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발생한 파초일엽 자생지 섶섬 산불이 남긴 교훈은 대충 이렇다. 국가지정 문화재인 섶섬을 비롯한 범섬과 문섬에 일반인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앞으로 있을지 모를 또다른 산불에 대비하기 위해서 소방헬기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번 섶섬 산불은 다행히 파초일엽에는 별 피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초동진화와 대처에 다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처음 불이 발견된지 이틀이 지나도록 완전히 진화하지 못하고 진압요원의 투입과 철수를 반복한 것이 그렇다. 그러나 우리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지나간 문제를 가지고 다시 왈가왈부하려는 것이 아니다. 섶섬과 같은 피해가 다른 곳에서 재연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관계기관들은 반드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피해를 본 섶섬말고도 그 주변에 있는 문섬과 범섬 그리고 북제주군의 사수도·토끼섬·비양도가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고 있는 이상 섶섬 산불은 제주지역 방재체제를 종합적으로 재점검하는 기회가 된다. 더구나 제주지역은 일반인의 출입이 힘든 한라산국립공원과 오름 그리고 유·무인도가 널리 산재해 있어서 별도의 방재대책이 없는한 문제점들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가 우선 해야 될 일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서귀포 앞바다에 있는 섬들에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 아직 조사중에 있지만 섶섬 사고가 낚시꾼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서 더욱 그러하며, 각종 희귀식물이 훼손될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차제에 소방헬기의 도입도 실현돼야 한다. 소방헬기는 산불진화만이 아니라 제주지역 특성상 일어나기 쉬운 재난과 재해사고에도 매우 적절히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은 필요하다. 재정이 취약한 제주도 형편에서 소방헬기 도입은 어려운 결정이겠지만 불의의 사고로 잃게 되는 막대한 인명과 재산 그리고 자연의 손실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다.

아무튼 이번 산불은 문화재 지정만이 능사가 아니라 도민 모두의 적극적인 의지와 관심에 의해서만 자연의 보호가 가능하다는 교훈을 남겨 주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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