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어김없이 새 해가 뜬다. 누군가에게는 새 희망에 부풀 신호지만 제주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에는 매년 '잊지 마라'는 다짐이 한 줄 더 새겨진다. 핏자국은 붉게 부서져 바람이 되고, 억울함과 비통함은 깊은 땅 속에 단단한 뿌리를 내린다. 다시 무엇을 해야 할 지를 묻는 것은 아직 가야할 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떤 위로로도 그 아픔 사라지지 말아라. 지난 일이라 애써 잊으려 하지도 말아라.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묘역에서 김대생 기자

유해발굴 착수·생존 희생자 생활보조비 인상
대통령 추념식 참석과 특별법 개정 기대감도
도정·교육행정 수장 선출…도민 관심 가져야 
소통·협력으로 제주현안 해결…도민통합 절실  

다사다난했던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저물고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 제주사회의 화두는 4·3 완전 해결과 전국동시지방선거다. 

4·3 70주년을 맞아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제주미래를 책임질 도정 및 교육행정 수장과 지역 대표자를 선출해야 한다.   

4·3 완전 해결은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4·3희생자 및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한 추가 신고 접수가 이뤄지며,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도 올해 본격 추진된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해 4·3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예정지 긴급조사 용역을 실시, 제주국제공항내 유해발굴이 가능한 5개 지점을 확인했다. 

또 올해부터 4·3 생존 희생자에 대한 생활보조비가 월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됐고, 월 5만원의 유족 생활보조비 지원대상도 종전 80세 이상 1세대 유족에서 75세 이상 1세대 유족으로 확대됐다. 

특히 4·3 70주년인 올해 문재인 대통령의 4·3추념식 참석과 4·3특별법 개정이 기대되고 있다. 

4·3추념식 참석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며, 4·3특별법 개정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제주시을)의 법안 대표발의로 추진되고 있다. 

4·3특별법 개정안은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 및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치 근거 등을 규정하고 있다. 
제주도지사와 제주도교육감, 도의원, 교육의원을 선출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6월 13일 치러진다. 

이번 지방선거는 제주특별자치도를 지방분권 시범도시로 조성하고 제주 미래비전을 새롭게 설계할 도정·교육행정 책임자와 주민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관광·환경·산업·재정 등 핵심 정책결정권을 제주로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가 논의되고 있어 자치 역량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또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되는 집행부를 견제·감시할 의회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지방선거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제2공항 건설에 따른 갈등, 강정 구상권 철회 이후 특별사면, 대중교통체계와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보완 등도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제주사회가 산적한 현안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통하고 협력하는 성숙한 문화가 제주사회에 정착된다면 지역공동체 회복을 통해 도민 통합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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