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교육감

물 속 삶과 죽음 경계서 분투
지역경제 중요한 토대 이뤄
교육 현장서 보존·계승 노력

지난 22일 제주출신 고희영 감독님의 '물숨'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물숨'은 제주 해녀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오는 29일 전국 개봉합니다. 

가슴 벅찬 시간이었습니다. 시사회 참석도 영광인데 더 감사한 일이 있었습니다. 시사회 무대 인사를 하게 됐습니다. 시사회 인사는 배우나 감독들만 하는 걸로 알았는 데 원희룡 지사님과 함께 저도 무대에 섰습니다.

왜 저에게 이런 기회가 왔을까 궁금했습니다. '물숨의 주인공은 제주도민 모두'라는 답을 내렸습니다. 해녀는 제주의 정체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제주의 중요한 경제적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오랜시간 물질로 켜켜이 쌓아올린 문화적 유산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모두 제주 해녀들의 아이들입니다. 

'물숨'을 보면서 미안했습니다. 우리는 해녀를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까이 있기에 영원히 한결같은 모습으로 계실 거라고 섣불리 단정했습니다. 

'물숨'을 보니 우리가 해녀를 잘 알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매일 분투한 해녀들의 물 속 삶을 제대로 보듬어 안지 못했습니다. 세월의 흐름 따라 해녀들의 얼굴에도 시간의 나이테가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교육을 통해 제주 해녀를 보존, 계승해야 합니다. 제주교육은 '제주 정체성 교육'을 펼치고 있습니다. 교육 과정에서 해녀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제주 아이들의 삶에서 해녀들의 삶이 괴리되지 않고, 친숙하게 인식되도록 해녀를 중심으로 한 정체성 교육을 잘 펼쳐 나가겠습니다. 

제주 교육의 철학 중 하나는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입니다. 그 철학을 가장 잘 실천한 상징이 '제주 해녀'입니다.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기꺼이 거친 바다와 마주했습니다.

제주 교육의 산 증인인 제주 해녀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제주 해녀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기를 제주 교육 가족 모두와 함께 응원합니다.

도민들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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