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제주 만들기 <3> 전주시

전주시는 열섬현상과 대기질 악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1000만그루 정원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전주시가 전주역광장-명주골사거리 구간에 조성한 가로숲길.

2026년까지 1150억원 투입 1000만그루 정원도시 조성
산림테마숲·미세먼지 저감숲 등 계획…TF팀 본격 가동
시민정원사 양성·나무족보 제작 등 시민 참여방안 마련 

전주시는 민관 협력을 통한 1000만그루 정원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열섬현상 등 기후변화와 대기질 악화에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특히 전주시는 행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 주도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쉽게 공원이나 쉼터를 찾아갈 수 있도록 생활권 주변에 다양한 형태의 녹지공간을 조성키로 했다. 또 시민정원사 양성 및 교육 등 전문인력을 활용한 도시숲 관리체계도 갖춰나가고 있다.

△도시개발로 대기질 악화

전주시 인구는 지난해 7월 기준 완산구 34만7876명, 덕진구 30만4076명, 외국인 7453명 등 65만9405명이다. 1980년 36만6997명, 1990년 51만7104명, 2000년 62만2238명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제주와 비슷한 상황이다. 

녹지면적은 산림과 도시공원 등 7112㏊로 전주시 전체면적 2만553㏊의 34.6%를 차지하고 있다. 

가로수는 285개 노선에 느티나무 1만8062그루, 은행나무 1만2476그루, 벚나무 7121그루, 이팝나무 9989그루, 단풍나무 6729그루, 회화나무 1805그루, 낙우송 1316그루, 기타 9034그루 등 6만6582그루다. 

전주시는 동고서저의 분지형인 지형적 특성으로 기압 흐름 정체와 도시개발에 따른 건축물 밀집으로 바람길 차단, 자동차 배기가스 등 인공열 증가, 대기질 악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잦은 열섬현상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시는 1인당 생활권 녹지면적이 2015년 기준 12.67㎡로 전국평균 9.91㎡보다 높지만 시민체감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활권 녹지는 실생활에서 쉽게 접근 또는 활용할 수 있는 도시림을 말한다. 

또 시민들의 숲 이용률도 높지 않아 1000만그루 정원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명품 숲·가로수길 조성 추진

전주시는 지난해 7월부터 오는 2026년까지 1000만그루 정원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총사업비 1150억원을 투입해 공공부문 650만그루, 민간부문 350만그루 등 1000만그루를 심는다는 구상이다. 

부문·분야별 목표는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녹색공간 확충,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명품 숲·가로수길 조성 등으로 정했다. 

사회적 약자층을 위한 나눔숲을 조성해 산림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학교부지를 활용한 명상숲을 조성해 생활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공공기관과 아파트 등에 설치된 담장을 없애 나무를 심거나 쉼터로 조성하기로 했다. 

건물 옥상 및 벽면 녹화를 통해 녹지공간을 최대한 확충하고,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보호수 및 노거수 주변을 마을 전통숲으로 복원할 예정이다.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명품 숲과 가로수길을 조성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주요도로 경관 개선을 위한 벚꽃길 조성, 열섬현상 완화 및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도시 바람길 숲 조성 등을 추진한다. 

이밖에도 산림테마숲, 미세먼지 저감숲, 시민의숲, 6대 명품호수 조성 등을 계획에 반영했다. 

전주시는 지난 1월 1000만그루 정원도시 조성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으며, 매월 1회 부서별 추진상황 점검 및 신규과제 발굴을 통해 사업을 보완해나가고 있다. 

△시민정원사 양성·조례 개정

전주시는 정원도시 조성에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시민참여 확대를 위한 지원조례를 개정해 나무족보 제작, 도시녹화 지원 확대, 시민정원사 양성 등을 역점 추진키로 했다. 

시민정원사 양성은 상반기 30명, 하반기 30명 등 연간 전주시민 60명을 정원사로 양성하는 계획으로 교육기관 선정후 위탁 운영키로 했다. 

또 잊혀진 공간찾기 사업을 통해 정원 조성부지를 발굴하고, 주민참여예산 사업 공모를 통해 시민참여 어울림 정원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푸른전주운동본부가 주관하는 시민헌수운동도 지속 추진한다. 나무나 성금 등을 받아 기부자 이름을 새긴 상징물이나 표찰 등을 설치키로 했다. 

행정 중심이 아닌 개인·단체·기업 등이 참여해 직접 심고 가꾸는 정원문화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취재팀=박훈석 편집상무.선임기자, 김경필 사회부장, 양경익 사회부 기자, 이은지 정치부 기자

김대현 전주시 천만그루나무심기단장 

"생물의 다양성을 복원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회복력 있는 도시를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김대현 전주시 천만그루나무심기단장은 "시민들이 어디든 걸어서 5분 안에 공원이나 쉼터에 갈 수 있도록 녹색 인프라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최근 열섬현상 등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발생 등 대기질 악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도시숲을 비롯한 녹지의 대대적인 확충이 필요하게 됐다"며 "숲이 있으면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이 3∼7도 낮고, 습도는 9∼23%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산림과학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시숲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도심과 비교해 각각 25.6%, 40.9% 낮다"며 도시숲 조성의 필요성을 밝혔다. 

김 단장은 "총괄기획가를 선임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1000만그루 정원도시 조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 실행해나갈 것"이라며 "도시 전체가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조경도시로 조성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나무를 심는 것보다 사후관리를 잘하는 것이 도시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민관 협력 및 시민공동체 등을 통해 생활주변 숲 관리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호수·공원 명품화 및 특색 있는 가로숲 조성을 통해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도시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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