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늘길' 포화로 공항 인프라 확충 시급
정부, 제2공항 예정지 성산읍 지역 선정 '기대' 

2015년 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13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제주의 관문인 제주공항은 연일 제주를 드나드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제주 '하늘길'은 이미 포화돼 항공기의 활주로 이용 계획이 한 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항공기의 '줄줄이 연착'은 불가피 한 상황으로, 공항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

특히 공항 인프라 확충은 제주 국제자유도시 전략과 국가발전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핵심적인 사안으로 도민사회 최대 현안이자, 숙원사업이다.

국토교통부가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에 제2공항 건설하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 25년간 지지부진하게 끌었던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이 현실화됐다.

도민사회 최대 숙원사업이 추진된다는 점에서 도민들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제2공항 예정지 주민 반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갈 길이 멀다.

▲ 25년간 지속된 공항 인프라 마침표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월 10일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고 포화상태에 이른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해 기존 공항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성산읍 지역에 제2공항을 2025년 이전 개항하는 두 개의 공항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제2공항의 건설의 배경으로 오는 2018년이면 제주공항이 완전히 포화할 것이란 예측을 이유로 꼽았다. 

제주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2320만명을 기록했으며 2018년에는 2830만명, 2025년에는 약 4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25년간 지속된 공항 인프라 확충 논의가 종결되는 등 제주공항은 73년만에 새 역사를 열게 됐다는 평가다. 

제2공항 건설은 예비타당성조사와 공항개발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를 거쳐 공사착공 및 준공 등 10년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검토를 통과하게 되면 국토부는 제주공항 개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공항이용에 필요한 관련 교통계획과 상·하수도시설, 가스·전력·통신시설 등 시설계획이 수립된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에서 2020년 제2공항 건설공사가 본격 시작된다.

▲ 건설 기간 단축과 투기 등 부작용 차단 관건

그러나 2018년이면 제주공항이 포화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제주도는 예비타당성 조사기간 1년을 6개월로 단축하고 기본계획 수립용역, 실시설계 및 공사시기 조정 등을 통해 제2공항 건설 기간 단축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제주도는 또 원활한 사업추진과 부동산 투기 등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제2공항이 들어설 성산읍 지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과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했다.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은 성산읍 온평리-수산리-신산리-난산리-고성리 586만1000㎡다. 

제한 사유는 개발행위로 인한 재산권 피해를 최소화하고, 제2공항 개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다.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지역은 2018년 12월15일까지 3년간 건축물의 건축이나 공작물 설치, 토지 형질변경, 토석의 채취행위가 제한됐다.

▲ 관광경쟁력 강화 제주발전 촉매 기대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로 선정된 성산읍 지역은 1년 가까이 실시된 정부 용역 결과 환경 훼손이 다른 지역에 비해 최소화 할 수 있고, 공사비도 4조1000억원으로 재정 부담이 적다는 점이 반영됐다.

특히 제주공항과 공역이 중첩되지 않아 비행절차 수립에 큰 문제가 없고 기상 조건이 좋으며 주변 소음지역 거주민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 생물권 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곶자왈과 경관·생태계·지하수 등 관리보전 1·2등급 지역이 없는 등 환경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국토부와 용역진은 전망했다.

제2공항 건설은 천혜의 자연 경관과 다양한 관광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대한민국 관광 1번지임에도 불구하고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겪고 있는 항공권 구하기 등 교통 불편 해소는 물론 관광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제주지역 발전의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제주도가 제2공항 주변 지역을 상업과 관광, 문화, 쇼핑, 오락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에어시티(공항복합도시)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성산읍 지역의 발전에 일대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 구체적인 피해보상과 후속계획 과제 

하지만 도민사회에서는 역사적인 대업의 첫발을 내딛는 것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024년 완공 목표의 제주 제2공항 개발이 발표된 이후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이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제주도가 제2공항 선정 부지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부의 보상 대책 이상으로 지원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토지 수용과 항공기 소음 피해가 불가피한 해당지역 주민들이 촛불집회를 여는 등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업추진이 순탄할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정부, 제주도정 및 도민과의 소통의 장 확보와 함께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주민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과 상생방안 수립이 요구된다.

또 제2공항의 조속한 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등 행정절차 소요시간 단축과 제2공항과 서귀포시내, 서부, 제주시를 연결할 도로 등 교통망 건설, 제2공항 에어시티를 주변을 공공 주도로 개발하고, 개발 이익이 지역주민 등 도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후속계획도 해결과제다.

인터뷰 / 박정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제주 제2공항은 사람과 물류의 소통을 위한 공항이라는 기능적이고 물리적인 인프라 시설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제주 자연과 사람 그리고 미래가치를 담을 수 있는 명품 같은 그릇으로 빚어져야 합니다"

박정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최근 항공수요의 증가에 따라 현 제주공항은 2018년 포화시점(활주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하지만 제주공항은 증가하는 항공수요에 대처 할 수 있는 추가 확장부지가 없고, 이로 인해 활주로, 터미널 등의 시설확장 시 규모적 한계를 가지고 있어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근 교수는 "특히 제주공항은 공항주변 여건상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24시간 운영의 한계와 공항주변 고도제한 등으로 인한 도심발전의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며 "여기에 제주 브랜드 효과가 커짐에 따라 국내외 관광객 증가로 국가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의 증가로 제주 제2공항 개발이 지연될 경우 많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제2공항은 국가 핵심 교통인프라 시설로 제주지역 차원이 아닌 국가적 교통편익시설로 공항 이용객의 만족을 극대화와 제주도민만을 위한 공항이 아닌 국민을 위한 공항이라는 의식전환이 필요하다"며 "제2공항을 공항의 기본 기능만을 수행하는 단순한 공항이 아닌 도시의 복합기능을 수행하는 단일화된 광역도시권으로 개발하고, 공항(제주공항, 제2공항)과 항만(신항만, 크루즈항 등)의 역할과 기능을 상호 보완적 관계가 되도록 지역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제2공항은 에코테크(Eco-tech), 에어로빌(Aerovilles) 및 글로컬 디자인(Glocal Design) 등의 기본개념에 의해 최고의 공항이 되도록 계획 및 건설돼야 하며 공항건설기간의 최소화 할 수 있는 행정적, 기술적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며 "더욱이 정부, 제주도정 및 도민과의 소통의 장 확보와 함께 지역 주민에 대한 보상, 상생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제2공항이라는 단순한 공항시설 건설이 아닌 이를 통해 제주도의 경제적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종합적인 도시계획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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