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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 속에서 '같음' 찾는 상생 동반성장 경쟁력으로 [조화로운 공동체]
고 미 기자
입력 2016-06-01 (수) 14:41:31 | 승인 2016-06-01 (수) 21:21:51 | 최종수정 2016-06-02 (수) 10:45:13

순유입 인구 증가...집값·땅값 뛰고
대규모 자본개발...가파른 성장 속도 '아찔"

'내것 뺏긴다' 피해의식...같은 배 승선 공동체 인식
가파른 성장 속도 '아찔'...지역발전 잠재력 활용해야

제주가 인구 100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인구 증가는 경제·소비·생산력 향상 등으로 경제성장과 지역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지역주민과 정착주민간 갈등, 주택·수자원·환경·교통 등에서 각종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제민일보는 창간 26주년을 맞아 '인구 100만 시대 지속가능 도시로'란 주제로 △조화로운 공동체(공동체 분야) △편리한 정주여건(도시기반 분야) △미래세대까지 사용할 수자원(수자원 분야) △님비시설 없는 친환경 메카(환경 분야) △도민·관광객이 증거운 교통체계(교통 분야) 등 다섯개 키워드로 살펴봤다.

# 최근 도내 한 마을이 이장 선거를 앞두고 타 지역에 살고 있는 마을 출신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내용으로 마을 정관을 바꿨다.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면에 정착 주민에게 마을과 관련한 주요한 사업 등에 대한 결정권을 내줄 수 없다는 심리가 작용했다.

△'제주' 틀이 바뀌다

제주 인구 증가세는 말 그대로 폭발적이다. 불과 2~3년 전 만해도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제주도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64만명을 넘어선지 불과 5개월 만에 1만명이 늘었다. 

지난 1987년 50만 시대를 연 뒤 '60만명' 돌파까지 무려 26년이 걸렸던 사정과 비교하면 그 속도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자연스레 제주가 겪어야 하는 성장통도 그 횟수가 늘어나고 강도도 세지고 있다. 이런 사회갈등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앞선 사례처럼 귀농귀촌은 물론이고 문화 이주, 직업·사업체 이동 등에 따른 비자발적 이주, 교육이주까지 제주 정착을 선택하는 이유가 다양해진 것은 물론이고 이로 인해 촉발된 문제들까지 산적해있는 상태다.

'사람'이 아니라 땅값과 집값이 뛰고 다양한 개발 사업들로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는 상황이 맞물리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소매물도의 교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 제주도의 상황을 '소매물도' 사태의 확장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기여객선조차 없던 외딴 섬이던 소매물도는 2010년 이후 '갈등의 섬'이란 불편한 멍에를 썼다. 1986년 한 과자 광고의 배경으로 입소문을 탄 뒤 방문객이 늘어났고 섬 전체를 대상으로 한 관광단지 개발 계획이 추진되며 지분을 놓고 송사를 벌였던 이후의 일이다.

소매물도에 주민등록이 된 주민은 고작해야 29가구·55명(주민등록 기준, 2014년)이다. 실제 거주자는 14가구·35명, 이중 원주민이 9가구·19명, 정착주민이 5가구·15명이다. 정착주민들은 대부분 섬을 찾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펜션 영업을 했다.

문제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됐다. 펜션이 성업하면서 빗물과 지하수로 충당해온 공용 식수탱크가 자주 바닥을 드러냈고, 공용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가 힘에 부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실수로 연료용 기름을 쏟은 것이 '해양오염'이 됐고, 평생 관광객을 대상으로 해산물을 팔았던 어민에게 '무허가 영업' 딱지가 붙여졌다. 쓰레기 처리 같은 시시콜콜한 사안까지 작은 꼬투리하나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었다. 

소매물도에서 제기된 고소, 고발 각종 진정만 110여건에 이르는 상황이 됐다. 어촌계에 운영권이 있는 접안시설로 충돌하며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는 일도 수차례 발생했고 다시 갈등했다. 통영시와 관할 한산면에서 화해를 위해 수차례 중재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 모든 과정이 어딘지 익숙하다.

△역할분담으로 해법 찾기

사업을 위해 제주를 찾은 사람들이 농어촌 빈 집을 싸게 사들여 성공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고 어느 순간 해안가 인근은 부르는 게 값이고 없어서 못 구할 정도의 품귀 현상을 겪었다. 

심지어 먼저 제주살이를 시작한 '정착 1세대'들과 의견차와 마찰도 나타나는 등 현 상황을 제주 특유의 배타성으로만 해석하기는 힘들어졌다.

물론 아직까지 외지인들이 들어와 토지나 집을 매입하고, 쉽게 성과를 얻는 것에 대해 '내 것'을 뺏기는 것 같은 피해의식이 남아있고, 꿈꿨던 제주에서의 일상이 불편하고 '안 된다'는 제약으로 힘든 것이 사실이다. 

반대로 농어촌 마을 차원에서는 소화하기 힘든 정책 사업에 외부 전문가 그룹이 참여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이웃' 개념의 부활로 새 삶을 찾은 사례도 적잖다. 

공동체 문제에 있어 해결 방법은 '사람'에서 찾아야 한다. 적어도 주민이나 커뮤니티의 기준을 분명히 하고 '이주민'과 '정착주민'이라는 이중적 표현을 정리하고 '공동체(커뮤니티)'를 탄력적으로 정의하는 것으로 사회 구조적 인구 증가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제주라는 큰 그림을 채우는 것은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 행정에만 의지하기에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다. 제주는 같은 배를 탄 운명공동체다. 도민이 늘어나는 것은 숫자의 의미가 아니라 지역의 성장 잠재력이 커진다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

 

"공동체 참여 기준 제시 등 경제보다 정보 제공 중요"

조성배 공생기반연구소장

"사회 갈등 문제는 제주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지역에 맞는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조성배 공생기반연구소장은 "제주 구성원 중 누군가가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해나 편견을 부르고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지역 성장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 상황을 '사회문제'라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조 소장은 "한정된 자원과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상황이나 세대간 가치관 차이 등 보이지 않는 충돌은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 늘상 있어왔던 일"이라며 "정부주도사업 등 현재 사회 시스템이 어떻게든 이익이 나고 그것이 일부에만 쏠리는 구조로 이뤄진 영향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네 사람'이라는 다소 모호한 개념이 실질적인 공동체의 기본"이라며 "주민이나 커뮤니티에 대한 지역 차원의 '인정' 기준을 분명히 하는 것이 행정적 지원보다 중요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제주에 살겠다는 것을 공동체 참여가 아닌 '정착'에만 맞추다 보니 갈등 문제를 크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대규모 자본을 배경으로 한 공공사업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정작 갈등은 개인간 소소한 마찰에서 시작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정리했다. 또 "이런 부분에 행정이 개입할 수도 없고 개입하게 해서도 안 된다"며 '균형'을 강조했다. 

조 소장은 "정착 지원에 있어 경제적인 부분 보다는 지역 참여와 관련한 정보 제공 요구가 높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며 "공동체의 중심은 마을에 두고, 행정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지역 공동체 참여'조건이나 기준을 만드는 기회를 제공하고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제안했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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