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부터 피해극복까지 기록…방재연구 컨트롤타워 역할도

고베시,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 건립…자연재해 줄이기 해법 모색
교토 시민방재센터 등 '체험·교육' 위주 소규모 시설도 다수 운영
제주, 200억 투자 도민안전체험관 건립…외형보다 내실 우선돼야

일본은 기록과 기억, 체험을 통해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고 있다. 지진 등 자연재난을 예측하거나 막을 수는 없지만 기억과 기록, 체험과 교육을 통해 감재, 즉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많은 방재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 기념시설 탈피 방재 컨트롤타워로
고베시의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는 1995년 1월 17일 발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고베 대지진)이후 그날의 참상을 기억하고 향후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1995년 1월 17일을 잊지 않겠다'를 모토로 2002년 4월 건립됐다.

한신·이와지 대지진의 발생부터 피해극복과정까지 기록해 놓고 자연재해를 줄이기 위한 해답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재해의 경험과 교훈을 계승하고 방재와 감재 사회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시설이다. 건물안에는 전시자료와 지진 당시의 영상, 지진 재해 체험자의 체험담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재해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특히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는 단순한 기념 시설을 벗어나 방재연구와 방재전문가를 육성하면서 일본 재해·재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재해대책 행정대응, 응급피난대응, 정보대응, 지역경제대응 등 연구 분야도 10개에 달한다.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자 등을 연구원으로 채용해 방재전문가를 육성한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는 이재민과 시민, 자원봉사자 등과 협력 및 연계를 통해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경험과 교훈을 알기 쉽게 전시하고 있다. 센터 내에 전시된 20만 점의 전시물이 협력의 산물이다. 

특히 '기억의 벽'이라 명명한 이 공간에 전시된 전시물 모두는 일반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물품들로, 전시된 물품마다 번호를 부여해 스마트폰이나 PC에서 해당 번호를 누르면 영상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인간과 방재미래센터'에는 당시 사고를 겪은 이들의 경험담을 영상에 담아 생생한 체험기를 전하고 15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면서 센터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사고 당시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다. 외국 방문객을 위한 영어와 한국어가 가능한 자원봉사자도 많다.

시라이시 히데토시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 부센터장은 "고베대지진 이후 효고현을 비롯해 국가적으로 방재와 감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재해를 막거나 피할 수는 없지만 예측하고 대비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안전의식이 강하게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며 "재해가 언제 발생하질지 모르기 때문에 행정실무자 연구자, 시민, 기업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24시간 연계해 재난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자 등을 3~5년 임기로 채용해 재해정보 대응, 방재계획, 재해 복구 등의 방재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험 중심 소규모 시설 다수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일본 곳곳에는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를 체험하고 대비할 수 있는 시설이 다수 있다.

일본 오사카시에 있는 오사카시립 아베노 방재센터도 그 중 한 곳이다. 아베노 방재센터는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재앙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일본은 역사적인 자료를 분석해 앞으로 30년 안에 진도 8의 대지진이 일보 본토에서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100~200년 주기로 일본에서는 대지진이 발생하곤 했는데 단지 어느 곳에서 어떻게 발생할 지는 예측할 수 없을 뿐이라고 여기고 있다. 아베노 방재센터에서는 아직 일본에서 아직 경험한 적이 없는 진도 8의 지진을 체험할 수 있도록 체험코너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일본 교토시 시민방재센터는 시민들의 방재지식과 활동능력을 높이기 위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헤 2시간 30분 코스로 진행되는 시민 방재 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총 8종류다. 소요시간을 계산하여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건물의 1층에는 교토의 지진 및 각종 재해의 역사를 소개하는 영상체험관, 초속 32m 강풍을 체험하는 강풍체험관, 진도 4~7규모의 지진을 체험하고 지진발생시의 대피요령을 배우는 지진체험관, 호텔에서의 화재를 재현해 연기 속을 빠져나가는 피난체험관이 있다.

2층에는 화재 영상 모니터를 이용하여 실내 소화전으로 불을 끄는 법을 배우는 소화 훈련실, 응급처치체험과 주택용 화재 경보기 보급 계발 코너를 자유롭게 견학할 수 있는 생활안전코너, 상점이나 공공 주택 등 여러 가지 모형 건물에서 화재 대피 요령을 훈련하는 종합 훈련실과 침수된 지하공간을 체험하는 4D시어터 등이 있다. 

△제주에 안전체험관 건립
제주에도 재난안전 종합체험관인 '제주도안전체험관' 건립된다. 제주도안전체험관은 자연적·인위적 재난의 위험성 인식과 재해 사전 방지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도민과 관광객 일상생활 속의 위기대응 능력과 안전의식 함양시킬 수 있는 실제 재난상황이 연출된 재난안전 종합체험관이다.

총사업비 200억원을 투입,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4만6578㎡ 대지에 들어서는 연면적 5000㎡, 지하 1층·지상 3층의 교육연구시설(교육원)이다.

도는 도민안전체험관 건립을 통해 6년 이내에 모든 도민이 재난대비 안전체험 교육을 수료해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인명구조 능력을 키워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병곤 박사(도시계획)는 "도민안전체험관은 외형적 규모보다는 내실이 중요하다"며 "특히 관광객들을 유인할 수 있도록 해 제주에서 안전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특별취재반=김대생 교육문화체육부 부국장, 강승남 정치부 차장, 자문=김병곤 도시계획 박사(오사카대 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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