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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제주형 뉴딜, 칸막이 허물고 '새 판'담론 서둘러야 산다포스트코로나, 제주 新100년 전략
고 미 기자
입력 2020-05-31 (일) 14:34:25 | 승인 2020-06-01 (월) 16:37:57 | 최종수정 2020-06-01 (일) 16:37:57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제주 경제 취약점 노출…'특정 산업군 편향 위험'비싼 교훈
경기 둔화 누적·정부 정책 적용 한계·동반성장 전략 등 과제 부상해
 IT·에너지·바이오 산업군 7%…지역 경제 주체 참여 메카니즘 필요

코로나19가 세상을 뒤집었다. 제주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제주 경제를 지탱했던 주력 산업들이 일제히 내상을 입고 흔들렸다. '더 큰'이라는 설정에 이제는 성장 보다는 안정이라는 해석을 앞 자리에 둬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불과 한 두달 사이, 먼 일 같았던 4차산업 혁명 등 변화 대응은 일상이 됐다. 그 안에서 제주는 과연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무엇으로 '내일'을 열어야 하는지 전망해 본다.

△ 하방 리스크 경고, 현실로

제주도정이 올해 설정한 제1과제는 '경제 회생'이다. 도민 사회의 최대 관심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주요 산업의 성적표는 낙제만 겨우 면하는 정도였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올 1월 '2019년 제주경제 평가 및 2020년 여건 점검'을 통해 지난해 제주 경제성장률을 0.5% 내외로 전망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이어진 고성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2018년과 비교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을 기대했다.

세부적으로 살필 때 마냥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구성비 73.7%)가 국내·외 관광객 증가로 확대됐을 뿐 건설업(〃 10.7%)과 농림어업(〃 10.2%)은 부진했다. 관광·건설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4.0%)도 약보합세에 그쳤다.

유입인구 확대, 국내·외 건설 투자 증가 등 2011년 이후 제주 지역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요인들이 이미 지난해부터 성장동력의 기능을 잃고 있는 상황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그래도 '해 볼 만 하다'고 전망했던 배경에는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가라앉았던 중국인 단체 관광 시장이 시진핑 중국 수석의 방한 여부에 따라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코로나19는 감염증이라는 위험 요인에 더해 제주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며 지역 경기를 한꺼번에 뒤집었다.

통계청의 1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올해 1∼3월 전국 소매판매(소비)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하는 사이 제주는 14.8%나 급락했다. 코로나19 지역 확산으로 힘들었던 대구(-9.9%)보다도 힘들었다. 경기에 민감한 산업군 특성은 회복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경고를 남겼다.

△ 높은 관광 산업 의존…회복 탄력성도 낮아

관광만 문제가 아니었다. 제주의 산업은 크게 감귤을 중심으로 한 1차산업(12%)과 건설·토목산업군(10%), IT·에너지·바이오 산업군이 7% 정도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관광과 연계한 사회서비스·소상공인 영역이다.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 쏠림 현상은 코로나19 충격에 힘없이 무너졌다. 관광객이 줄어들며 여행사와 호텔·렌터카 업계가 버티지 못하겠다고 손을 들기 시작했고 연계 산업군이 무너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지역 경제의 동력 역할을 하는 자금 경색과 고용 감소·축소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는가 하면 가계 자금 부족은 소비절벽으로 이어졌다.

메르스나 사스 등 유사한 충격을 경험했다고는 하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당장은 고용유지지원금이나 정책자금 투입으로 막고 있지만 진짜 위기는 상환 부담까지 얹은 '1년 뒤'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상황이 '코로나19'탓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은 제주본부는 '2020년 여건 점검'에서 관광여건 악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 가속을 하방 리스크로 지목했다. 도민들의 소비 여력 제약과 관련 기업의 채무부담 급증, 중국의 경기 둔화 등 국내·외 관광 여건 악화는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예견됐던 부분이다. 코로나19가 방아쇠가 됐을 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위기가 됐다.

△ 일상 회복부터 더딘 출발…긴 성장통 예고

제주도는 이미 지난 2018년 9월 청정 제주에 적합한 미래 산업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미래전략국을 만들었다. 동반성장과 빅데이터,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다양한 논의와 실험이 이뤄졌지만 뿌리를 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감염증 공황 상태와 함께 방역을 위한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등의 새로운 사회문화적 현상을 초래했던 코로나19가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복구 동력으로 활용한다는 복안 아래 비대면 의료서비스와 온라인 교육, 온라인 거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 혁명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경제, 시스템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다.

제주도는 현재 경제가 아닌 일상 회복에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현실적으로 제주가 가진 고유 자원으로 회생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무엇에 드라이브를 걸 것인지에 대한 담론도 만들지 못했다. 

특정 산업군 편향이 위험하다는 값비싼 교훈을 얻었지만 제주에 유리한 구조로 전환할 동력은 아직 없는 상태다. 전 세계가 리쇼어링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에도 제조업 환경에 한계가 있는 제주 입장에서는 지역 유치를 놓고도 셈법이 복잡해진다. 글로벌화에 대한 한계가 내수, 로컬 집중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되는 상황에서도 동반 성장산업에 힘을 나누기도, 그렇다고 민간기업 협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시스템을 작동하는 시간을 단축할 염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장 크고 오래 성장통을 겪어야 할 소상공인 등 골목상권 영역과 관광 등 서비스 산업은 비대면 서비스 대체나 실업에 따른 재취업은 어렵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단기 침체 상황에서는 다수의 소규모 사업에 골고루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코로나19 이전부터 위축된 제주 상황에서 일회성에 불과한 단기 투자로 큰 불을 잡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중요 산업군을 재설정이나 신규 산업 육성은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과제다.

당장 내일도 모르겠는데 내년이나 내후년, 10년 뒤, 30년 뒤, 100년 뒤를 어떻게 가늠할 수 있겠는가 라는 질문에 쉽게 답을 하기 어렵다.

노희섭 제주도 미래전략국장은 "포스트코로나는 무엇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와 패턴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도라는 큰 그림 아래 산업 구조를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담론을 만드는 것부터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돈을 쏟아붓는 정책보다는 제도 개선이나 규제 완화로 경쟁력 있는 산업군을 유입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제주가 살 수 있다"며 "산업이나 전략을 주도할 사람을 키우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정책의 연결과 미래전환준비위원회 등 대응 대세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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