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사람이 자원이다 11. 배우 문희경

배우 문희경은 1965년 서귀포에서 출생한 그는 하례초와 효돈중, 서귀포여고를 졸업한 뒤, 1984년 숙명여대에 입학했다. 연예계에 데뷔한 것은 1987년 강변가요제를 통해서다. 당시 '그리움은 빗물처럼'이란 곡으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문희경은 '가수' 보다 '배우'로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뮤지컬 작품으로는 '나인(2008)'을 비롯해 '메노포즈(2006)' '맘마미아(2005)' 등에 출연했다. 드라마로는 2008년 출연한 '아이리스(KBS)' '자이언트(SBS)' '닥터 챔프(SBS)' '49일(SBS)' '애정만만세(MBC)' '태양의 신부(SBS)' ' 별도 달도 따줄게(KBS)' '가족의 탄생(SBS)' '드라마스페셜-오빠와 미운 오리(KBS)' '감격시대:투신의탄생(KBS)' '귀부인(JTBC)' '너희들은 포위됐다(SBS)' '장미빛 연인들(MBC)' '당신만이 내사랑(KBS)'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 안방극장의 '신스틸러'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영화로는 '좋지 아니한가(2007)' '서양골동양과점 앤티크(200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011)' '글로리데이(2015)'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주요 수상으로는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조연상(2004), 제8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조연상(2007) 등이 있다.

어릴적 꿈은 가수…무작정 상경 '맨땅에 헤딩'
배우로서 더 주목받아 "고향사람들이 버팀목"
후배에게 "실패 두려워하지 마라" 용기 전해

'악역' '재벌 회장의 아내' 등을 주로 연기하는 배우 문희경. 뚜렷한 이목구비에 도시적인 화려한 외모를 가진 그녀의 내면은 영락없는 '섬 소녀'였다. '제주도'라는 세 글자가 붙은 행사에는 '앞' '뒤' '물' '불' 안가리는 그녀의 '제주사랑'은 남달랐다. 제주를 찾으면 고기국수부터 한그릇 먹는다는 그녀의 제주이야기를 전한다.

가수를 꿈꾸던 섬소녀, 배우가 되다

강변가요제 대상출신인 배우 문희경의 어릴 적 꿈은 가수였다.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가 고향인 그녀는 꿈 하나 갖고 서울로 무작정 상경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찾아 왔지만 옹기종기 모여 함께 섬에서 생활하던 그에게 홀로서기는 쉽지 않았다. 

문희경은 "내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힘들어도 스스로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며 "그 시절에 웬만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함을 키웠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람들을 이길 수 있는 건 실력 뿐이라며, 그렇게 자신의 내면을 채우기 위해 투자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할 만큼의 노력에도 가수로 알려지기가 쉽지 않으면서 그는 자신이 가수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했다. 그러나 이는 그에게 '터닝포인트'로 작용했다.

그래도 노래를 포기하지 않은 그는 노래와 함께 할 수 있는 뮤지컬 배우가 됐고 영화와 드라마까지 섭렵할 수 있었다. 그는 "아직도 고향인 남원읍 하례리에 계시는 부모님을 뵈러 갈 때면 동네에서 알아봐 주는게 너무 좋다"며 "동네분들과 부모님이 텔레비전에 제가 나오는 모습을 보면 너무 좋아하신다"며 화려한 외모에 가려진 순박한 섬 소녀의 동심을 전했다.

제주엔터테인먼트모임 4대 회장으로

맨땅에 헤딩. 노력과 열정이 필요했었고, 치열한 경쟁 뒤에는 항상 외로움이 뒤따랐다는 문희경은 그 당시 힘이 됐던 건 제주엔터테인먼트 모임(이하 제모)이라고 전했다.

그는 "힘들 때 고향사람을 만나 고향음식을 먹으며 위로를 받았고 그 힘이 원동력이 돼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같이 모여서 그리운 '제주어'를 쓰며 편안하게 얘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게 가장 큰 위로였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하는 행사에 전적으로 참여하는 제모회원들은 매년 6월 초쯤 열리는 제주청소년대중문화캠프를 통해 제주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반응이 좋아 작년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행사는 뮤지컬·영화·대중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체험을 지원한다. 문희경은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꿈에 대한 확신을 견고하게 하고, 경험을 쌓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추후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는 말을 들으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예술인을 꿈꾸는 제주 후배들에게

"꿈은 클수록 좋으니까 꿈을 꿔라, 실패를 하더라도 꿈을 꾸는 시간조차 훗날 나에게 도움이 되더라. 더 큰 꿈을 꿔라" 

문희경이 예술인을 꿈꾸는 제주지역 청소년들에 전하는 말이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은 실패를 하더라도 도전을 해야한다. 겁먹고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특히 타 지역과 비교했을 때 지역적인 한계가 있어 부족한 부분은 그만큼 더 노력하면 된다고 용기를 전했다. 

그는 활동하지 않을 때 강연, 특강 일정 등을 조정해서 하는 편이다. 자신이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 헤매야 했던 꿈을 찾던 그 시절 '나침반'같은 존재에 너무 목이 말랐기에 후배들의 꿈을 향한 그 발걸음에 좀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다.

문을 열면 모든 곳이 '촬영장'

문희경은 제주에 가면 그 자체가 힐링이라고 말한다. 어릴 적 그렇게 벗어나고 싶던 제주가 이제는 힘들고 외로울 때 돌아갈 고향, '따뜻한 품'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는 현재가 너무 행복하다며 최근 '합합의 민족' '복면가왕'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를 통해 내 인생을 얘기하는 것 같아 좋았다고 전했다.

문희경은 "내가 제주에서 태어난 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주에서 태어나 흙 속에서 뛰어놀고 바다를 보고 꿈꿔왔던 어린 시절이 나의 감성의 바탕"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는 문 밖을 열면 모든 곳이 '세트장', '촬영장' 이라며, 이러한 곳에서 예술인을 꿈꾼 건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시설 관리 전문인력 청소년 인재육성 등 시급

"도민과 국내·외 관광객 위한
"종합적 문화시설·공연 조성
"살고 싶은 제주로 변화할 것"

배우 문희경은 제주가 예술을 위한 인프라는 갖춰져 있지만 그 인프라를 관리하는 인력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특히 문화시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전문인력과 '문화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제주는 도민 뿐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적인 혜택이 필요하다"며 콘텐츠 양성을 강조했다. 이어 "문화적인 행사나 공연 등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며 "오페라, 미술전시회, 공연, 뮤지컬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문희경은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처럼 문화관광 명소를 키움과 동시에 문화수준까지 향상 할 수 있는 '1석2조'의 문화시설이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희경은 "제주에 살기를 원하는 연예인들이 참 많다. 예술고등학고를  통해 제주에 머무는 연예인들이나 문화전문가들의 강연·강의를 할 기회를 제공하며 제주지역 아이들을 인도한다면 인력을 끌어들이면서 인재를 양성하는 '일거이득'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아낌없이 조언했다.

그 역시 지속적으로 제주 관련 행사나, 프로그램 등 활동할 계획을 밝히면서 "연예활동을 활발히 할 때 참여를 해야 제주지역에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렇기에 바쁜 스케줄을 쪼개서라도 더욱 열심히 제주를 위한 행사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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