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기념사

존경하는 애독자 여러분, 제민일보가 오늘로 창간 25주년을 맞았습니다. 본보가 지방언론의 선두에서 사반 세기 역사를 써올 수 있도록 사랑과 관심을 보내준 애독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1990년 6월 참언론을 갈망하는 전국 3500여 주주들의 참여 속에 창간호를 낸 제민일보는 그동안 '인간중시·정론구현'의 사시를 바탕으로 지역언론 창달과 지역발전에 상당히 이바지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제민일보가 약관(弱冠)을 넘어 이립(而立)의 단계로 접어드는 동안 제주를 둘러싼 환경은 상전벽해를 연상케 할 만큼 급변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분야로 개발과 보전의 충돌을 들 수 있겠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귀농·귀촌인 등 유입인구가 꾸준히 늘고 2014년 한 해동안에만 제주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이 1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각종 개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히 광풍에 가까운 개발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반면에 개발 이익이나 내도 관광객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극히 일부 계층에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난개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같은 외화내빈 속에 제주도는 최근 중산간지역과 오름, 습지 일대 등에 대한 개발을 대폭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 이미 개발사업을 진행중인 외국인 투자자 등과 큰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또 오름 주변 등의 지역주민들로서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형국도 초래하고 있습니다.
 
제민일보는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제주의 자연자원을 후손들에게 고이 물려줘야 한다는 환경보호론과 지역발전을 내세운 개발론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정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제민일보는 종이신문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에 이어 등장한 인터넷이 신문산업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탁월한 가독성과 편집의 미학은 온라인 매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독특한 매력입니다. 
 
본보는 신문으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한편 현행 속보 위주의 인터넷판 운영도 강화함으로써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하고 읽을 수 있는 신문으로 만들어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지역신문다운 지역신문을 만드는데에도 결코 소홀하지 않겠습니다. 전국지가 '어느 전투에서 몇 명이 사망했다'라고 쓴다면 지역신문은 '어느 전투에서 이 지역 출신 누구 누구가 사망했다'고 기사화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 내년 4월에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집니다. 이번 총선에서 본보는 감시견이자 유권자들의 눈과 귀로서 언론의 본분을 다하고자 합니다.
 
이밖에 지방화시대를 맞아 지방이익을 극대화하고 도민 통합을 이루는데에도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그러나 제민일보가 고고의 성을 울린지 25년이 흐르는 동안 권력의 편에 서는 등 독자들로부터 꾸지람을 받을 일도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민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희망의 씨앗을 뿌릴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신문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애독자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2015년 6월 2일
제민일보 회장 김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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