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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3 70주년...기록유산으로 완전해결 디딤돌
고영진 기자
입력 2017-06-01 (목) 17:04:20 | 승인 2017-06-01 (목) 18:36:32 | 최종수정 2018-02-12 (목) 16:34:47

특별법 제정 등 성과...보수단체 소모전 여전
문 대통령 아픔 치유 약속...도민사회 기대감
범국민위 공식 출범...4·3 70주년 준비 '탄력'
세계화 위한 세계기록유산 등재 움직임 시작

올해로 제주 섬을 붉게 물들였던 제주4·3이 발생한지 69년째다. 숨죽여왔던 통곡의 역사, 우리 민족의 참극 제주4·3은 기억하는 작업을 통해 빛을 보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과제가 산적한 것 또한 사실이다.
제주4·3 70주년을 목전에 둔 지금 4·3을 세계인의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 등을 통해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을 계승하고 '완전한 해결'이라는 도민 모두의 바람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 아직 갈길 먼 '제주4·3'

제주4·3은 그동안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특별법) 제정과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 발간, 제주4·3평화재단 출범, 제주도민과 희생자 유족에 대한 대통령 사과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국가추념일까지 지정됐지만 누구도 제주4·3이 완전 해결됐다고 말하지 못한다.

아직도 일부 보수단체 인사들은 사법부의 판결에도 불구, 4·3특별법과 일부 희생자 결정에 대한 위헌 및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과 망언으로 끊임없이 소모적 논쟁을 벌이고 있다.

첫 국가추념일인 66주기(2014년)부터 지금까지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않으면서 4월이면 정부의 과거사 청산 의지를 묻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말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 속 제주4·3은 현대사 속 짧은 언급에 그쳤다. 이마저도 희석·왜곡 서술 논란과 더불어 4·3 희생자와 유족은 물론 도민들의 공분을 샀다.

△ 새 정부 기대감 상승

통합의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에 대한 도민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선 후보 시절 문 대통령은 제주를 찾아 제1공약으로 '제주의 아픔 치유'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제주의 아픔 치유 공약 실현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제주 4·3의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등 완전한 해결을 제시했다. 

지난 보수 정권 9년 동안 4·3관련 사업이 제대로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등 제주 홀대론 여론이 심화된 상황에서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식 사과했던 제주4·3이 이번에 종지부를 찍고 유족과 희생자, 도민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4·3특별법을 개정하거나, 또 다른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입법 조치를 통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어 희생자와 유족의 상설 신고, 희생자 배·보상 법제화, 유적지 보존, 희생자 유해 발굴, 유전자 감식 등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12일 취임후 두 번째 업무지시에서 축소·왜곡 논란을 빚어온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지시, 유족과 도민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

△ 70주년 준비 박차

내년 70주년을 앞둔 제주4·3은 강산이 일곱 번이나 변하는 긴 시간 동안 4·3은 1988년 제민일보 4·3취재반의 노력으로 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공론화까지는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4·3은 제주의 아픔으로 만 기억되고 있을 뿐 전국화 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국가 공권력에 의해 무자비하게 희생된 민간인들 넋을 위로하고 다시는 이 땅에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4·3의 전국화, 세계화를 통한 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목소리에 맞춰 4·3의 완전한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등의 역사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학계, 언론계 등이 총망라된 범국민적 조직인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지난 4월 서울시 의원회관에서 공식 출범했다.

범국민위는 제주4·3의 역사를 알려내는 전국화, 세계화와 함께 미군정 당시의 대규모 학살에 대한 미국의 공식 사과,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정부의 배·보상, 제주4·3특별법 개정, 제주4·3의 정명(正名)을 위한 진상규명 등을 추진한다.

△ 세계화 위한 첫 걸음

세계화를 통해 전국화 장벽을 넘은 광주5·18의 교훈은 제주4·3에 방향을 제시한다.

제주에서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세계섬학회와 제주대 세계환경과섬연구소,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은 지난해 11월 대만을 방문해 대만국립중앙대학 역사연구소와 대만 2·28재단과 함께 제주4·3의 발단이 된 1947년 3·1시위와 3·10 총파업과 관련해 유죄판결을 받은 328명의 재판 기록을 대만 2·28 관련 자료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연구사업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또 4·3 유족 등은 기록유산 등재 작업을 평화재단에 건의한 상태다.

제주4·3평화재단도 지난 2월 시무식에서 올해 국민 4·3 의식조사를 통해 4·3의 미래방향을 설정하고 평화 정신의 숭고한 가치를 국제사회에 확산하기 위해 4·3자료 유네스코 등재를 준비키로 했다.

특히 제주도는 최근 행정자치부에 4·3 전문인력 채용과 기록물 조사 및 수집 등 4·3 세계기록유산 등재 준비에 소요되는 국비 2억원을 신청했다.

어둠의 역사로 입 밖에 꺼내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4·3은 수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빛을 보낸 데까지는 성공했다. 어렵게 양지로 나온 4·3을 세계인의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통해 화해와 상행의 4·3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제주가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때이다.

"배·보상과 명예회복 가장 시급"

[인터뷰] 양윤경 제주 4·3희생자유족회장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배.보상 문제 해결과 명예회복이 가장 시급합니다"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4·3의 시계는 거꾸로 갔다"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양 회장은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희생자와 유족 등에 대한 배·보상 문제로 70년 가까이 문제 해결이 진전되지 않는 동안 세상을 떠나는 희생자들이 늘고 있다"며 "이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지 않고서는 4·3이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 번째로 시급한 것은 4·3 수형인에 대한 실질적인 명예회복"이라며 "본인은 물론 자식들까지 죄인의 자식으로 살아야 했던 이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희생자 신고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국가가 신고를 받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현재 절반가량만 진행된 희생자 및 유족 신고를 상설화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4·3과 관련해 미국의 명백한 책임을 묻는 작업도 필요하다"며 "이미 미국 내 양심 있는 학자들이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의 뜻도 밝혔다.

양 회장은 "70주년을 기점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지난해 대만2·28재단과 협력키로 협의하고 제주4·3평화재단과 제주도 등에도 건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4·3 당시 피해 현황이나 상황 등을 종합해 볼 때 중요하게 기록유산으로 다뤄져야 한다"며 "이를 통해 세계에 알려 유사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70주년에는 제주4·3 해결의 의무는 도민 모두에게 있다는 공감대 속에 지금까지 이뤄놓은 성과를 분석하고 계승·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영진 기자  kyj@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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