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제주의 관문은 공항이 아닌가. 그런데도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는 일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웬만한 독자라면 이 정도면 “아!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구나”하고 눈치챌 것이다. 공항에서 승객을 싣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택시들의 ‘손님 가려 태우기’로 겪는 관광객과 도민들의 불쾌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도민들이야 돈이 되는 장거리 손님만을 선호하는 택시 운전기사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관광객이 관문에서부터 그러한 꼴을 당한다면 제주의 전체 이미지는 그야말로 구길대로 구길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승객이 택시 운전기사의 눈치를 보며 탑승해야 하는 곳이 바로 제주국제공항 택시 정류장이다. 제주에서 운행되고 있는 택시가 다른 도시에 비해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게 제주의 자랑이다. 그러나 그 뿐. 승객을 친절히 모셔야 하는 운전기사의 수준이 그에 걸맞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들 공항 택시 대부분은 단거리 손님이 타기라도 하면 “가까운 손님을 태우려고 좋은 차를 뽑지 않았다”“다른 단거리 손님들은 먼저 알아서 택시를 타지 않는다”는 말로 손님을 면박주기가 일쑤이다.

만약 이같은 택시에 신혼부부와 같은 관광객이 탔다고 가정하면 갖은 방법을 써서 그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할 것은 충분히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오랫동안 공항에 차를 세워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거리 관광객은 낯선 길이면서도 버스를 타야 하고 도민들은 택시를 아예 타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일부 택시에 한한 것이지만 제주관광 부조리의 근본적인 단초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이럴바에는 차라리 단거리와 장거리로 운행할 택시 정류장을 구분해서 운영하는 것이 낳다. 정당한 요금을 내고서도 대접을 받지 못하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운전기사에게 면박이나 당할 것이라면 승객이나 택시 모두 골라서 탈 수 있는 방법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아무리 지도와 계몽을 한다하더라도 운전기사의 짜증을 들어가며 택시를 타야하는 관광객이나 도민들의 입장을 헤아릴 때 공항에서의 택시횡포는 바로 잡아야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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