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국정화저지 네트워크 토론회서 대응방안 논의
유족회 국회 기자회견...추미애 대표 "진실규명 노력"

"6만 유족과 100만 제주도민들을 우롱한 국정 역사교과서를 전면 폐기하고 민심이 반영되지 않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지난달 28일 박근혜 정부의 국정화교과서 현장검토본이 공개된 가운데 제주 4·3 관련 내용이 왜곡·축소 기술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제주 4·3희생자 유족회(이하 유족회·회장 양윤경)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성명발표를 통해 "제주 4·3의 역사는 폭력과 진압의 대립적 양상의 결과로 나타난 비극이기 전에 국가 공권력의 횡포와 외압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주된 원인"이라며 "국정화 교과서는 사건의 발발원인과 당시 사회적 배경 등을 무시한 채 이념적 갈등의 결과로만 치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 4·3의 진상규명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왔다"며 "국정 역사교과서 즉각 폐기와 함께 향후 역사자료 편찬 시 진상규명과정 등을 명확히 기술함은 물론,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시인식과 '평화와 인권'의 가치 함양에 초첨을 맞출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야 3당과 역사·시민단체가 공동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교육부의 국정화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 이후 처음 마련되면서 관심이 집중, '박근혜 표, 국정화교과서 폐기만이 답이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국정화교과서 저지 특위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제주시갑)·오영훈(제주시을)의원을 비롯해 유성엽·도종환·송기석·신동근·조승래·박경미·유은혜 의원 등 야당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화교과서 폐기를 위한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됐다.

주제발표에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이준식 정책위원장 △역사문제연구소 배경식 부소장 △조왕호 대일고등학교 교사 △주진오 서울시교육청 역사교육위원회 위원장이 나섰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허상수 제주섬학회 화해와 치유위원장은 토론회 이후 야 3당 의원들에 국정화교과서 폐기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

허 위원장은 "역사교과서 검정기관 변화 역시 낡은 방식이라고 생각 한다"며 "국정화 교과서에 대한 자유발행제 등을 당론으로 결정하는 등 광장의 촛불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부장관 해임건의안 발의, 관련 비용 환수 등 예산통제, 초·중등 교육법 개정 등 근본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국정화교과서 폐기를 위해 정치권에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제주 4·3희생자 유족회는 오는 13일 교문위 국정 역사교과서 현안보고와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의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며, 오는 16일에는 4·3특별법 제정 17주년 기념 정책토론회 계획하고 있다.

한편, 같은 날 제주 4·3유족회는 기자회견에 앞서 오후 1시50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의 간담회를 갖고, 유족회 측의 입장을 전달했다. 

추 대표는 "4월 3일이 추념일로 지정됐으나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국정역사교과서 저지 특위 위원이신 강창일·오영훈 의원이 4·3 역사 축소와 왜곡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앞장서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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