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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까지 누릴 생명공동체로 조성해야
김용현 기자
입력 2014-12-31 (수) 18:19:20 | 승인 2014-12-31 (수) 20:00:16 | 최종수정 2014-12-31 (수) 19:56:52

   
 
  ▲ 제주의 도시는 근대화와 개발팽창시대를 겪으면서 '제주다움'이란 정체성과 쾌적성은 없어졌고, 원(구)도심과 신도심간 지역격차도 심해졌다. 문화와 역사 그리고 시민의 생활환경의 가치가 존중되는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구도심 전경.  
 
물리적 공간팽창 개발로 제주 정체성 상실
목관아 등 문화적 장점 못살려 원도심 쇠퇴
경관·역사·시민의 삶 존중할때 경쟁력 회복

도시는 오랜 시간 인간활동의 축적과정을 거치며 성장과 진화, 쇠퇴하면서 독특한 문화, 풍경을 만들었다. 제주의 도시는 2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면서 다양한 모습을 만들었지만 최근 40~50년간 근대화 개발과정을 거치면서 정체성과 쾌적성을 잃어버렸고, 문화와 자연경관의 조화도 깨졌다. 앞으로 제주도시가 문화와 역사 그리고 시민의 생활환경의 가치가 존중되는 생명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현행 도시개발의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한 후 점진적으로 개선하면서 정체성을 되찾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도시에 주목해야 한다
 
도시는 짧게는 수백년에서 길게는 수천년의 오랜 시간에 걸쳐 변천하면서 형성되면 인간사회의 공동체다. 그 속에는 역사와 문화라는 큰 틀속에서 삶의 모습들이 다양한 형태와 흔적으로 녹아 내린다.

제주도는 국제관광도시이자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면서 생태도시, 녹색도시, 세계환경수도 등 다양한 목표를 갖고 도시개발이 이뤄졌다.

하지만 실질적인 도민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세계도시와의 경쟁력에 있어서도 높아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제주도시가 2000여년간 이어져오면서 역사성과 전통성을 보유한 제주만의 삶의 공간으로 형성됐지만 최근 40~50년간 제주도시의 비대화 및 난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역사와 문화성이 사라지고 있다.

제주의 도시는 근대화와 개발팽창시대를 겪으면서 '제주다움'이란 정체성과 쾌적성은 없어졌고, 원(구)도심과 신도심간 지역격차가 심해지는 부작용이 심해졌다.

특히 도시개발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된 채 일부 위정자와 전문가들이 주도한 결과, 생활환경 개선보다는 새로운 도시공간확대 중심으로 이뤄졌다.

앞으로 제주도시민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생활공간에 어떠한 문제가 있고, 어떠한 방법으로 자연환경을 존중하며, 문화를 계승하고,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오랜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고, 다양한 문화적 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생명공동체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다.

원도심과 신도심 상생 발전해야

제주시 원도심은 제주성지가 위치한 병문천·한천·산지천을 끼고 해변에 위치한 도시중심이자 역사가 깃든 지역이다. 하지만 원도심의 상징이었던 제주성은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허물어져 원형이 거의 사라졌다.

더구나 1970년대 제주시 연동에 신제주 개발이 시작되고, 화북과 삼양지구 개발 등으로 인해 원도심은 급격히 쇠퇴하면서 노후화와 공동화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앓고 있다.

제주시 원도심의 매력은 제주도심의 중앙에 있다는 공간적 가치뿐만 아니라 제주목관아를 비롯해 향사당, 오현당 등 역사적 가치를 갖는 장소가 넓게 분포하고 있다. 1950~70년대 도민들의 생활공간이 상당수 남아있어 근대생활문화공간으로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등 도시재생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제주시 연동·노형과 삼양·화북 등 신도심 역시 물리적 공간확장 및 밀집된 건축단지 조성에 치우치면서 제주의 정체성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녹색공원과 주차시설, 문화공간 등은 크게 부족하고, 주변 경관까지 해치면서 도시경쟁력을 잃고 있다.

또한 최근 개발이 한창인 아라와 노형택지개발지구 역시 공간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과밀하고, 확일화된 형태로 개발되는 상황이다.

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주체로 마을공동체를 형성하고, 공동체들이 모여 도시를 형성해야 한다.

제주신도심도 제주전통과 문화를 잇는 생명공동체의 공간을 형성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

도시,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해야

제주도시 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원도심을 비롯한 과거 제주도시의 개발과 발전과정을 찾아내 제주도시의 정체성을 확립시켜야 한다. 그리고 현재 제주도시가 개발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한 후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이 두가지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래의 제주도시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목표와 세부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은 물론 행정, 공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자연·생태학자, 법계, 문화계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고유성과 특성을 살린 의미 있는 장소를 만들어야 한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오름이라는 독특한 육상자연경관을 지니고 있고, 해안에 밀집된 주거지의 생활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제주시 도심을 가로지르는 4대 하천을 활용한 독특한 도시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시가 지역의 역사·문화를 지키며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정체성을 지켜질때 세계속의 명품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도시 경쟁력은 제주미래 자산"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천혜환경'제주도시'매력 독특
현행 문제 진단 개선책 찾아야

"제주도민들은 척박함 속에서도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와의 조화를 이룬 생활공동체를 만들어 왔다. 이것이 제주도시의 경쟁력이며, 곧 제주의 미래임을 알아야 한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건축학전공 교수는 "도시라는 것은 빌딩과 아파트 등의 건물밀집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집합체"라며 "특히 제주도시는 한라산, 오름, 하천, 해변으로 둘러싸여 있어 타지역의 도시와 차별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제주다움'은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고유성·정체성이 가장 기본적으로 내포돼야 한다"며 "여기에 역사와 문화, 환경과 경관, 도시민 삶의 질 등이 담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지만 제주의 도시개발은 경제적 가치와 물리적 공간 확장에만 치우치면서 제주의 정체성을 잃고, 역사와 자연의 배려·존중이 없다"며 "제주의 땅과 문화의 특성을 어떻게 도시계획에 반영할 것인가를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최근 보편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유니버셜디자인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제주도시 개발에 있어 중요한 목표가 돼야 한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도시생활에 있어 편견과 장벽이 없도록 제주도시가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특히 과도한 개발로 인해 쾌적성이 잃게 됐는지, 도시개발로 발생한 이익이 특정집단에만 돌아가고 있는지 등을 면밀한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미 상당수 도시개발이 이뤄진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런 과정에서 5년 단위 단기부터 10~20년 단위 중기, 30년 이상의 장기까지 단계별로 도시개발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화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고, 삶의 질이 높아진다면 제주도시 자체가 최상의 관광지이자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며 "도시민 모두가 도시개발의 주체로 참여해 올바른 인간공동체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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