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찾아가는 청소년 칭찬아카데미 5.오현중학교

제민일보·도 주최…홍리리 전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강연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곧 슬픔이자 불행…엄청난 결과 초래
"칭찬으로 가득한 사회, 모두가 평등한 사회 함께 만들어야"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김영진)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 주최하는 '2018 찾아가는 청소년 칭찬아카데미'가 4일 오현중학교(교장 고우현) 1학년 5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이날 칭찬아카데미에서 강사로 나선 홍리리 전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는 질풍노도의 시기인 중학생들에게 남을 인정해주는 것은 인간의 존재감을 드높여주는 최고의 방법이며, 칭찬을 통해 누구나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한 번의 칭찬 수십년 기억 남아
홍 전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는 학생들에게 먼저 담임교사와 친구들의 좋은 점을 일어서서 발표하도록 한 뒤 "오늘 주고 받은 칭찬은 여러분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40년이 지나도 잊지 못할 것"이라며 "'그 때 그 선생님과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하며 오늘을 추억하는 여러분들을 상상해보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방금 경험한 것처럼 칭찬을 받으면 누구나 웃음이 나오고 기분이 좋아진다"며 "왜 그럴까.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가 세상을 살면서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묻자 학생들은 "우울하다" "행복할 수 없다" "소외감이 든다" "짜증난다" 등으로 답했다.

강사는 학생들이 '사회적 인정'의 중요성을 더욱 체감할 수 있는 사례를 추가로 들었다.

단순이 하루 이틀 정도 인정받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평생을 인간적 대우를 받지 못한 '노비'의 역사였다.

홍 전 대표는 "모두가 평등한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가 그 때 노비들의 좌절감과 우울감, 소외감을 상상할 수 있을까"라며 "인정은 고사하고 아예 그럴 기회조차 평생 주어지지 않는, 자유와 인권이 박탈된 삶이란 어떤 것일까"라고 학생들의 생각을 물었다.

이에 학생들은 "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기본적인 감정도 사라질 것 같다" "아예 아무런 생각조차도 하지 않을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적응은 하겠지만 퇴화할 것 같다" 등 다양한 답을 내놨다.

# 칭찬과 인정, 사회 존립의 근거
홍 전 대표는 "여러분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다. 진화를 거듭한 인간은 이제 생존을 넘어 인권이라는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달리 말하면 인간이 사회에 적응한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인정받고 주목받기 위한 행위나 태도가 나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개인의 행위들이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인간 뿐만 아니라 지능이 높고 사회성이 발달한 동물들의 세계에서도 자신들의 존재가 인정받지 못하는 개체나 군집은 도태되거나 무리 단위로 사라지는 경우까지 있다"며 "인간도 마찬가지로 그런 상황에서는 사회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1학년 5반도 하나의 사회로서 존립하려면 각자가 서로 칭찬하고 인정해주면서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여러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정받는다는 것 자체가 칭찬이다"고 덧붙였다.

또 작은 커뮤니티의 존립에 대해 "물론 말 그대로 학급의 30명이 없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슬프게도 세월이 흘러 아무도 이 시절을 특별히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곧 사라진다는 말의 의미"라고 부연했다.

홍 전 대표는 "이런 이유로 칭찬으로 가득한 사회가 돼야 하는데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지 사람들이 칭찬에 인색하다"며 "적어도 여러분 만큼은 모두가 사회에 적응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칭찬하는 습관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사는 또 "신분제도가 철폐된 시기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해소되기 시작한 시기와 비슷하다"며 "세상이 변화할 때 남성, 혹은 여성 절반 만으로 적응할 수 없다. 성별에는 위·아래가 없음을 명심하면서 어떤 한 사람도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 전 대표는 "마찬가지로 어느 한 사람도 폭력에 시달리지 않는 사회가 중요하다"며 "폭력없는 1학년 5반은 칭찬만으로 구성된 100점짜리 구성원이다. 스스로 칭찬해도 좋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봉철 기자

고우현 교장.

자신을 다스리는 겸손 강조
스포츠클럽·관악부 활성화
협동과 배려, 감수성 발달

1946년 개교한 72년 전통의 명문사학 오현중학교(교장 고우현)는 역경에 굴하지 않는 용기, 자신을 다스리는 겸손, 미래를 창조하는 오현인의 기상을 구현한다는 건학 이념 아래 다양한 교육을 펼치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이 자신에 대한 확신과 미래에 대한 용기를 지닐 수 있도록 '남을 배려하는 바른 품성' '심신단련 활동을 통한 몸과 마음 건강'을 목표로 인격과 실력을 모두 갖춘 오현인을 길러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오현중의 인성교육은 예술과 체육을 활용해 자존감과 인내심, 집중력을 향상시키며 학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먼저 입시경쟁으로 신체활동이 부족해지기 쉬운 학생들의 환경을 고려해 방과후 학교스포츠클럽을 활성화시켜 올해 제주시 교육장배 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 우승과 제주 백두 유소년 농구리그 준우승 등 각종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상위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6월에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여자프로농구 주관 단체인 WKBL의 '위시코트 캠페인'에 선정돼 학교 정문 옆에 최신식 농구코트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도내 중학교로서는 드물게 윈드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점도 특색이다.

오현중 윈드오케스트라는 선배와 후배가 멘토-멘티를 이뤄 함께 실력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협동과 배려를 체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예술을 통해 감수성을 높이고, 학생문화축제나 자유학기제 꿈 발표대회, 연주회 등에 참여하면서 음악적인 경험과 사회 참여의 보람을 일찍 체감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고우현 교장은 "학생들의 왕성한 성장기에 끼와 에너지를 발산하고 스트레스를 잘 해소시켜온 것이 2018학년도 최고의 진학 성과로도 나타났다"며 "우리 학교를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 학부모님이 보내고 싶어 하는 학교, 지역사회를 빛내는 학교로 만들어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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