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공감제주 감동제주' 꿈꾸는 청년이 제주를 바꾼다 5. 커뮤니티로 함께 성장

제주청년협동조합
청년사업 기회 집중
소규모 모임도 관심

'청춘열기 프로젝트'
제주도 올해 첫 시행'
활동비 등 지원키로'

청년들은 바쁘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공부만으로도 숨가쁜 12년을 보내고 나면 곧 20살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성년이 된다. 청소년이 아닌 청년으로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 열정을 불태우고 싶지만 현실은 학창시절에서 크게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평소 하지 못한 활동을 통해 청년들에게 부족한 '소통'과 '생각'의 기회를 부여하는 커뮤니티 움직임이 생겨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참여 중심 '성장공동체' 주력

지난 2015년 출범한 제주청년협동조합은 지난 12일 열린 정기총회를 통해 신임 박경호 이사장을 중심으로 임원진을 새롭게 꾸리고 올해 '참여 확대'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정했다.

제주청년협동조합은 출범 이후 청년들에게 미래의 주역이 되기 위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사람이 갖고 있는 추억의 장소를 돌며 이야기를 나누는 '리빙트래블'과 함께 성장할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소규모 모임 운영을 들 수 있다.

소규모 모임은 강독형 독서모임인 '독야청청'과, 지역 현안 등을 편하게 토론할 수 있는 '동그랑땡', 청년들이 같이 보면 좋을만한 영상모임인 '시청앞실'이 운영됐다.

올해에는 '성장공동체'라는 협동조합의 목적을 위해 청년들이 다양한 사업과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꿈꾸는 청년들을 응원한다'는 차원에서 함께 성장하자는 취지를 담은 사업들이다.

제주청년협동조합은 청년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기관·단체·기업 등과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에너지를 집중할 창구를 마련하기 위한 행사기획과 교육프로그램, 컨퍼런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제주 현안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팀 단위로 디지털 기록물·책을 함께 만들거나 청년 캠페인 등 세대를 잇는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또 타 지역에서 사회적경제 활동가들을 초청해 제주의 사회적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찾는 아카데미를 연속 진행하고, 매달 '조합원의 날' 개최 및 개방형 이사회 추진으로 조합원들의 참여율을 끌어 올린다.

박경호 이사장은 "제주의 미래가치를 만들어갈 청년들이 삶이 빠듯하다보니 당장의 경제적 여건에 매몰되고 있다"며 "뭔가 하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부족한 청년들을 위해 우리 조합의 사업 뿐만 아니라 기관과 기업의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매개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모임활동비 지원 눈길

행정의 청년사업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일자리 창출과 취업 연계에 집중된 기존 정책에서 참여와 활동기회 제공으로 급반전된 분위기다.

제주도가 지난해 청년정책계 신설 후 올해 처음 실시하는 청년활동지원사업 '청춘열기 프로젝트'를 비롯해 청년 '트멍나멍' 배움 지원사업, 청년 갭이어 체험사업을 새롭게 준비했다.

청춘열기 프로젝트는 사회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다양한 활동 기회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지역공동체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예산 2억원을 투입해 도내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모다들엉' '왕왕작작' 등 청년활동지원사업을 펼친다.

이중 '모다들엉' 지원사업은 3명 이상으로 구성된 30개 모임을 선정해 4월1일부터 6개월간 활동비를 최대 80만원까지 지원한다. 모임 주제는 봉사활동이나 학습, 건강, 문화예술, 환경, 청소년 멘토링 등 다양하다.

예를 들어 라디오가 좋은 사람들끼리 모여 팟캐스트를 진행하거나 문화생활을 병행하는 봉사모임,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기부, 요리에 흥미가 있는 청년모임, 버려진 목재를 활용한 생활소품 만드는 모임 등도 가능하다.

'왕왕작작' 지원사업은 3명 이상인 20개 팀을 선정해 4월1일부터 6개월간 공익 프로젝트 활동을 진행한다. 1차로 프로젝트 기획서 공모대회를 진행하고 2차 중간과정 평가, 3차 추진실적 최종평가 등으로 1~3차 과정마다 시상할 계획이다. 1차 팀당 100만원, 2차 30만~200만원, 3차 30만~300만원을 모든 팀에 지급하며, 구성원의 2/3 이상이 청년이어야 한다.

프로젝트는 캠페인이나 연구조사, 기록·스토리텔링 제작, 환경문제 체험 등 공익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다.

두 사업 모두 이달 23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접수하며, 일회성보다 앞으로의 지속적인 활동 여부와 '내'가 아닌 '우리'를 지향하는 사회적 확장성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게 된다.

특히 공모기간중인 3월11일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제주벤처마루 3~4층에서 대규모 사업설명회를 열고 사업 홍보와 컨설팅, 도지사 현장토크, 문화공연, 방송인 김창옥씨 특별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 청년 5명 이상이 모이면 직접 강사를 선정해 자기소개서 작성, 기획서 작성, 문화기획자 기초 양성과정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부터 문화·예술·시민교육 등 평소 배우고 싶었던 것을 무료로 배울 수 있도록 '트멍나멍' 사업도 같은 기간 모집하고 있다.

청년 갭이어 체험사업은 3주일 가량 제주를 벗어나 다른 지역에 머물면서 진로 등을 고민할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사회적기업 한국갭이어와 연계해 현지에서 멘토링을 받고 팀·개인별 미션을 수행하며 삶에 변화를 줄 기회를 얻게 된다. 

[인터뷰] 이지현 제주도 평생교육과 청년정책담당

이지현 제주특별자치도 평생교육과 청년정책담당은 올해 청년정책에 대해 '밭을 가는 작업'으로 표현했다.

행정이 청년정책을 일자리 중심으로만 접근할 경우 청년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순히 임금이나 근로조건으로만 직업을 고르게 되고, 이는 잦은 이직과 방황 등 또 다른 문제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이 담당은 "인간의 욕구중 가장 상위 단계인 '자아 실현'은 일이나 여가생활을 통해 가능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둘 다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며 "사실은 학창시절에 해야 할 고민을 뒤늦게 하다보니 막연한 학과 선택, 자퇴·휴학 등으로 이어져 이런 사회분위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이 진로 고민과 취업, 자아 실현까지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그 첫번째 단추는 모여서 생각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은 "올해 청춘열기 프로젝트를 계획한 것도 밭을 갈 듯 천천히, 큰 변화의 기반이 되는 작은 계기를 청년들에게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라며 "우선 커뮤니티를 만들고 일상생활의 사소한 문제부터 제주도 전체의 문제까지 관심을 갖고 해결방법을 청년의 아이디어로 모색하거나, 공통된 취향을 가진 청년들이 모임을 구성해 무언가를 시도하는 일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담당은 또 "목적없이 흘려보내는 시간보다 활동의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 또는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조금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청년이라는 공통주제로 작은 움직임을 이어가다 보면 믿고 나아갈 인생의 방향도 조금씩 열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청년들을 응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