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close

제민일보

사이드바 열기
HOME 기획연재
[국제안전도시 기획] 지진, 대비가 최선이다6437명 희생 딛고 일어선 일본…지진대비 일대전환
강승남 기자
입력 2018-11-04 (일) 15:38:19 | 승인 2018-11-04 (일) 15:46:05 | 최종수정 2018-11-04 (일) 16:12:03

1995년 1월 발생 희생자 6437명…재산피해 1400억 달러
진도계급 자체 개발…지진 속보 "가장 빠르고 정확" 평가
"정부구호 마냥 기다릴 수 없어"…자역주민 네트워크 강화


1995년 1월 17일 발생한 고베대지진(한신이와지 대지진)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지진공법'으로 모든 건물과 다리, 항만 등 사회 인프라 시설을 만들고 '지진계' 등 최첨단 장비로 지진발생에 대비했기 때문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인명피해를 적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6437명(실종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고베대지진 이후 일본은 재난정책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고베대지진, 인적피해만 수만명

고베시 주호구 메리켄파크에 조성된 고베항 지진피해 메모리얼 파크. 고베대지진 피해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

1995년 1월 17일 아직 여명이 가시지 않은 새벽 5시 46분, 일본 효고현의 고베시는 한마디로 '초토화'됐다.

진도 7.2 규모의 고베대지진은 사망자만 6434명, 부상자 4만3700여명, 행방불명 3명 등 수만명의 인적피해가 발생했다. 경제적 피해는 1400억 달러에 달했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2처 대전 이후 최악의 대재앙이었다.

피해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약 260만가구가 6일간 정전으로 불을 켤 수 없었다. 유선전화는 29만회선이 14일간 끊겼으며, 가스 공급도 84일간 중단돼 86만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수돗물이 제대로 공급되기까지는 90일(약 123만 가구)이 걸렸다. 지진으로 파괴된 고베경제권 생명선 구실을 해온 항만이 완전 복구되는 데는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고베대지진 이전까지만해도 일본은 '지진공법'으로 모든 건물과 다리, 항만 등 사회 인프라 시설을 만들고 '지진계' 등 최첨단 장비로 지진발생에 대비했기 때문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인명피해를 적을 것이라고 큰소리쳐 왔다.

하지만 일본의 자랑하던 '지진공법'으로 건설한 한신고가고속도로는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고베대지진은 일본의 재난재해 예방정책에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지진계·관측망 1000개 구축
전 세계의 지진 가운데 10% 이상이 일본에서 발생한다. 그럼에도 대규모 지진으로 인한 부상자·사망자 등 인명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는 일본 기상청의 지진 속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일본은 자체 개발한 일본기상청 진도계급(JMA scale)을 사용한다. 총 10개의 진도계급(0, 1, 2, 3, 4, 5약, 5강, 6약, 6강, 7)을 상정, 진도별로 발생하는 피해를 알기 쉽게 설명한 자료를 만들었다.

일본기상청은 전국에 270여 개의 지진계 외에도 국립방재과학기술연구소의 관측망 800여 곳을 이용해 지진을 관측한다. 지진파가 감지되면 즉시 자동으로 '긴급지진속보'를 내보낸다. 사람이 몸으로 지진을 느끼기도 전에 기상청이 먼저 경고를 내보내는 것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매질(妹質)을 따라 직선으로 이동하는 P파(Primary, 초기진동)와 물결치듯 움직이며 이동하는 S파(Secondary, 주진동)가 동시에 발생한다. P파는 사람이 감지하기 어려울 만큼 미미한 진동으로 지진 피해는 나중에 도착하는 S파로 인해 발생한다. 초속 약 4㎞로 이동하는 P파가 초속 약 7㎞로 이동하는 S파보다 지역에 따라 수 초~수십 초 먼저 도착한다.

△발생 3.7초만에 지진 경보 발령

지진해일(쓰나미) 피해를 저감하기 위해 오사카의 한 부두에 설치된 강철문.

일본의 지진 관측시스템은 지진계가 P파를 감지한 직후, S파가 오기 전에 지진 규모·진원지 그리고 전국의 200개로 권역별로, 예상되는 진도를 실시간으로 자동 분석해 발표한다. 한 곳 이상의 관측점에서 진도 3 혹은 규모 3.5 이상의 지진이 예측되면 P파 감지 후 2~3초 내에 제1보인 긴급지진속보(예보)를 내보낸다. 이어 2곳 이상의 관측점에서 진도 5약 이상의 진동이 예상되면 '경보'가 자동으로 발령하도록 돼 있다.

일반 국민에게 발표되는 것은 이 '경보'부터다. 기상청에서 발표된 긴급지진속보(경보)는 방송사와 학교 등의 지정 공공기관·이동통신사 등에 통보된다. 이어서 지하철 등의 교통기관과 백화점·빌딩 등에 자동으로 전달돼 일반에게 고지된다.

지진파는 초당 수 ㎞씩 이동하지만 유무선 전기 신호는 초 당 30만㎞(빛의 속도)로 이동하므로, 주진동인 S파가 도착하기 전에 방송이나 스마트폰 등으로 국민에게 경보를 보낼 수 있게 한다. 주진동이 오기 전에 대비할 수 있는 유예시간을 최대한 확보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일본의 신속한 지진경보 시스템은 고베대지진을 계기로 구축됐다. 전국 각지와 바다에 20㎞ 간격으로 고감도 지진 예측망 정비가 시작됐다. 2016년 4월에 발생한 구마모토 지진의 3.7초 만에 경보가 발령되면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주민 네트워크 강화 필요

1995년 1월 17일 고베대지진으로 무너진 한신고가고속도로.

고베대지진은 재해 현장 자원봉사활동이 일본에 정착되는 계기가 됐다. 지진 발생 직후 현지에서 이재민 지원 자원봉사활동에 3개월간 117만명이 참여했다. 그 후 재해가 발생했을 때 공동으로 대처하는 재해 구호모임이 1200여개나 결성됐다.

무엇보다 대지진으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주민 네트워크'였다. 어느 집에 몇 명이 살고 있고, 혼자 사는 노인이 어디 있는가를 가장 아는 사람들은 바로 인근 주민들이다. 고베대지진 당시 어떤 형태로든 구조된 사람은 모두 3만5000명이었다. 이 중 80%인 2만7000명은 가족 및 이웃 주민이 구출됐다는 사실이 관심을 끈다.

실제로 마을 건물 중 90%가 파손되거나 소실된 고베시 노다(野田)북부 지구의 1000여가구 중 850가구의 주민정보를 네트워크화 됐다.

요코 시라이시 일본국제안전도시지원센터장은 "지진은 다른 자연재해와 달리 예측이 어렵다.

대형 재난이 일어났을 때 정부의 구호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특히 제주는 섬이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하면 고립 가능성에 매우 높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대비하고 주민들간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재팀=김대생 교육문화체육부 부국장, 강승남 정치부 차장, 자문=김병곤 도시계획박사(오사카대대학원졸업)

강승남 기자  stipool@hanmail.net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icon
"제민일보 네이버에서 본다"

도내 일간지 유일 뉴스스탠드 시행

My뉴스 설정방법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