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바꾸는 힘 ‘공공미술’ 1. 들어가며

▲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마을 아트 올래-보들락과 놀다
‘생활·문화·경제’ 선순환 구조 통해 지역 생명력 살아나

예술인 의존·인식 부족에 따른 변질 등 대안 서둘러야

 

최근 몇 년간 신(新) 새마을 운동이 뜨겁다. 1970년 당시 새마을 운동이 마을에 새길을 내고 초가지붕을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는 외형에 집착했다면 지금은 ‘문화’가 마을을 키우는 ‘열쇠 말’이 되고 있다.

마을에 다채로운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는 ‘공공미술’이 마을 활성화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가 하면 신문화공간조성 프로젝트란 이름의 시범 사업을 통해 농산어촌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는 장치로 문화의 가능성이 검증되기도 했다. 하지만 문화는 ‘문화활동가’의 부재나 자치단체의 인식 부족에 쉽게 변질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보다 신중하고 치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 마을미술프로젝트 중 <꿈꾸는 등대>
 

# 재생-상생 실현시키는 키워드

 

지역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고부가가치 아이템으로 문화의 활약은 말 그대로 눈부시다. 일방적인 자본 투자나 시설 구축만으로는 찾지 못했던 답이 ‘생활-문화-경제’라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현실화되는 마법과 같은 일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2009년 시작된 마을미술프로젝트는 지역에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켰다. 일반의 삶 속에 미술이 삼투압처럼 스며드는 사업으로 문화적으로 소외된 농·어촌마을과 삭막한 도시경관을 공공미술로 ‘재생’시키고, 미술가들이 일자리를 찾는 등 ‘상생’을 현실에서 실현시키는 기분 좋은 마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해를 거듭할수록 관련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지역이나 지역 예술가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공공미술가와 미술평론가들이 일부 지역을 직접 확인하며 그 성과를 살펴봤지만 문화 예술적 완성도에 주안을 뒀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통한 지역의 변화는 반드시 눈에 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많은 사례들에 있어 지역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에서부터 지역 주민을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 잘 갖춰진 문화예술이란 옷을 관리해야 할 책임 역시 지역에 있다.

 

▲ 마을미술프로젝트 중-새 생명의 탄샏

# 연속성 고민…해법 찾아야

제주에도 다양한 이름의 공공미술사업의 진행됐지만 연속성이나 연결성에 있어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잖은데다 아직까지 행정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잔치’로 치부되며 사후 관리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거의 매년 다양한 창구를 통해 ‘공공미술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주관 단체가 어디인지, 지역 참여도나 행·재정 지원 여부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개막식’같은 보여주기 행사 이후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서 흉물로 지적되거나 알맹이가 빈채 방치된 사례도 적잖다.

하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다양한 미술 장르에 대한 관심과 함께 지역이 품고 있는 역사와 지역성을 연계한 문화적 가능성을 끄집어냈다는 점, 지역에 문화 콘텐츠라는 새로은 아이템을 접목 시키는 등의 발성의 전환 등 긍정의 파장, 그 시작점이라는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국적과 장르를 망라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한 신기루와 같은 '미래 도시' 현장 역시 역사라는 과거의 흔적에서부터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기 위해 국적을 초월한 예술가들에게 마을을 맡겼고 변화를 만들었다.

이들 변화의 중심에 있는 ‘공공미술’의 현장들을 살펴보고 제주에 접목할 수 있는 ‘거리’를 찾고 유지·발전을 위한 지역적 대안을 찾아보는 것은 앞으로 제주를 살게 할 ‘문화 경쟁력’을 축적하는 과정으로 중요하다.

앞으로 국내 각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미술 현장을 면밀하고 촘촘히 둘러보고, ‘고향’에 대한 기억, 현재에 대한 감정, 지속가능한 관리와 발전을 위한 지역의 고민을 듣는 것으로 긍정적 발전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