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제주한라병원-제주근로자건강센터 공동기획 근로자의 LOHAS LIFE를 꿈꾸며 2. 제주권역외상센터

제주한라병원 제주권역외상센터

10만명당 사고손상 사망자 제주 60.3명으로 전국보다 높아
사고 등 중증외상환자 병원 도착 즉시 응급수술·치료 가능

지난 봄 제주시에서 업무차 서귀포시로 넘어가던 30대 J씨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빗길에 과속으로 달리다가 미끄러지면서 승용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났다. J씨는 119를 통해 가까운 서귀포 소재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도착 당시 J씨의 혈압은 유지됐으나 맥박수가 급증하는 증세를 보였다. 

해당 병원의 응급전문의는 이학적 검사상 복부내 출혈로 배안에 혈액이 고이는 혈복강이 의심된다고 진단하고 신속하게 권역외상센터 이송을 결정했다. 권역외상센터에도 환자의 상태 등에 관한 정보를 미리 알려줘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119와 의료진의 신속한 판단에도 불구하고 사고 발생후 1시간이라는 골든아워는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사전 연락을 받은 권역외상센터에는 외상팀이 상주하고 있으나 환자상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모든 외상 전담의와 마취과, 혈관 전문의 등에게 전원환자의 정보가 통보됐다.

권역외상센터로 도착한 환자상태는 얕은 기면 의식이었으며 혈압과 맥박은 110/46 mmHg, 90회/min으로 이완기 혈압이 낮았다. 외상팀은 즉각 대량 수혈 준비를 하면서 컴퓨터단층 촬영을 시행한 결과 환자의 비장과 좌측 신장의 고도 손상이 확인됐다. 그리고 환자의 혈압과 맥박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곧바로 수술하기로 하고 준비된 수술실로 이동했다.

다행히 긴급 수술 후 환자의 혈압과 맥박은 안정을 찾아갔고 수술 후 3일쯤 지나자 환자의 상태가 많이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었다. 그러나 복부 수술 후 걷는 것이 환자의 회복에 중요한 치료중의 하나였으나 환자는 동반된 요추 돌기 골절과 다발성 갈비뼈 골절로 침상 안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수술 후 일주일쯤 지날 무렵 유착성 장폐쇄증이 합병증으로 발생했다. 긴급 조치를 하고 경과를 관찰했으나 호전될 기미가 없어 재수술을 했다. 이후 환자 상태는 꾸준히 호전돼 입원 40여일만에 퇴원을 할 수 있었다. 

산업발전 중증외상환자 증가

중증외상은 교통사고, 추락사고 등 일반 응급실에서의 처치 범위를 넘어서는 다발성 골절, 출혈이 발생하는 외상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적절한 시간내에 제대로 처치를 받지 않으면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손상이다.

예부터 맹수에 의한 손상, 실족사고, 무기를 이용한 싸움 등 인류는 중증외상에 항상 시달려 왔다. 당시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었기에 대부분의 중증외상환자들은 사망에 이르렀다. 

20세기에 이르러 마취, 수술, 수혈, 항생제 등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런 중증외상환자들의 생존율이 높아지게 됐다. 하지만 동시에 산업혁명 이후 자동차, 중장비, 고층건물 등이 증가하며 고위력 (high energy)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중증외상환자들의 발생률도 높아졌다. 

특히 산업은 발전했으나 안전의식과 응급의료체계가 미숙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러한 중증외상환자들의 사망률은 높을 수밖에 없다. 뇌, 심장, 폐 같은 주요장기가 다치면 사고 즉시 사망에도 이를 수 있으며 치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영구적인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 외 장기라도 손상이 크거나 치료가 지연되면 과다 출혈, 영구적 장기 손상으로 사망 또는 심각한 장애를 입게 된다. 흉, 복강 내 출혈은 외부출혈이 안보이기에 심각하다고 인지되지 않아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외상전담 전문의·간호사 충원

중증외상 환자의 치료는 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같은 외과의사들 뿐만 아니라 마취과, 내과, 영상의학과 등 많은 분야의 전문의들과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이런 복잡한 손상을 총괄할 수 있는 외상외과 의사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외상센터는 이러한 의료진들이 있는 종합병원에 있어야 하며 특화된 인력과 시설이 필요하다. 

권역외상센터는 응급의료센터의 특수개념으로 중증의 외상 환자들이 병원 도착 즉시 응급수술과 치료할 수 있는 외상전용 수술실, 중환자실, 병실 및 외상전용 의료장비는 물론 외상세부전문의, 외상간호사, 코디네이터 등 외상전문 인력을 갖춘 센터를 말한다.

권역외상센터는 외상환자의 진료뿐만 아니라 외상의료에 관한 연구 및 외상의료 표준의 개발, 의료인 외상교육훈련, 대형 재해 대응 등 지역의료체계의 필수 요소로써의 역할이 있다.

제주도는 바다에 의해 육지에서 떨어져 있어 중증외상환자 발생 시 이송이 어려운 특징을 가진 지역이다. 

2016년 통계에 따르면 10만 명당 사고손상 사망자율은 전국은 55.2명인 반면 제주도는 60.3명이다. 총사망자 대비 손상사망자비는 전국이 10.1%인 반면 제주도는 10.7%이다. 

이렇게 지형적 특성, 높은 사망률 때문에 제주에서도 자체적인 권역외상센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제주한라병원은 2015년부터 임상과로 외상외과를 개소했으며 2016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됐다. 

이후 제주한라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증외상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320여명의 중증외상 환자들이 제주한라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는 현재 외상전담전문의 8명을 비롯한 관련 전문의들이 중증외상환자 치료를 위해 365일 24시간 대기하거나 진료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외상전담 전문의와 간호사를 충원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제주한라병원은 지난해 초부터 권역외상센터 개설을 위한 공사에 들어가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로, 오는 11월중 공식 개소할 계획이다. 한권 기자

■도움말=권오상 제주권역외상센터장

야간 교대작업 근로자 건강관리 주의

제주근로자건강센터 건강정보

산업 발전과 더불어 전기, 가스, 수도, 운수, 통신, 병원 등 24시간 서비스를 요구하는 직종이 늘어나면서 야간 교대작업 근로자가 증가하고 있다.

야간 교대작업은 근로자의 일정한 기일마다 근무시간이 달라지며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근무시간을 말한다. 

이러한 근로자는 야간 교대작업으로 인해 생체리듬의 교란이 발생해 수면의 질 저하, 만성피로, 유방암을 포함한 각종 암, 위장관계질환 등 여러 가지 건강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야간 교대작업 근로자의 직업건강을 위해 안전·보건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사업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 관리방안은 다음과 같다.

우선 야간작업을 할 때는 사업장 조도를 밝게 해야 한다. 야간 조도관리는 일반적으로 2500~9500lux(낮시간 빛 조도 1만lux)의 밝은 빛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작업장의 온도조절은 최고 27도가 넘지 않는 범위에서 주간작업 때보다 약 1도 정도 높여 주는 등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교대방향을 전진근무방식(시계방향 근무)로 채택해 피로를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  

연속 3일 이상의 야간작업은 가급적 자제하고, 상시 야간작업과 같은 고정적인 교대작업은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2교대 근무는 가급적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3조 3교대나 4조 3교대 근무가 바람직하다.

제주근로자건강센터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종합건강상담, 산업간호사의 뇌심혈관계질환 상담, 운동처방사와 물리치료사의 근골격계 상담, 전문상담사의 직무스트레스관리, 산업위생기사의 작업환경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도내 사업장 근로자라면 누구나 무료 이용할 수 있다.

건강상담문의=064-752-8961, 제주도 제주시 중앙로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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