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로 제주의 희망을 키우자 8. 사회적기업 에이컴퍼니

사회적기업인 에이컴퍼니는 미술시장의 대중화와 신진작가 창작활동 지원 등을 통해 예술분야에서 사회적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사진은 신진작가 미술작품의 전시 및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미나리하우스.

특권층 소유물 인식 깨고 일반인도 미술시장 진입 도와
어려운 작가 안정된 소득창출로 다양한 창작활동 지원
미술분야를 통한 사회적경제 실현 새로운 영역 개척  

일반적으로 미술과 예술분야는 소수의 특권층만 누리는 분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젊거나 무명의 화가나 예술인들은 기득권층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높은 장벽에 가로 막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미술시장은 소수의 특정 소비자와 유명 예술인 등이 한정적으로 거래하고 공유하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시에 있는 사회적기업인 '에이컴퍼니(대표 정지연)'는 미술의 대중화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향유하고, 무명의 예술인들이 미술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권장벽 없애 미술 저변 확대

서울시 종로구 이화마을과 낙산공원 입구에 위치한 갤러리카페인 '미나리하우스'에서는 일반인들이 손쉽게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미나리하우스에 전시된 미술작품은 100만원 이하 심지어 10만원 안팎에도 살 수 있는 작품들이 많다.  

에이컴퍼니는 무명인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주고 있으며, 미나리하우스는 작가와 대중을 연결시켜주는 소통의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나리하우스는 화장실도 특별하다. 하얀색의 화장실 벽에는 독창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곳은 주기적으로 작가들이 자신의 미술세계를 화장실에 그려 넣으면서 또 다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에이컴퍼니는 2008년 네이버 카페인 '아티스트 팬클럽'을 모태로 시작했고, 2010년 서울시의 청년창업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아이디어의 사업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11년 주식회사로 설립된 에이컴퍼니는 같은 해 서울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후 현재까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젊은 작가와 일반인 사이에서 가교 역할하고 있다. 

에이컴퍼니의 주요 사업은 △신진작가들의 미술작품 판매 △미나리하우스를 통한 작가와 대중, 작가와 작가간 소통의 장 마련 △미술작품의 전시를 연계하는 아트컨설팅 △미술박람회인 브리즈아트페어 개최 등이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미술시장은 소비층이 한정돼 있고, 작품에 대한 관심 역시 일부 유명 작가에게만 쏠리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젊은 작가들이 성장하기 어렵고, 미술작품도 대부분 고가에 거래가되면서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와 장벽을 조금씩 허물어가면서 미술시장의 대중화와 저변화, 그리고 신직작가 양성을 위해 에이컴퍼니가 큰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작가와 소비자 욕구충족 사회적경제 실현

에이컴퍼니의 설립 목적은 무명의 작가와 일반 대중을 연결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함이다.

에이컴퍼니는 공모를 통해 선발한 신진 작가 50~60명의 작품을 3~4일간 전시하면서 500만원 이하에 판매하는 아트페어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밤 10시까지 문을 열어두고 일반 직장인들도 퇴근 후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고,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10개월 무이자로 할부판매도 했다.

이 행사는 맥주와 음악이 어우러지는 파티 같은 분위기에서 작가들이 관람객과 만나고 공감대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에이컴퍼니가 운영하는 아트페어나 미나리하우스를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미술품은 태어나서 처음 사봤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들이 두 번 세 번째 미술작품을 구매하는 경험을 통해 보다 친근하게 미술시장을 접하면서 저변확대가 이뤄지는 것이다.

아트페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복원이나 저작권법 등 작가들에게 꼭 필요한 강의를 해주고, 작가끼리 서로 연대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미나리하우스에서는 멤버십 작가들의 작품을 정리해놓은 포트폴리오도 볼 수 있으며, 현장에서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엄격한 심사과정으로 멤버십 작가를 모집하고 있으며, 작품가격도 전문가 심의와 소비자 반응 등을 통해 결정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분야는 주로 일자리창출과 복지중심의 사회공헌분야가 중심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에이컴퍼니와 같이 문화 및 미술분야는 생소하고, 사회적경제와는 거리가 먼 분야로 여겨지고 있다.

에이컴퍼니는 여러 편견을 이겨내며 상생을 통해 예술가와 소비자들에게 만족과 행복을 준다는 점에서 사회적경제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작가는 안정된 수익창출을 통해 다양한 창작활동을 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미술작품을 구매해 문화권리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인터뷰] 정지연 에이컴퍼니 대표

"예술이 사회에 미치는 순기능은 큽니다. 에이컴퍼니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는 대중이 미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득권의 장벽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진작가들에게 창작의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정지연 에이컴퍼니 대표는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증권회사를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다. 미술분야 문외한이 직접 미술관련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은 미술시장의 대중화를 통해 사회적경제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증권사를 그만두고 미술경매사를 준비하다가 당시 미술시장의 유통구조가 폐쇄적이고 현금거래만 하는 등 불합리한 관행을 목격하게 됐다"며 "더구나 일부 경매회사나 갤러리들이 수익을 독식하면서 신진작가들이 시장진입에 가로막히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는 "에이컴퍼니를 설립한 후 신진작가들의 다양한 미술작품을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주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기 위해 브리즈아트페어와 미나리하우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특히 작품거래를 통해 발생한 수익의 절반 이상을 작가에게 주면서 안정된 생활과 창작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사회적경제 활동은 봉사가 아닌 상생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단순히 신진작가를 도와주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며 "신진작가들에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아무리 신진작가에게 기회를 준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작품을 엄선하고, 가격 역시 작가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가격결정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 "며 "미술시장에 없었던 신용카드와 무이자할부 등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대중들의 부담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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