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관광객이 즐거운 교통체계]

도민 자동차·렌터카 폭증…도심 곳곳서 교통문제 몸살
주차장 조성·차고지증명제 한계…대중교통 활성화 대안
'4대 축' 광역급행·도 전역 대중교통 연계·환승체계 구축

제주는 유입인구 및 관광객 증가와 승용차 중심의 교통체계 등에 따른 교통혼잡도가 증가하고 있다. 제주공항을 경유하고 상권이 밀집한 제주시 신도심에서는 자동차 등록대수가 인구수를 넘어서면서 교통이 마비되는 사태가 연출, 차량 증가 억제를 위한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로 넘쳐나는 제주

제주도의 연도별 등록 자동차 대수는 2010년 25만794대, 2011년 25만7154대, 2012년 29만4488대, 2013년 33만4426대, 2014년 38만4117대, 2015년 43만5015대 등으로 최근 5년 사이 18만4221대(73.4%)가 급증했다. 연간 자동차 증가대수도 2010년 9143대에서 2015년 5만898대로 폭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주인구보다 차량이 많은 지역까지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 인구는 3만8985세대 9만9164명인데 비해 자동차 등록대수는 15만3692대로 집계됐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도내 렌터카 등록대수도 가파르다. 도내 등록 렌터카는 2012년 1만5564대, 2013년 1만6423대, 2014년 2만720대, 2015년 2만6338대 등으로 최근 3년 사이 1만774대(69.2%) 증가했다.

가뜩이나 자동차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자동차 등록대수까지 폭증하면서 극심한 교통체증과 주차난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통대란 해소책은 한계

행정이 추진하는 도로 및 주차장 확충도 교통체증과 주차난을 막는데 역부족이다. 도내 주차장 조성 현황은 2013년 3만8549곳·25만5984면, 2014년 4만250곳·27만1489면, 2015년 4만1720곳·28만3647면으로 차량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주차난 해결을 위해 '차고지증명제' 추진 중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지난 2007년 2월 제주시 19개 동지역 대형차를 대상으로 처음 도입된 차고지증명제는 내년 1월부터 중형차로, 2022년부터는 도 전역으로 확대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차고지증명 및 관리 조례'에 따르면 내년부터 제주시 19개 동지역의 경우 1600㏄ 이상 승용차와 16인승 이상 승합차, 1t 초과 화물차 등 중형차도 차고지를 확보해야 차량 신규·변경·이전 등록이 가능해진다. 다만 1000㏄ 미만 경차와 무공해자동차는 차고지증명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도가 무공해자동차인 전기차를 확대 보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도는 2020년까지 전기차 13만5000대를 도입하고 2030년까지 37만7000대를 도입, 전기차 보급률을 100%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는 차고지증명제 적용을 받지 않는 전기차로 전면 교체된다는 것으로, 차고지증명제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차고지 증명제를 이행하지 않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다. 

때문에 도로나 주차장 확충보다는 자동차 증가를 억제할 수 있는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교통 체증이 심화되고 있는 제주시 노형오거리 인근 도로. 김용현 기자

△해답은 대중교통체계 구축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대중교통 활성화가 제시되고 있다.

제주도가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2월 제출받은 제주미래비전 본보고서에는 광역급행 대중교통체계 구축과 도 전역 대중교통 연계 및 환승체계 구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도는 △제주공항 주변 △민군복합항 주변 △신화역사공원 및 영어교육도시 주변 △제2공항 주변 등 4대 발전 축이자 핵심권역을 30~40분 이내로 연결하는 광역급행 대중교통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4대 핵심권역을 연결하는 해안으로는 중·저속급의 대중교통망을 구성할 예정이다. 광역급행 대중교통 수단은 간선급행버스체계(BRT)나 노면전차 등을 대상으로 경제성 등을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도내 도심부의 주요 교통축을 중심으로 지역개발과 대중교통을 연계하는 대중교통회랑(TOC·Transit-Oriented Corridor)을 개발하기로 했다. 대중교통회랑은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공간구조 형성을 위해 트램(Tram) 등 노면형 대중교통 노선 주변 반경 400~600m 지역의 토지이용을 중·고밀도로 복합화하고, 보행자 및 자전거 친화적인 대중교통중심 생활권을 회랑형으로 조성하는 도시·교통 통합개발방식이다. 

이어 도심부 광역급행체계를 간선버스와 지선버스로 이원화하고, 간선버스 환승정류소를 중심으로 단거리 버스 통행 중심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울러 제주 방문 관광객 대부분이 숙소를 기·종점으로 개별 관광지까지 이동하는 패턴을 보임에 따라 북부권역, 동부권역, 한라산권역 등 6개 관광권역별로 단거리 순환버스를 운행하는 한편 인접 관광권역들과 유기적인 환승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광권역이 중첩되는 구간을 관광환승지점으로 선정, 환승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처럼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노선 배제 마을 주민 반발과 추진기구 신설, 기반시설 조성 위한 정부 설득 논리 개발 등의 문제도 산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명식 전 TS 제주지사장

신명식 전 교통안전공단(TS) 제주지사장은 "올해 말이면 제주지역 자동차 등록대수가 5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대수가 폭증하는 것은 자동차 보유로 인한 편리성 때문으로 아직 제주에서는 자동차를 보유하면 목적지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주·정차위반에 따른 불편함도 다른 지역만큼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자동차 보유에 따른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차고지증명제가 한 방법이 될 수 있는데 주차장 확보 어려움 등 문제가 많기 때문에 자가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는 공영주차장이나 개인 유료 주차장을 돈을 주고 이용하는 등의 의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 전 지사장은 "지난 2012년 차고지증명제를 전면 시행됐다면 자동차등록대수가 훨씬 줄었을 것"이라며 "행정에서는 차고지증명제 확대시행에 있어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중교통 활성화 역시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며 "대중교통 이용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행정기관 주차장 등 무료 주차장을 유료로 전환하고 동시에 불법주차 자동차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지사장은 "제주도는 섬 전체가 관광지이기 때문에 주요 관광지를 쉽게 찾아가 볼 수 있는 대중교통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트램(tram)과 같은 친환경적은 대중교통수단을 관광과 결부시켜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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