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로 제주의 희망을 키우자 14. 마을기업 황토마을영농조합법인

황해도 피난민 정착 후 일궈내 단합 협력 강해
2014년 마을기업 설립 군고구마말랭이 등 출시
모든 주민 참여해 실향민 역사관 설립 등 추진 

전라북도 김제시 용지면에 위치한 황토마을은 실향민들이 모여 만든 작은 농촌마을이다. 마을 주민들은 2014년 마을기업인 황토마을영농조합법인(이하 황토마을)을 설립해 군고구마 말랭이 제품을 개발했다. 또한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공동체를 강화하고 마을경쟁력을 높였다. 황토마을은 3년간의 노력 끝에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2017년도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우리나라 대표 마을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강한 주민공동체 형성

김제시 용지면 황토마을은 다른 농촌지역과 다른 마을 탄생 배경을 갖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황해도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남한으로 내려왔다. 

고향을 등진 실향민들은 현재 김제시 황토마을 터에서 직접 야산을 개발하고 터전을 일궈나가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피난민들의 정착농원'으로 불리던 황토마을은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새로운 터전에서 마을공동체를 이루며 아픔을 웃음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며 삶에 대한 의지도 더욱 굳건해졌다. 이 때문에 황토마을은 지역주민간 공동체가 어느 마을보다 강하면서 마을단위 활동이나 사업을 펼치고 있고 있다.   

황토마을은 공동생산을 통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황토마을 농산물 가공공장을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마을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주민들은 2013년 황토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후 2014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됐으며, 같은해 생생마을 콘테스트 소득체험 분야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2015년 마을기업 2차 인증을 받았고, 농산물 가공제품 개발과 농업체험프로그램에 기반한 관광산업을 도입하면서 6차산업 인증까지 받았다.

황토마을은 북한의 음식, 생활모습, 전통문화 등을 특화한 실향민마을 특화체험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감자와 고구마, 포도, 오디 등의 농산물 수확체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황토마을은 지난 4년간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함녀서 올해 행정안전부가 진행한 2017년 우수마을경진대회에 참가해 참가업체 중 유일하게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았다.

고향 향수·문화로 행복한 마을

황토영농조합법인은 마을 이름 그대로 황토지역의 비옥한 땅에서 생산한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개발했다.

군고구마를 활용해 말랭이 가공제품을 개발·판매하고 있으며, 단호박을 활용한 말랭이 제품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배와 포도의 주산지로 이를 활용한 배즙과 포도즙 제품도 황토마을의 대표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황토마을의 제품은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내년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대표 식품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황토마을은 2013년 매출액이 4100만원에서 2015년 1억2000만원으로 1억원을 넘었고, 올해 2억원을 돌파하는 한편 내년에는 3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규모가 커지면서 지역일자리로 참여하는 가구 역시 설립 첫해 8가구에서 2015년 38가구,  올해 59가구로 늘었고, 내년에는 마을 전체인 72가구가 모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토마을은 수익사업은 물론 실향민 특화체험, 농촌수확체험 등 경제공동체 사업을 추진하며, 내년에 실향민 역사문화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특히 황토마을은 올해 최우수상 수상을 계기로 새로운 목표와 비전을 세우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고향의 향수를 담아가는 포근한 황토마을'을 비전으로 설정해 고향에 대한 향수와 문화로 주민·방문객 모두가 행복한 마을만들기를 목표로 결정했다.

이 비전과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세부사업으로 △마을회관 리모델링 △마을 주거환경 정비 △황토농산물 신제품 지속 개발 △주민동아리 운영 △마을리더교육 △실향민 역사이야기 책 발간 △실향민 문화축제 등을 추진한다. 

특히 황토마을 제품의 전국화를 위해 떠먹는 아이스고구마와 떠먹는 고구마 등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생산설비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도 추진한다.

 

[인터뷰] 이철용 황토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

"저희 아버지를 비롯한 대부분의 마을 어르신들은 실향민으로 온갖 역경을 딛고 억척같이 마을을 일궈냈습니다. 이 때문에 황토마을의 끈끈한 정신과 전통은 전국에서 최고입니다"

이철용 전북 김제시 황토마을영농조합법인 대표는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전국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이철용 대표는 "황토마을이 지향하는 것은 '모두가 행복한 마을'이며, 이를 위해 '고향' '마음' '감성'이라는 세 가지를 추구하고 있다"며 "2014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은 후 공동체와 사업성을 함께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을자원인 고구마를 활용한 군고구마 말랭이 제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자립기반과 사업성을 높이고 있다"며 "황토 배즙과 포도즙을 비롯해 단호박 말랭이와 아이스 고구마까지 앞으로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 나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표는 "황토마을은 한국전쟁 중 황해도 송화군 출신 실향민들이 정착한 특별한 배경을 갖고 있다"며 "주민 대부분이 어릴때부터 황해도 실향민의 전통문화와 놀이 등 다양한 모임을 통해 대를 이어 살고 이러한 공동체 활동은 어린 세대들에게 자연스레 물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공동체 활동은 황해도 실향민 망향제로 이어지고 통일에 대비한 고향 찾기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남한에서도 북한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활용해 프로그램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해 황토 글방을 조성하고 이곳에 마을 역사 이야기책 발간과 전시를 통해 마을 사업을 보다 확장할 계획이다"며 "대다수의 농촌마을이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지만 황토마을은 마을기업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면서 지역 정체성과 고유성을 지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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