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칭찬주인공 - 구좌실버들색소폰봉사단

허승길 단장 재능기부로 시작
평균 65세 나이에도 젊은 열정
지역 행사·축제마다 연주 봉사

늦깍이로 배운 색소폰을 들고 봉사 현장을 누벼온 구좌실버들색소폰봉사단(단장 허승길)이 제민일보가 추진하는 'We Love(We♥)' 프로젝트 금주의 칭찬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구좌실버들색소폰봉사단은 지난 2016년 6월 창단한 이후 꾸준히 배움과 봉사의 길을 걸어왔다. 

봉사단의 시작은 서울에서 공직을 은퇴하고 제주에서 삶터를 새로 꾸린 허승길 단장이었다. 

전문 음악인은 아니지만 색소폰 강사 라이센스를 갖추고 수준급 연주가 가능했던 허 단장이 마을회관을 연습실 삼아 동네 어르신들에게 색소폰 강연 재능기부를 하면서 틀이 잡히기 시작했다.

봉사단의 이름은 '구좌실버들'로 정했다. '실버세대' 외에 '버드나무처럼 유연하게 살자'는 두가지 뜻을 담은 이름이다.

허승길 단장은 "은퇴 해녀를 비롯한 단원 20여명의 평균연령이 65세를 넘는 상황에서 악기를 배운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악보 보는 법부터 시작해 서두르지 않고 차곡차곡 연습량을 쌓아가다보니 이제는 두세곡 정도는 언제 어디서든 바로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단원들의 실력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구좌실버들색소폰봉사단은 창단 2년째에 제주시 주민자치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단원들은 혼자만의 연주에 안주하지 않고 곧바로 연주 봉사에 나섰다. 소외된 이웃을 위한 각종 행사와 보건소, 경로당, 지역 축제 등 지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마다 '안동역에서' '바위섬' '갈대의 순정'같은 친숙한 멜로디를 선물하며 감초 역할을 했다.

입소문을 탔는지 여기 저기서 연주 의뢰가 들어왔고, 상업적 프로그램만 아니면 어디든 악기와 음향장비를 들고 찾아갔다.

허 단장은 "올해 코로나19로 연습실 2곳이 닫히고 갈만한 행사도 없어져 아쉽지만 언제든 상황이 나아지기만 하면 단원들과 봉사 현장으로 가고 싶다"며 "은퇴할 나이에 들어서야 '악기 하나 쯤은 배우고 싶다'는 소망을 이룬 단원들과 더 큰 음악제 경연에 도전하는 꿈도 꾸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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