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목이식-유라조생 명인 한중섭

당산비 확인하며 수분 공급
장마 후 수분 스트레스 줘야
적당 크기 감귤 생산도 중요
재배 목적에 따른 전정 필요
적정 이파리수 27~30매가량

한중섭 농가는 감귤나무 성목을 이식하고, 유라조생을 접목한 이후 타이벡을 설치해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면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한중섭 농가는 감귤나무 순 관리를 통해 뿌리를 좋게해 매년 해거리 현상 없이 일정한 물량의 감귤을 수확하고 있다. 한중섭 농가는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해서 장마철 이후 수분관리가 고품질 감귤 생산의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한중섭 농가가 전하는 타이벡 고품질 감귤 생산 비법을 들어본다.

△장마철 이후 수분 관리

올해 낙과가 3차, 4차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감귤은 생산량보다 맛이 좋아야 한다. 맛좋은 감귤은 소비자가 찾는다. 생산량을 줄이고, 늘리는 것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은 맛이다. 감귤 열매가 크는 시기에 산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더는 당이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산이 너무 떨어지면 감귤 맛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타이벡 감귤의 경우 수분을 공급할 때 당산비를 검사하면서 절수 하거나, 수분을 공급하는 것을 결정해야 한다. 고당도 감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마철이나 가을 태풍 등으로 인한 집중호우 때 빗물이 토양으로 흡수되는 것을 잘 막아야 한다. 많은 양의 수분이 토양에 공급되면 나무가 수분 스트레스를 받지 못하고, 당도를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분을 공급할 때는 조금씩 해야 한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공급하면 물이 토양으로 스며들지 않고,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장마철에 감귤 열매 크기를 목표하는 크기의 80% 이상 키워야 한다. 장마가 끝나면 감귤 나무에 수분 스트레스를 주고 당도를 올려야 한다. 수분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감귤 열매가 크지 않는다. 이때부터 감귤나무는 열매에 당을 축적한다. 장마철에 감귤 열매를 적과하고 키우지 않으면 소과 생산량이 많아질 수 있다. 소과 위주 생산을 목적으로 나무를 관리하면 나무가 힘들어 한다. 수세를 약화시키지 않고, 해거리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크기의 감귤 생산이 중요하다.

△전정 목적 설정 중요

봄, 여름, 가을 등 계절에 따라 실시하는 전정은 나무를 어떻게 키워야 지, 열매를 어떻게 맺히게 할 것인지, 나무를 키울 것인지 등에 따라 방향이 조금씩 달라진다. 맛좋은 감귤을 생산하려면 엽수를 확보하고 열매를 키워 당도를 높여야 한다. 이런 경우에 실시하는 전정은 순을 내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열매가 맺히지 않았다면 이파리나 나뭇가지를 제거해도 된다. 햇빛이 나무 사이에 골고루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정은 나무 상태와 과수원 상황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감귤은 이파리 하나당 감귤 3g정도 생산된다고 한다. 감귤 75g 기준으로 했을 때 이파리 25매 가량이면 되는 셈이다. 하지만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이파리 25매로는 어렵다. 이파리 27~30매 가량이 감귤 열매 하나를 키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착과량을 많이 하면 나무 뿌리가 영향을 받는다. 고접한 나무의 경우 착과량을 많이 했을 때 나무 힘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꽃이 많이 피면 나무가 쇠약해질 수 있다. 그래서 과다하게 꽃이 핀 나무는 꽃을 따내고 순을 키워 나무 힘을 키워줘야 한다. 꽃이 많이 핀다는 것은 나무가 에너지를 더 많이 쓴다는 것으로, 수세가 약해질 수 있는 조건이다. 유라조생은 특히 꽃이 많이 피는 성질을 갖고 있다. 나무 특성을 알아야 나무에 맞는 재배법을 도입해 고품질 감귤을 생산할 수 있다.

예비지 설정을 해야 한다. 여름 순에 착과시키면 해거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매년 열매를 수확할 것이냐, 격년 결실로 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거리 현상 없이 매년 수확하려면 이듬해에는 봄에 순이 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전정해야 한다. 전정은 다음해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올해 당장 전정을 하지 않아도 수확할 수 있지만, 해거리 현상 없이 매년 결실하기 위해서는 전정이 필요하다.

△환경변화 최소화

접목한 나무의 경우 녹화가 잘 안 된다는 농가가 있다. 녹화가 잘 안 되는 것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바람 피해 등으로도 성장이 멈출 수 있다. 바람뿐만 아니라, 제초제 피해, 칼슘 부족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본인 과수원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햇빛을 확보하기 위해 과수원 주변 방풍수를 제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방풍수를 한 번에 모두 제거하면 감귤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환경변화를 최소화해야 한다. 방풍수를 제거할 때는 가지부터 자르고, 조금씩 환경변화를 주면서 감귤 나무가 바람 저항성을 갖고 견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풍망 효과가 좋다. 바람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강한 바람이 직접 감귤 나무에 영향을 주는 것을 차단한다. 당도 측면에서도 방풍망을 설치하면 햇빛이 잘 들어서 좋다. 감귤 나무는 어릴 때 하나만 있는 것보다 주변에 나무가 있어야 좋다. 너무 밀식해서 식재해도 안되지만 적당한 나무가 있어야 감귤 나무 생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미래 농업 대비 필수

최근 젊은 농부들은 교육도 받고, 실험도 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 한국은 농촌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향후 20~30년 후에는 농업을 통해 부를 누리면서 살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감귤이 수입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나는 중국에서 감귤이 수입될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 중국에는 감귤에 치명적인 황룡병이 있다. 황룡병에 걸리면 감귤 나무는 끝난다. 중국 감귤을 수입했을 때 황룡병이 유입될 우려가 있다. 제주 감귤 산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황룡병 유입 우려를 무시하고 중국 감귤을 수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 농업은 자기가 연구 개발을 해야 한다. 그래야 도전도 할 수 있고, 성공하는 것이다. 성목이식 초기에는 주변에서 나무가 다 죽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해거리 현상 없이 매년 고품질 감귤을 생산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농사는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다. 같은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수익을 더 내야 한다. 교육받고, 공부해서 안다고 하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안된다. 실천하는 것에 머물지 말고 끊임 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식물은 저마다 특성이 있다. 감귤 나무 특성을 잘 파악해 나무에 맞는 재배법을 도입해야 한다. 나무 특성을 모르고 재배한다면 실패할 수 있다. 강사=한중섭 농가. 정리=윤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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