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1.아라초등학교

제민일보·도교육청 주최…홍리리 전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됨됨이 가꿔나가는 중요한 시기…바뀌는 인성, 바른 방향 필요
"차별 절대 안돼…듣고 싶은 아름다운 말로 나의 가치 높여야"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김영진)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공동 주최한 '2018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가 10일 아라초등학교(교장 김순관) 6학년 학생 230여명을 대상으로 열렸다.

이날 인성아카데미에서 강사로 나선 홍리리 전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는 어린이의 티를 벗어가기 시작하는 6학년 학생들에게 다함께 살아가기 위한 바른 인성과 그것을 가꿔나가기 위한 작은 실천들을 소개했다.

# 어느 순간부터 서먹해지는 관계
홍리리 전 대표는 이날 시청각실에 모인 학생들의 나이를 묻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8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어느덧 6년째, 몇달 지나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교복을 입는 어엿한 중학생이 될 중요한 13세라는 시기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주의 환기 차원의 질문이었다.

홍 전 대표는 "여러분들은 이제 막 10대 중반에 들어섰다. 이미 어린이의 때를 벗어나 막중한 사회의 책임을 갖게 되는 나이"라며 "한편으로는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감수성이 발달하는 시기로 여러분들의 자연스러운 됨됨이를 가꿔나가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갓 태어난 아기 사진과 친구들과 행복한 유아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각자가 태어나고 함께 자라면서 행복했던 순간들이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들은 아직 인생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인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전 대표가 몇몇 학생에게 옆 자리에 앉은 학생과 친한지 묻자 "같은 반이 아니라서 잘 모른다" "썩 친하지는 않다" 등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앞에 보여준 사진들처럼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어디서든 함께 어울리며 지냈는데 나이가 들수록 어느 순간부터인지 서먹해지고 표현도 서툴러지기 시작한다"며 "그 이유가 무엇일까. 또 서로 서먹하다고, 친하지 않다고 분리해서 살아가야 할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물론 "그렇지 않다"는 학생들의 대답에 홍 전 대표는 "부모님, 오빠, 누나, 동생처럼 성과 나이가 달라도 우리는 함께 살고 있다.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친한 사람, 친하지 않은 사람 구분하지 않고 당연히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 나를 움직이는 능동적인 에너지
홍 전 대표는 이어 이날의 주제인 '인성'(人性)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해나갔다.

그는 "인성에 대한 설명을 보면 태어나면서부터 타고난 사람의 성품이라는 고전적인 해석이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타고난 성품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나이가 들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사람의 성품도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성품이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이 나온다"며 "나쁜 방향으로 변하면 '저 사람은 됨됨이가 글렀어' '인성이 부족해'라는 말을 듣게 되지만 반대로 바른 인성을 갖춰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자신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세상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피력했다.

특히 '차별'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생각을 하고 소신을 표현할 수 있는 여러분들은 한 명 한 명이 하나의 지구"라며 "세상이 변하고 나도 바뀐다. 우리는 끊임없이 성장해나갈 것이기 때문에 외모를 고민하거나 정체된 생각을 하기보다 미래를 바라보며 각자의 지구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자"고 격려했다.

이어 "인성이 좋다는 것은 곧 기분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고, 이런 사람은 성장이 빠르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며 "인성은 나를 움직이는 힘이자 변화하는 능동적인 에너지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전 대표는 또 "한글날을 맞아 남을 배제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라져' '똑바로 해'와 같은 부정적인 말보다 '힘내' '잘했어' '사랑해'처럼 계속 듣고 싶은 아름다운 말을 쓰자"며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의 품성을 본받아 나의 가치를 높이는 생각과 행동을 해달라"고 당부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봉철 기자

"학년별 인성프로그램 적극 실시
김순관 교장.

학기초 행복한 아라초 통합주간 운영
6학년 평화교실·사제동행 동아리 등
학부모 연극단 성폭력 예방 뮤지컬도


아라초등학교(교장 김순관·사진)는 '즐겁게 배우며 꿈을 키우는 행복한 학교'라는 슬로건 아래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1·2학기초에 행복한 아라초등학교 만들기 통합 주간을 운영해 학교폭력예방과 인성·상담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2주간 운영되는 이 행사에서는 전교생 학교폭력 추방 서약서 쓰기 및 굿네이버스 희망나눔, 희망편지 쓰기 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414통의 희망편지와 204만1980원의 희망 성금을 모금했다.

6학년은 평화교실을 통해 소망 화분 가꾸기, 감사의 달 프로젝트, 전래놀이를 통한 교우관계증진 프로그램, 협력 활동 프로젝트 등을 꾸준히 운영해 건전한 친구관계 형성과 바른 언어 사용 생활화에 노력하고 있다.

또 사제동행 동아리와 어깨동무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사제동행 동아리로 오카리나 동아리, 독서토론 동아리, 영화동아리 등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고 그 속에서 학생들의 긍정적인 정서 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1학기 말에는 1학년 학생들을 5학년 교실로 초청해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선·후배 간의 유대관계 강화에도 큰 역할을 했다. 영화동아리에서는 안전 의식 함양을 위한 단편 영화를 제작해 안전 UCC 공모전 출품 및 학생들의 안전교육 자료로도 활용하고 있다.

어깨동무학교는 학년 스포츠클럽리그와 어울림 프로그램 적용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스포츠데이를 계획하고 실시할 뿐 아니라 또래 상담 활동으로 친구들의 고민들을 서로 도우며 해결해 나가고 있다. 

또 학부모 연극단 '아라리-YO'는 학생들의 성폭력 예방교육을 위해 '지혜의 비눗방울'이라는 성폭력 예방 뮤지컬을 직접 기획, 제작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공연을 통해 성폭력 예방 및 대처방법 등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김순관 교장은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라는 본교의 인사말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항상 자신과 남을 사랑하고 더불어 행복하게 지내는 민주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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