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카오 코타이 지역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시티 오브 드림스에서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 쇼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변미루 기자
인천·부산·경남·전남 1차 후보지 9곳 대정부 설득 총력
막대한 경제적 파급 기대… 제주는 권한 활용 2곳 조성
카지노의 즐길거리 풍부 마카오 글로벌 관광이 시금석
글로벌 관광을 지향한 세계 각국의 복합리조트 유치는 우리나라로도 확산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내년초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호텔·쇼핑몰·컨벤션·테마파크 등이 결합된 복합리조트 사업대상지로 2곳 안팎을 선정할 예정인 가운데 1차 심사를 통과한 4개 시·도 후보지 9곳은 지역 국회의원·경제단체 등까지 가세할 만큼 치열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 내년 2월까지 최종 선정 착수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월 제주를 제외한 전국 9개 시·도 지자체의 34개 기업이 제출한 복합리조트 사업제안서를 심사, 공모신청이 가능한 1차 후보지로 4개 시·도 9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1차 후보지로는 인천광역시의 영종도 경제자유구역·무의도·송도 국제터미널 등 6곳과 부산 북항재개발지역 1곳, 경남 진해경제자유구역 1곳, 전남 여수 경도 1곳이다. 문광부는 9곳을 대상으로 복합리조트 개발사업계획 공모를 실시해 빠르면 올해말,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최종 사업대상지 2~3곳을 확정할 예정이다.
문광부가 확정할 복합리조트 사업자로 참여하려면 외국인 투자 5억달러 이상을 포함해 총 1조원 이상을 투자한 5성급 수준의 1000실 이상 호텔, 2만㎡ 이상 쇼핑시설, 국제적 공연이 가능한 상설 공연장, 외국인전용카지노 등을 갖춰야 한다. 다만 외국인전용 카지노 시설은 전체 건축 연면적의 5% 이내, 1만5000㎡로 제한된다.
정부의 카지노 면적 최소화는 사행성 논란을 의식한 측면도 있지만 미국 라스베이거스·싱가포르·마카오처럼 카지노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광부도 지난 8월 1차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외국인카지노 외에 문화·공연·대형 쇼·전시회 등을 복합적으로 즐길 복합리조트가 한국관광의 고부가치화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한편 제주는 지난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외국인카지노 허가권이 도지사로 이양, 독자적인 카지노리조트 조성이 가능함으로써 정부의 이번 복합리조트 공모대상에서 제외됐다.
▲ 총길이 150m의 모래사장과 인공파도 등으로 꾸며진 갤럭시 리조트 풀장에서 관광객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다. 사진=변미루 기자
지자체 막판까지 유치 사활
문광부의 최종 사업대상지 선정이 다가오면서 관광객 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 외국인카지노 복합리조트사업을 따내려는 해당 지역·지자체간 경쟁도 치열하다."
정부가 복합리조트 1곳당 1조원 이상이 투자, 2조원 경제유발 효과 및 9000명 이상 신규 일자리 창출을 밝힌 가운데 연구기관은 그 이상의 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복합리조트 한곳의 건설·운영에 따른 생산효과가 7조6000억원으로 자동차 13만대 생산 효과가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따라 6곳의 가장 많은 후보지를 낸 인천은 리포&시저스 컨소시엄(LOCZ코리아)과 파라다이스세가사미 2곳이 오는 2018년 완공할 복합리조트와의 집적화 효과를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맞서 부산은 외국인관광객 방문이 쉬운 접근성을, 전남은 중국에 가까운 지리적 위치와 지역안배를, 경남은 진해를 중심으로 거제·통영·하동 등을 잇는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 및 비수도권 투자 확대를 각각 부각시키면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경남·전남 등 일부는 지역상공회의소까지 나서 정부 지원을 촉구하고 있고, 지역출신 국회의원을 앞세운 대정부 전방위 로비 등 총력전에 돌입했다.
제주의 복합리조트 현주소는?
제주에도 국내외 자본이 합작한 복합리조트 2곳이 오는 2018년 개장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홍콩 란딩그룹과 겐팅 싱가포르는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내 252만㎡에 1조8451억원을 투입한 월드테마파크·외국인카지노·프리미엄호텔 등이 결합된 '리조트월드'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2월 기공식을 가졌다. 중국 부동산개발사 녹지그룹과 롯데관광개발도 지난 8월 제주시 노형동 사업부지의 연면적 30만6517㎡에 9200억원을 투입, 38층(169m) 규모의 초고층 호텔과 외국인카지노·쇼핑몰·식당시설 등을 갖춘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공사를 이달중 착수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이와함께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의 제12대 전략사업에 반영된 복합관광단지를 오는 2017년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랜드마크적 복합리조트로 운영될 이곳에는 관광객 수요가 높은 전시·문화산업 교류 컨벤션 및 상설 공연장, 테마파크·숙박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한곳에 모으는 집적화가 추진된다.
▲ 갤럭시 리조트 내에 형성된 브로드웨이 극장 거리에서 불꽃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변미루 기자
복합리조트의 집적화 효과는 복합리조트로 변신, 관광객을 흡입하는 카카오에서 확인된다.
카지노만으로 성장에 한계를 느낀 마카오는 제주도 면적의 0.03%에 불과한 코타이 매립지 5.8㎢에 갤럭시·샌즈·멜코크라운 등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복합리조트 집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타이지역은 갤럭시복합리조트 등 7곳이 운영중인 가운데 내년에는 MGM 프란드, 윈 펠리스, SJM 리스보아 펠리스 3곳이 추가 개장을 목표로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특히 복합리조트마다 수영장이나 대형 쇼, 대관람차 등 체험프로그램을 각각 1개 이상 보유하는 차별화로 코타이지역 방문객들이 여러 복합리조트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마카오 정부 관계자는 "갤럭시 등 복합리조트가 집적화된 코타이지역 방문객들은 업체마다 무료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 카지노 외에 세계적 수준의 다양한 레저·체험·휴양시설을 즐기면서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고 설명했다.
마카오 정부의 글로벌 관광 실현을 위한 복합리조트 지원 정책은 유사 관광지 난립, 숙식 위주의 영세한 외국인카지노업에 시시하는 바가 적지 않다. 박훈석 기자
"복합리조트, 마카오에서 배우자"
카지노 보다 엔터테인먼트 건립 강화 지도 제주, 세계와 경쟁할 집적·차별성 확보해야
제주지역 관광개발사업을 돌이켜보면 유사 관광지 난립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200여개에 이르는 사설관광지들이 콘텐츠 베끼기 형식으로 난립, 과당경쟁으로 치달은 결과 방문객 만족도를 높이지 못하는 현실이다. 외국인 카지노 관광호텔도 마찬가지다. 게임과 숙식 위주의 천편일률적 운영방식으로 외국인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즐길거리 등 체험 프로그램은 빈약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제주관광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마카오정부처럼 카지노 이외의 세계적 문화·공연 등 즐길거리 프로그램 강화한 복합리조트로 눈을 돌리는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복합리조트가 잇따라 개장되는 코타이지역만 해도 마카오정부의 비(非) 카지노사업 정책지원 강화로 가족 방문객이 즐길 세계적 수준의 휴양·체험시설을 늘리는 추세다. 갤럭시 엔터테인먼트는세계 최대 인공풀과 워터슬라이드는 물론 브로드웨이 거리에서 마카오 전통예술축제 및 아시아 50개국 음식 등을 갖추며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또 멜코 크라운의 '시티 오브 드림' 복합리조트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 등 세계적인 쇼를, 지난달 27일 개장한 '시티 오브 드림스' 복합리조트는 세계 최고 높이의 대관람차 및 4만㎡의 '워너 브로스 펀 존'을 갖추는 등 코타이지역 복합리조트마다 1개 이상의 유일한 즐길거리를 갖췄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탈세 의혹 등을 해소할 관리감독 강화와 함께 방문객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비(非) 카지노 시설 건립을 유도함으로써 제주관광의 품격을 높이는 제주도정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