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 회동·언론 인터뷰 등 적극행보
반기문 '견제구' 눈길…'대권 플랜 시동' 분석

잠재적 대권 잠룡(潛龍)으로 불리는 원희용 제주도지사가 새삼 목소리를 키우며 정치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의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만찬을 했다. 여의도의 모처에서 열린 이날 회동은 정 원내대표가 지난달 25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 일정인 '제주포럼' 행사에서 원 지사에 제안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두고 새누리 당내, 외 뿐 아니라 정가에서도 설왕설래가 요란하다. 현재 당내, 외에서 뚜렷한 대선 후보군 형성이 빈약한 상태인 상황에서 이들의 만남은 그 자체로도 대권 플랜을 가동한다는 의혹을 주기 충분해서다.

새누리당의 경우, 당내 대선 후보가 공백 상태다. 차기 대권 유력주자로 거론됐던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두 사람 모두 총선 패배의 멍에를 지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를 틈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반 총장의 경우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정치권 바깥의 인사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원 지사는 지난달 25일 한 라디오매체에 출연해 정계 개편 등 최근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반 총장이 국내 정치에 대한 학습과 준비가 부족하지 않느냐고 '견제구'를 던진 바 있다.

이처럼 원 지사가 새누리당 총선패배를 계기로 정계개편 논쟁의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원 지사 조기등판론' 등 대권주자로서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요즘 회자되는 정계개편론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잠룡들의 수싸움이 배경"이라며 "이번 회동 역시 조기 레임덕 우려라는 위기 타개 구실을 들어 각자의 정치에 시동을 걸었다는 시각을 떨쳐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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