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 '2016 사회적 자본 확충 및 칭찬·긍정문화 확산' 정책 토론회

제민일보사가 주최한 '2016 사회적 자본 확충 및 칭찬·긍정문화 확산' 정책 토론회 23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렸다. 김대생 기자

고승한 연구위원 "사회적 시스템 구축·정책 발굴 필요"
김순관 교육국장 "학교현장 폭력·학업중단 급감 효과"
홍리리 전 대표 "공감되는 사례 중심의 인성교육 도움"
강경희 국장 "지역사회 참여·프로그램 확대 등에 주력"

제민일보(대표이사 백승훈)가 23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개최한 '2016 사회적 자본 확충 및 칭찬·긍정문화 확산'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고유봉 제주특별자치도 사회협약위원회 위원장은 '칭찬과 긍정의 힘' 주제 기조강연을 통해 사회적 자본 확충을 위한 칭찬과 긍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제민일보가 2013년부터 추진한 'WeLove'(We♥)프로젝트 칭찬캠페인이 제주사회 갈등 해소와 도민 통합, 학생 인성 함양 등 사회적 자본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지속적인 시행을 주문했다.

△김광수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좌장)=칭찬과 긍정의 힘을 바탕으로 구축되는 사회적 자본은 유네스코가 지속가능발전교육(ESD) 주제로 선정해 추진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제민일보의 WeLove 캠페인을 시작으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소통·협력하는 사회적 자본을 구축해 제주사회가 갈등을 털어내고 통합의 사회를 이룰 수 있도록 다방면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

△고유봉 제주특별자치도 사회협약위원회 위원장(기조강연)='사도'는 소통 부재가 불러 온 왕과 세자간 최대의 비극을 다룬 영화로 칭찬과 인정이 부족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남겼다. 즉 긍정적이 생각을 품고 자라면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부정적인 생각을 품고 자라면 부정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긍정의 심리학'은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조각가였던 피그말리온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피그말리온 효과'로도 설명된다.

칭찬은 보약과도 같다. 칭찬을 우리를, 내 가정을, 내 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 우리가 칭찬을 들으면 뇌 속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돼 각종 면역강화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지난 1994년 '지존파' 사건은 칭찬이 부족할 때의 부작용이 극명히 드러냈다. 당시 김기환을 중심으로 상류층 사람들을 납치해 죽이고 암매장한 엄청난 사건은 따지고 보면 어린 시절 크레파스를 사오지 못했다고 마구 때린 미술교사의 배려 부족에서 비롯됐다.

반면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도 성공에 앞서 수백·수천번의 실패를 거듭했다. 살던 집까지 팔아넘겨야 했지만 그의 아내는 실패의 순간마다 오히려 격려하면서 결국에는 부부의 꿈과 믿음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었다.

성악가 조수미도 음악 교사가 그녀의 노래를 듣고 "목소리가 너무 좋다"는 작은 칭찬에서 힘을 얻고 계속 성장해서 세계적인 소프라노가 됐다.

이처럼 칭찬은 자신감과 동기를 갖게 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관계를 형성하며, 나와 조직을 변화시켜 성과를 높이는 3가지 효과가 있다.

그러면 칭찬을 어떻게 하면 될까. 단순히 '스토리텔링'만 해서는 안된다. '스토리두잉', 즉 행동으로 바꿔야 한다. 99%의 생각보다 1%의 실천이 나와 조직을 바꾼다.

또 '즉시, 구체적으로 하라' '작은 일에도 칭찬하라'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라'를 칭찬 3계명으로 삼고 실천할 것을 권한다.

이와 함께 칭찬은 행동이나 선택에 찬사를 보내는 것이 돼야 하며, 사람의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해 주는 '인정'도 수반돼야 한다. 인정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만 행동의 촉매제로서 무한한 힘의 원천을 찾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또 칭찬을 능숙하게 하려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칭찬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긍정적인 말을 많이 연습해야 한다. 이를 위해 평소 좋은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다. 좋은 생각은 좋은 행동으로, 좋은 습관으로 이어지며 결국에는 좋은 인생으로 연결된다.

△고승한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사회학박사)=광장의 촛불이 전세계적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을 만큼의 사회적 자본을 형성했다. 연대와 결속, 열정과 긍정을 통해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사회적 자본을 모두가 직접 목격한 것이다. 앞으로 개인적 차원보다 사회적 차원에서 이 자본들을 어떻게 지속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자본 축적을 강조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오늘날 자본주의적 생활양식이 지배적이고, 핵가족 문화와 개인주의적 행동규범이 기준이 되면서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믿고 협력하는 가치가 부족한 사회적 환경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따돌림은 이런 사회 환경의 대표적인 부작용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개인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사회적 시스템 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뢰·협력·상생·연대·배려·나눔 등 사회적 자본을 아동 발달단계에서부터 강조해야 한다. 또 사회적 자본이 실천되는 현장체험학습을 포함해 어린이집·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뤄야 한다.

나눔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활동·단체를 지원하는 시스템도 강화돼야 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자원봉사단체, 사회복지기관 등의 활동에 대해 더욱 칭찬하고 지원해야 한다.

또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것 외에 재능기부도 체계화 돼야 한다. 현재의 재능기부는 개별적이고, 산발적으로 이뤄져 참여가 어렵기 때문에 (가칭)제주재능나눔실천협의회와 같은 단체를 만들어 조직화된 여건 아래 유·아동, 청소년, 장애인, 다문화, 외국인노동자 등 부문별로 세분화된 봉사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으로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적 경제 활성화도 추진돼야 한다.

제민일보가 열정적으로 WeLove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도내 전반적으로 더 확대해 칭찬과 사회적 자본 정책사업을 발굴하고, 제주사회를 긍정과 신뢰, 통합과 연대로 살만한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 가자.

△김순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국장=학교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보면 역시 성적과 경쟁보다 아이들 자존감을 키우고 칭찬과 격려를 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배려와 협력의 교육을 위해 교육청과 학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의 참여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도교육청이 2016 인성교육 시행계획에 따른 평가 자료 확보를 위해 지난 10월 실시한 조사에서도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가정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바른 인성'(69%)을 꼽았다. 인성교육을 학업성적(3.9%)보다 중요하게 여긴다는 응답결과였다.

인성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서도 학부모와 교사 모두 '가정-학교-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인성교육'을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런 인식을 고려할 때 We Love 프로젝트는 분명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도교육청은 제민일보와 MOU를 체결해 인성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배려와 협력의 학교문화 조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We Love 프로젝트 실시 이후 학교교육의 인성과 관련한 통계에서도 의미있는 변화가 발견된다.

학교폭력 실태조사 피해응답률이 2013년 2.3%에서 2014년 1.3%, 2015년 1.2%, 2016년 1.1%로, 매해 감소했다. 최근 3년간 학업중단 발생도 2013년 601명, 2014년 497명, 2015년 465명, 2016년 258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We Love 프로젝트를 운영했던 학교 교원과 학생들은 프로젝트가 칭찬 문화 확산과 인성·인권의 중요성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또 칭찬·인성 보도 지면을 수업시간에 활용하는 등 신문을 활용한 인성교육을 추진하는 학교도 있다. 

이런 점에서 제민일보의 We Love 프로젝트는 지역 언론의 역할 잘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도 제주지역 대표 언론으로서 건강하고 행복한 제주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바란다.

△홍리리 전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지식과 정보, 성장과 발전을 계도하는 이론서나 현장서 중심이던 서점가에 최근 자기계발서가 전례없는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온 세상이 동시에 나를 굉장히 불안하게 하고, 나를 계발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기도 하다는 방증이다. 

사회적 관계가 불안해지면서 가장 심각한 것은 학교와 직장, 지역사회를 가리지 않는 따돌림 문제다. 관계로부터 배제되고 인정받지 못하는 가장 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회적 자본이라 할 수 있다.

최근 현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끈 '200만 촛불'도 사회적 공감의 한 예이다. 우리가 분노했던 이유는 권력자의 인성과 관련이 깊다. 국민과 교감하고 배려·경청·정직·소통·협력하며 약자를 이해해야 할 권력자들에게 부족했던 것이 인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인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성교육은 부드러워야 한다. 딱딱하거나 일방적으로 진행되면 경청과 배려, 협동과 유대, 정직하게 말하기가 이뤄지기 어렵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을 한다고 해도 인격 대 인격으로 대해야 됨됨이를 갖춘 어른으로 성장을 이끌 수 있다.

또 가급적이면 현재의 사례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 아이들이 현재의 관계 속에서 갈등을 부추기는 문제를 바로잡는 현실적인 교육이 돼야 한다.

인성교육의 목표도 분명해야 한다. 유대와 연대라는 목표를 통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하며, 그와 멀어질수록 가치는 떨어진다.

이와 함께 대규모 집합교육보다 적당한 소규모 교육을 지향하고, 더불어 인성교육이 의무교육 수준으로 정책화 돼야 한다.

△강경희 제민일보 편집국장=제민일보는 '칭찬하는 사회 만들기'란 화두를 제주사회에 던졌다. 반목과 갈등, 분열 조짐을 보이는 제주사회를 통합하기 위해 칭찬과 긍정이 유효적절한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참여 유도에 집중한 첫해부터 호응이 좋아 참여 기관·단체가 14개에서 10개월만에 177개로 급증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대립과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치유와 통합의 필요성을 느꼈다.
2014년부터는 칭찬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실천에 무게를 뒀다.

특히 학교 차원에서도 다양한 칭찬 프로그램들이 시행돼 고무적이었다. 칭찬게시판과 칭찬릴레이, 선플달기, 칭찬 편지쓰기, 칭찬 방송 등 학교의 호응이 높았다. 제민일보도 지면을 통해 적극 반영해서 도민사회에 홍보하고 칭찬문화를 확산하는데 노력해왔다.

또 2014년부터는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칭찬아카데미와 인성아카데미를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11월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개최한 2016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굉장히 놀랍고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타 언론에서도 칭찬 프로젝트를 본받고 확산해나가자는 의견이 많았다. 

제민일보는 아카데미 외에도 주변에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칭찬주인공 선정이나 칭찬사례 소개, 연말 칭찬대상 시상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에도 앞으로의 과제는 남아 있다.

제민일보가 지난달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래리서치에 의뢰해 도민 대상 설문을 실시한 결과, '마을공동체나 주민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47.4%로 절반 이하에 그쳤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읍면 단위, 마을 단위까지 좀더 깊숙하고 일상생활까지 칭찬과 긍정문화를 확산시킬 토론회나 칭찬마을 만들기 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책임있는 언론으로서 지속적인 노력을 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 또 공동체 건설의 큰 책임을 갖고 있는 행정에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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