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성모 서울대학교 교수

이성모 서울대학교 교수는1954년 출생. 서울대 공대 토목공학과 및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0년부터 서울대 공대 교수로 재직중인 이 교수는 동아시아·세계교통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교통공학개론」등 저서와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및 SCI-E 논문 16편을 발표할 만큼 정부·국가공기업·자치단체의 정책심위 및 평가위원을 맡아 교통계획·교통공학·대중교통공학·철도계획·도로교통의 전문 식견을 제시하고 있다.  

건축물 진·출입구 규칙 없이 개설…차량 통행 충돌 교통혼잡 발생
서울시 주간선 30m이상 대로 연결 없이 직접 개설 금지 사례 참고
공간 부족 해결위해 주거·상업·업무지역간 주차장 상호 사용 고려
불법 주·정차 강력 단속 필수…일본 차량통행 속도 35% 이상 증가

# 제주가 교통혼잡도 증가로 홍역을 앓고 있는 원인은.

=우선적으로 제주시의 경우 토지이용패턴과 도시구조, 도로위계와 도로교통적 체계가 정립되지 못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제주시내 블록간의 조화성 및 정합성, 블록 내부의 토지이용패턴이 복합적으로 혼재되고, 기존 건물들의 진·출입구가 위계와 규칙 없이 개설돼 차량통행 자체의 충돌(Conflict) 현상이 상존하고 있다. 교통평가를 받지 않는 건물 신축도 그때 그때 상황에 대응해 진·출입구가 개설되는 등 차량 진·출입 동선이 서로 혼재 및 상충되면서 블록 사이나 블록 내부에서 발생한 교통혼잡의 여파가 대기행렬을 이루고, 다시 인근의 주간선도로, 보조간선도로 등 연결도로에 영향을 미쳐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 제주시지역의 교통난 치유 방법은.

=도로운영 규칙 등을 작성하여 주간선도로는 단일시설, 공동주택의 진·출입 직접 개설을 금지하는 조치와 함께 연결도로를 개설하여 도로의 위계를 구축해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 주간선 중심 30m 이상 대로급 이상 도로에는 연결도로 없이 직접 진·출입구 개설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도심 또는 부도심의 토지이용 행태를 고려해 보행위주의 도로나 도로구간 조성,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도시 생활경제 활동을 보조하기 위한 보다 속도성이 있는 도로 조성도 병행함으로써 도시의 안전성과 생활경제 활성화 및 활동성을 창출토록 해야 한다.

# 교통난과 함께 주차난도 심화되고 있다. 원인과 치유책은.

=주차난도 앞서 언급한 도시의 구조적 문제와 기존 건축물의 무질서한 난립, 지구내 협소한 4~6m도로의 집적현상에 따른 주차공간 절대부족에서 연유된다. 주차난 해결을 위해 주거지역, 상업지역, 업무지역 등으로 구분후 상호 보완하는 주차장 사용방안을 찾을 수 있지만 강력한 불법 주·정차 단속이 전제돼야 한다. 일본은 1997년 제정된 도심 불법 주정차 금지법을 철저히 준수한 결과 도심 차량통행속도가 35% 이상 증가하고, 시민들의 교통질서 의식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도심 주요 가로의 축·지역별 권역단위 교통혼잡개선(TSM)사업 으로 교통 소통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한편 온-라인 신호시스템 등 다양한 교통공학기법 도입 및 주요 교차로별 실시간 교통제어 등이 필요하다.

#제주도가 매년 대중교통 활성화를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도민 체감도가 낮다.

=국가정책이 정확한 개념과 프레임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추진, 블루오션(Blue Ocean)인 대중교통이 레드오션(Red Ocean)으로 전락한 결과 제주 뿐만 아니라 서울을 제외한 모든 도시가 대중교통정책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제주의 현재 대중교통수단 분담률이 10%내외 수준임을 감안할 때 체감도 미흡은 당연하지만 육지의 다른 농촌도시와 비교할 때 버스 단일교통수단 측면에서 그리 낮은 수준도 아니다. 문제는 도시지역에서 떨어진 도민들의 접근성 해결을 위해 기초적인 이동권 보장과 생활경제 활동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단일 교통수단이 미약하다."

#제주도 대중교통정책의 성공 요건은.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도시 단위로 구분하기 보다 제주 전역을 하나로 묶는 광역권(Mega-Region)으로 보고 대중교통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 대중교통수단은 개인 승용차에 비해 속도 경쟁력이 우세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대중교통수단을 도입하더라도 속도 경쟁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속도경쟁력과 제주의 청정 목표에 부응할 새로운 첨단 대중교통수단이 필요하다. 속도를 근간으로 도시가 재편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제주 전 권역을 30분 이내에서 도달할 신교통수단을 기간망으로 대중교통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이 필요하지만 신교통수단 도입은 제주의 기후조건과 인문 사회적 특성을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

#2025년 개항할 성산읍 지역 제2공항과 제주시간 고속형 대중교통수단으로 BRT, 노면전차, 자기부상 열차 등이 검토된다. 청정과 공존의 가치에 부합해 추천하고 싶은 신교통수단은.

=하나의 광역권으로 묶을 대중교통 연계체계를 고려할때 중국 상해 푸둥공항과 상해 도심부간 연결된 초고속 철도(약400㎞/h)를 사례로 들수 있다. 초고속철도가 양 지역을 10분 이내로 도달함으로써 상해가 공항배후도시 기능을 하고 있다. 제2공항과 기존 제주공항을 중심으로 제주권역을 재편하면서도 청정과 부합될 신교통수단으로는 우선 도시형 자기부상열차(90kph, 110kph 등)가 떠오른다. 하지만 재원문제, 제주 특성에 부합될  지형적, 기술적 현안 등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현행 교통문제를 소홀히 다루면 제주가 어떤 상황을 맞나.

=제주는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도민과 전문가 등 민·관·산·학·연의 협치로 미래비전을 수립했다. 교통분야를 포함한 제주미래비전은 도민의 생존권이 녹아 있는 개념적 계획으로, 정치 상황에 변동되지 않는 선진의식으로 다듬으면서 가져가야 할 미래상이다. 현세대의 책무로 중국 육조단경에 나온 '欲知前生死(욕지전생사):선배들의 계획적 사고를 알고자 한다면, 今生受者是(금생수자시) :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현안들이 그것이다. 欲知來生死(욕지내생사):우리 후손들이 받을 문제를 알고자 한다면, 今生作者是(금생작자시) :우리세대가 만드는 계획과 정책이 그것이다'의 구절을 변형해 답한다.

차고지증명제 효과 낮아...주민 공동주차장 모색을

주차난 해소 및 수익성도 가능
일본 사례 참조 확충방안 필요

이성모 교수는 제주도가 주차난 해결을 위해 차량증가 억제 방안으로 확대 시행할 차고지증명제 보다는 주민 등이 참여한 공동 주차장 확보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주차난 해결에 차고지 증명제가 능사는 아니다. 증명서만 있으면 가능해 효과도 크지 않다"며 "단독 및 공동주거지, 상업지, 업무지 등 용도지역별 예상 주차수요를 사전에 파악해  용도나 블록별 맞춤형 주차규모 확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선행 대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또 차고지증명제의 증명서 보다는 주거지의 보행권내(100~200m) 차고지가 없으면 주민 공동의 주차장 확보 조건을 제시, 지속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용도지역별 맞춤형 주차규모 확보의 선결조건과 관련해 "단독·공동·상업 등 지역별과 블록별, 시설별 주차장의 규모면수 확보를 위해서는 각 용도별로 상호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등 공동주거지역 주차장은 낮 시간대의 출근 등으로 빈 주차장을 업무나 상업지역 주차장으로 활용, 이용료 징수액을 해당 주민에게 제공하는 수익성도 모색할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공동주차장의 성공 요건으로 범죄 등 안전대책 확보 및 강력한 불법 주정차 단속을 필수 과제로 밝힌 후 "일본은 블록별, 지구내의 개인 또는 업체들이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요금 자율제를 운영한 결과 수익성이 높고, 시민들의 법·질서 의식도 향상됐다"며 선진 사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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