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끈질긴 생명력으로
거친바다에서 삶의 터전 일궈
해녀·해녀문화 가치 보존돼야

지난달 9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나는 해녀, 바당의 ㄸㆍㄹ'공연이 서울제주도민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이뤄졌습니다. 

행사의 사회를 맡은 고학찬 예술의 전당사장의 '예술의 전당에 제주도민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은 전에 없던 일'이라는 말 대로 이날 행사는 서울제주도민들에게 특별한 공연이었습니다.

이토록 열광적인 호응과 환영은 해녀의 숨비소리를 들으며 자란 서울제주도민들의 고향 제주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밭에서 검질 매다가 물때가 되면 테왁과 망사리를 물구덕에 담아 걸머지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거친바다로 뛰어드는 우리네 어머니가 바로 해녀였기 때문입니다. 

해녀들이 돛배의 노를 저으며 불렀던 해녀노래 사설에는 제주 해녀의 삶의 궤적이 투영돼 있습니다. 물질 작업의 어려움, 한반도 출가(出稼) 바닷길, 구연 현장인 바다의 상황, 생산 민속과 해양 지식, 개인적인 서정 등이 그것입니다.

일제강점기의 제주 해녀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의 바다로 진출해 활동 반경을 넓힌 바 있습니다. 개척 정신과 ㅈㆍ냥 정신의 출발점이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그런 해녀에게 바다는 일터이자, 생명줄입니다. 숨을 참고 깊은 바닷 속에서 작업을 하다 보면 자칫 죽음과 맞서기도 하지만, 바다에게서 얻는 자원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생활터전이기에 해녀는 바다를 벗어날 수도 없습니다.

제주도의 거친 자연환경 속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잃지 않고, 오랜 세월 동안 삶을 이어온 제주 해녀들의 생애가 진중하게 여겨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해녀는 오늘의 제주와 우리를 있게 한 원동력입니다. 거친 환경 속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아온 우리 어머니가 '해녀'이고 어머니들의 삶이 '해녀 문화'입니다. 

이처럼 오늘의 제주와 우리를 있게 한 원동력인 해녀가,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전승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25만 서울제주도민들과 함께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에 꼭 등재되기를 기원하는 힘찬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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