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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띠 이야기> 힘·지혜·번성 상징하는 순수한 기운십이지중 다섯 번째 유일한 상상 속 동물…옛 기록만 700여종 확인
맹수 없는 제주 전설 속 등장 눈길, '귀'없으나 영험한 기운 등 품어
고 미 기자
입력 2012-01-01 (일) 00:36:42 | 승인 2012-01-01 (일) 00:36:42

2012년 임진년(壬辰年)은 용의 해다. 용은 십이간지 중 다섯 번째로 다른 짐승과 달리 상상의 동물이다.유일하게 실존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이다. 우리말로는 미르라 부른다. 임진년은 육십갑자 중 스물다섯 번째 해이다. 역사적으로 임진왜란(1592년)이 있었다.

   
 
   삽화=박원철 제주만화작가회장  
 
#제주 그리고 용 전설

우리나라 동서남북을 가로질러 지역마다 하나쯤은 있는 호랑이 얘기 하나 전해 내려오지 않는 섬 땅에서 '용'이 승천한다. 매력적이다.

그 배경에 한 때 화산으로 그 위용을 자랑하며 기세를 펼쳤던 한라산이 있다. 옛 사람들에게 화산분출은 자연의 분노 혹은 경이였을 터다. 설문대 할망과 용을 앞세운 제주의 신화와 전설은 이런 통제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이 투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용과 관련된 것으로 대표적인 것이 제주시내 북쪽 바닷가에 있는 용두암이다. 높이 10m 가량의 바위로 오랜 세월에 걸쳐 파도와 바람에 씻겨 빚어진 모양이 용의 머리와 닮았다. 전설에 의하면 용 한마리가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훔쳐 달아나자 화가 난 한라산 신령이 활을 쏘아 용을 바닷가에 떨어뜨려 몸은 바닷물에 잠긴 채, 머리는 하늘로 향한 채 그대로 굳어 버렸다고 한다. 실제 바다 속으로 30여 미터의 기암이 잠겨 있다.

이 곳에 얽힌 전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용왕의 사자가 한라산에 불로장생의 약초를 캐러 왔다가 산신이 쏜 화살에 맞아서 죽었는데 그 시체가 물에 잠기다가 머리만 물위에 떠 있다는 얘기도 전한다.

안덕면 사계리에서 산방산을 찾아가서 바닷가 쪽으로 바라보면 길게 뻗어 있는 바위 역시 용의 머리를 닮았다.

여기에는 옛날 중국의 진시황제가 제주에서 큰 인물이 날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호종단이라는 사람을 시켜 혈을 찾아 끊게 했는데 혈이 끊기자 용이 피를 뿌리며 바다로 들어가다가 굳어버린 모습이라는 전설이 있다. 세상에 용은 많으나 누구도 본 적이 없으니, 비록 돌로 굳어버렸다 하나 보이는 대로, 느끼지는 대로 '제주의 용'이다.

이무기 전설을 품고 이는 김녕사굴이나 용이 쉬다 가는 곳이었다는 용연,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용의 형태를 하고 있다는 쌍룡굴 등도 용과 밀접하다.

   
 
   삽화=박원철 제주만화작가회장  
 
# 실존했을까

우리 민족과 오랜 역사를 같이해 온 가장 친근한 동물인 용은 상서롭고도 영험한 동물로 인식되어 왔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경외의 대상이었다. 동양에서는 국가 또는 왕과 동일시되고 용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 변고가 있을 징조로 보았다.

옛 문헌 등을 통해서 볼 때 용의 모습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중국 명대(明代)의 이시진(李時珍)이 지은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용은 낙타머리, 사슴뿔, 도깨비눈, 소귀, 독수리 발톱을 가진 형상이며, 네 발의 발바닥은 곰과 같고 등에는 81개의 비늘이 붙어 있으며 입 양쪽과 턱 밑에는 수염이 있다고 적혀 있다. 즉 외형은 큰 뱀과 같으나 몸에는 비늘이 나 있고 두 뿔과 네 발이 있으며 물속에서 오랜 세월을 수양하면 날개가 돋치고 여의주를 얻어 때로는 물속에서 때로는 공중에서 마음대로 변화시키는 조화능력이 있는 신적인 동물로 믿어져 왔다.

용은 또 힘과 지혜와 순수함과 번성을 상징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권력의 상징으로써 용을 왕의 휘장으로 사용해 왔다.

옛날부터 꿈에 용을 보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믿었으며, 특히 용은 권세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태몽일 경우 위인이 태어날 징조라고 믿었다.

때문인지 올해가 60년 만에 한 번 흑룡의 해라며 한바탕 시끄럽다. 사실인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다. 분명한 것은 '백말띠가 아니라 흑말띠라 괜찮다' '100년에 한번 돌아올까 말까한 황금돼지띠다' 하는 식의 사람 심리를 이용한 상술이 교묘하게 깔려있다는 점이다.

명나라 '초목자(草木子)'에 이르기를 "쥐(子)는 어금니가 없고 소(丑)는 윗니가 없고 범(寅)은 목이 없고 토끼(卯)는 입술이 없고 용(辰)은 귀가 없고 뱀(巳)은 다리가 없고 말(午)은 담이 없고 양(未)은 눈동자가 없고 원숭이(申)는 엉덩이가 없고 닭(酉)은 생식기가 없고 개(戌)는 위가 없고 돼지(亥)는 근육이 없다"고 했다. 한가지 씩 부족한 동물들이 자기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말이다. 무슨 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당부다.

경외와 신비감이 버무려진 용에 대한 이야기들 역시 그 이면의 교훈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고 미 기자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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