벌이었던 유배는 속속 지방자치단체마다 문화관광 상품으로 선을 보이고 있다. 흑산도유배문화공원이 조성되고 있으며 전라남도 강진은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 다산초당 등과 연계한 정약용의 남도유배길이 개발됐다. 또 남해는 서포 김만중의 콘텐츠를 활용한 남해유배문학관이 들어섰으면 중국 하이난섬(해남도)은  송대 문장가인 소동파의 유배지로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 5월14일 추사 김정희의 제주 유배 생활 이야기를 테마로 추사유배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옛 이야기를 관광 콘텐츠화 하는 '과거의 개발'이 속속 진행 중이다.

   
 
  ▲ 추사 김정희의 제주 유배 생활을 테마로 조성돼 지난달 개장한 추사유배길. 유배길을 역사와 문화,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길을 표방하고 있다.  
 
#제주에 온 유배인들

조선조 500년 동안 제주에 온 유배인은 200여명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유배인들은 전라남도 해남, 이진, 강진 등에서 출발해 제주시 화북포구 또는 조천포구를 통해 제주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유배인으로는 제주 오현으로 추앙받고 있는 충암 김정, 우암 송시열, 동계 정온 등이 있다. 이는 유배인이 제주 지식인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드러내고 있는 대목이다.

임진왜란 때 분조(分朝)를 이끌며 큰 역할을 했으며 임금에 오른 뒤 실리외교를 폈던 조선조 제15대 임금 광해군은 제주에 유배왔던 유일한 임금이다. 비운의 임금 광해군은 제주에서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유배인들은 제주의 성씨를 다채롭게 했다.

경주이씨 국당공파 제주입도조 이익, 김해김씨 사군파 입도조 김응주, 김해김씨 좌정승공파 입도조 김만희, 청주한씨 입도조 한천, 고부이씨 입도조 이세번 등 유배인들은 제주에서 현지 여인과 가정을 이뤄 자손을 낳거나 유배 올 때 같이 온 가족이 제주에 정착했다. 유배인의 후손들은 21세기 제주의 한 구성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목왕후의 어머니 노씨부인, 천주교도였던 정난주, 승려 보우 등이 제주를 찾았다. 제주목사를 역임하기도 했던 정헌 조정철은 제주 여인 홍윤애와의 비운의 사랑을 가슴에 새겼다.

한말 대표적인 지식인이었던 운양 김윤식은 제주에 유배와 유배일기 '속음청사'를 남겨 1898년 방성칠의 난과 1901년 이재수의 난 등 격동기의 제주사회를 생생히 기록했다.

개화 사상가로 신성여학교 개교를 도왔던 박영효, 한말 항일운동을 폈던 최익현, 민족교육에 앞장섰던 이승훈도 유형의 땅 제주를 거쳤다.
조선시대 서예가이자 학자였던 추사 김정희는 제주에서의 유배생활 8년 3개월 동안 학문 활동과 제자를 양성하는 데 힘썼다. 자신의 유배체험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세한도'와 자신만의 독특한 서체인 추사체를 완성했다.

   
 
  ▲ 추사유배길안내표지판과 완당인보를 활용한 추사유배길.  
 
   
 
  ▲ 추사유배길 안내 표지판  
 
#제주의 유배 문화 자원

추사 김정희의 유배지였던 대정에는 제주추사관이 지난 2010년 5월 개관됐다. 집터만 남아 경작지로 이용돼 왔던 유배지는 1984년에 강도순의 증손의 고증에 따라 적거지가 복원됐다. 지난 2007년 10월 제주도 지방기념물 제58호이던 추사적거지 명칭은 추사유배지로 변경돼 사적 제487호로 승격, 지정됐다. 건축가 승효상씨의 설계로 제주추사관이 개관돼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추사관 뒤쪽에는 유배생활 동안 머물던 가시울타리가 둘러쳐진 유배지가 복원돼 추사 팬들을 맞이 하고 있다.

제주에 유배왔던 김정, 정온, 송시열 등 유배인 3명을 포함해 제주 오현을 모셔 운영했던 귤림서원의 옛터는 제주도 기념물 제1호 오현단은 조선시대 제주 유림의 정취를 전하고 있다.

제주시 이도1동에 위치한 오현단은  조선시대 제주의 사립교육기관으로 고종 8년(1871년)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폐원될 때까지 210여년 동안 명맥을 유지했다.

귤림서원은 철폐됐지만 이후 이곳에서 많은 학교가 태동했다. 1907년 사립 의신학교가 귤림서원 터에 문을 열었다. 1910년 공립제주농립학교가 귤림서원 터에 설립돼 1940년 광양벌로 이전했다. 또 1946년 오현중학교, 1951년 오현고등학교가 차례로 귤림서원 옛터에서 개교했다.

1972년 오현중·고등학교가 제주시 화북으로 이전한 이후 학교부지는 민간에 불하돼 제주성 남성 밑 귤림서원 옛터만 남아 현재까지 전해진다.

이와 함께 옛 제주의 관문이던 조천포구에는 연북정이 남아 있으며 한말 의병장이었던 면암 최익현은 방선문에 자신의 이름을, 제주목사를 지냈던 조정철은 한라산 정상에 이름 남겨 옛 자취를 전한다.

   
 
  ▲ 추사유배길 안내 표시  
 
#유배문화의 녹색관광자원화

제주에 온 유배인들의 이야기를 녹색관광자원화 하기 위한 첫 시도가 지난 5월 14일 제주추사관 일원에서 열렸다. 추사유배길이 개장한 것이다.

추사유배길은 제주대학교 스토리텔링연구개발센터(센터장 양진건 교수)가 지식경제부 광역경제권 연계협력 사업의 하나로 시행하는 '제주유배문화의 녹색관광자원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 사업'의 1차년도 사업이다.

제주대 스토리텔링연구개발센터는 추사유배길에 이어 2차년도(2011년) 사업으로 광해군 유배길, 면암 최익현 유배길을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제주시 중앙로 일대(광해군 유배길)와 신제주 일대(면암 유배길)에 조성되는 유배길은 문화와 역사가 있는 신개념 도보 체험 관광이 가미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유배길에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북이 개발되며 유배와 관련된 TV 드라마, 영화 시나리오 등이 기획·개발돼 유배 콘텐츠를 다양한 미디어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 마을공동체사업(CBC·Community Business Center)을 구축, 유배 관련 상품 판매를 비롯해 연계 프로그램 등도 개발된다.

3차년도에는 제주에 온 유배인 중 유일한 왕이었던 광해군의 파란만장한 사연 등  유배인의 이야기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제주색 짙은 공연물을 시도할 예정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장공남 기자 gongnam@jemin.com

"유배의 관광자원화, 가능성 보여줬다"
●인터뷰=양진건 교수

   
 
  ▲ 양진건  
 
"제주 유배문화를 스토리텔링해 유배가 콘텐츠 또는 관광자원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추사유배길 조성을 주도한 양진건 제주대 교수(제주대 스토리텔링연구개발센터장)는 유배사업단의 1차년도 사업의 성과를 이같이 말했다.

양진건 교수는 "스토리텔링에 애를 많이 썼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성공한 것 같지만 이를 전하는 온라인 체계, 유배문화상품 등 간접적인 콘텐츠는 충실하지 못해 2차년도에는 이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2차년도에는 광해군유배길,  면암유배길을 새로 조성하려고 한다"며 "1차년도에서 학습된 장·단점이 2차년도를 끌어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스토리텔링은 일종의 재미의 기술이다. 유배라는 의미 자체는 칙칙한 의미를 가졌는데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가는 방법으로 길을 생각했다"며 "콘텐츠의 확장 개념에서 앞으로 드라마 혹은 영화로 콘텐츠가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제주도 이야기가 실려 있는  볼거리 상품이 없다고 한다"며 "1차년도와 2차년도에 만들어진 유배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발판으로 3차년도에는 제주도 이야기가 담긴 공연 상품을 선별적으로 뽑아내 볼거리 상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장공남 기자  gongnam@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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