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사람이 자원이다 12. 김동익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김동익 교수는 1959년 제주시 일도2동에서 출생했다. 제주일도초, 제주중앙중, 제주제일고를 졸업한 뒤 한양대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이어 1995년 동 대학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92~1994년 일본 오사카대학 혈관외과 전임의를 지낸 후 1994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다. 동시에 성균관대 의과대학 외과학 교수로 재직중인 김 교수는 대한정맥학회 이사장과 회장, 2015 세계정맥학회 대회장, 아시안당뇨발학회 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당뇨발학회 회장과 대한혈관학회 이사장, 한국줄기세포학회 회장으로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외 학계서 인정받아…줄기세포학회 7대 회장 취임
"천혜자연 보며 자란 우리는 큰 혜택…경쟁 즐겨라" 조언

40여년 전 제주는 자연 그대로였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푸른 바다와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진 섬. 그 속에서 '의사'의 꿈을 안고 자란 한 소년은 40년 후 대한혈관학회 이사장, 한국줄기세포학회 회장, 대한당뇨발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의사이자, 제주의 자랑이 됐다. '꿈을 이룬 소년'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김동익 교수다.

코 끝 찡해지는 제주는 '어머니'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김동익 교수는 40여년 전 제주를 떠났다. 제주도를 '어머니'라고 표현하는 김동익 교수의 '제주사랑'은 남달랐다. 결혼 전 '꼭 제주출신 여성과 결혼하겠다'는 꿈과 제주어를 사용하는 환자들에 더욱 정감이 간다는 데서 알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제주도에 대해 "제주는 어머니다. 나의 어릴적 꿈이 자라고 나를 키워준 땅"이라며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님이 태어나시고, 지금은 흙으로 돌아가신 그 곳은 나의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향 생각만 하면 코 끝이 찡해지는 때가 많다"며 "진료를 할 때도 제주어를 쓰는 환자를 대하면 왠지 정감이 가고 조금 더 신경써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결혼 전 제주여성을 아내로 맞겠다는 꿈을 이뤘다. 1988년 결혼 당시 신부집에서 며칠 간 마당에 천막치고 손님을 맞았다"며 "집에서 혼례 손님을 치르던 마지막 시절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고 회상했다.

줄기세포 연구분야서 인정받아

김동익 교수는 19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부터 23년간 병원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1994년 일본 오사카 대학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올 때만 해도 혈관외과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고령화시대로 접어들면서 나이와 직결되는 동맥경화 등의 혈관 질환 발생률이 증가, 혈관외과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1월 대한혈관학회 이사장으로 취임해 2018년 11월까지 이사장직을 수행한다. 대한혈관학회는 우리나라 의학계의 미개척 분야로 알려진 동맥·정맥 및 임파관계에 대한 외과학의 발전, 보급 및 저변확대의 필요성에 따라 1984년 발족됐다.

현재 우리나라 혈관외과 분야 대표 학술단체의 이사장인 김 교수는 임기동안 "혈관외과 분야의 학문적 발전과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교육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혈관외과 국제학술대회 유치를 통해 국제교류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올해 1월 한국줄기세포학회 제7대 회장으로 취임, 향후 1년간 학회를 이끌게 된다. 

줄기세포학문은 미래 의학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김 교수는  버거씨병 등 혈관 질환에 대한 줄기세포 연구분야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권위자로 국제학술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 외에도 2013년부터 대한당뇨발학회 1대, 2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지난해아시아 최초로 아시아당뇨발학회 대회장으로 성공적인 학술대회를 유치한 바 있다.

"제주에서 태어난 것은 선물"

최근 사회가 전문화되면서 직업이 생활의 질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의사·판사 등 전문직업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관련학과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김 교수는 자신과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제주지역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놓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천혜의 자연환경에서의 생활은 너무나 유리한 조건"이라며 "초·중·고등학교 12년을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유지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제주도에서 태어난 우리는 큰 혜택을 받은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신의 학창시절과 관련 "'사교육'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다"며 "학교 수업이 당시 예비고사와 본고사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경쟁은 존재해왔다. 누군가는 승리하고, 패배도 한다. 승리자가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남다르게 노력해야 한다"며 "경쟁을 두려워하지 말고 즐겨라. 자신의 미래를 설정해 그 목표를 갖고 노력한다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자랑스러운 제주인 되려 노력"

의사를 꿈꾸던 제주소년은 꿈을 이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의사가 된 김동익 교수는 향후 고향에서의 생활을 꿈꾸며 제주도의 미래 발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수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제주도는 개발돼야 한다"면서도 "단 사업추진에 있어서는 계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간을 위해 자연을 무한정 훼손할 수도 없고 자연을 위해 인간이 희생할 수도 없다"며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 결정 후 갈등 해결이 아닌 사업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김 교수는 "제주도의 미래는 밝다"며 "제주도가 나에게 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항상 자랑스러운 제주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 "고객 입장의 설계 필요"

['더 큰 제주' 위한 제언] 김동익 혈관외과 교수
제주의료진 우수성 알려야

김동익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정부가 신성장동력 비전 발전전략으로 발표한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에 대해 "사업주의 눈 높이가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제주헬스케어타운은 정부가 '신성장동력 비전 발전전략'으로 발표한 사업으로, 제주를 의료관광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활성화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김 교수는 "그냥 제주의 경치 좋은 곳에 좋은 시설을 갖추는 것 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를 해야 함은 당연하고, 개인의 재산이 아닌 국가 예산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면 관계자들의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와 부합하는 의료분야는 무엇인지 등 고려 요소를 먼저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대상자가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 치료에 소요되는 기간, 시설의 위치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도내 병원 인프라가 현대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지역에 비해 취약하다고 평가되는 것는 제주 의료진의 우수성에 대해 충분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의료의 질은 의료진과 시설에 따라 결정된다"며 "제주 의료진들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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