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지하수 보전·관리 혁신모델을 찾자
1.제주 물관리의 현주소 (6) 대체수자원 비중 제고 시급

수자원 시설용량 6억2800만㎥ 중 지하수 5억6800㎥ 차지
용천수 4700만㎥ 저수지 700만㎥에 불과 하수처리수 미미
비용 기술적 인식문제 등으로 대체수원 확장 한계 극복해야 

제주서부지역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가 조성한 한림읍 상대리 지향저수지.  김용현 기자
제주서부지역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가 조성한 한림읍 상대리 지향저수지. 김용현 기자

제주에서는 상대적으로 개발비용이 적게 들고, 청정한 물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마구잡이식으로 관정을 뚫어 지하수를 뽑아 썼다. 도는 지하수의 청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유지시키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제주도 수자원 공급체계의 고질적 문제인 지하수 의존도를 낮추면서 대체수원(水原)의 비중을 높여야 근본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체 수자원 90%는 지하수
지하수 보전·관리 비상제주지역 수자원 관리에 있어 가장 시급한 문제가 지하수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다양한 수원(水原)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지하수에 의존한다면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도내 수자원 시설용량은 연간 6억2800만㎥이며, 이중 지하수가 5억6800만㎥에 달하고 있다. 용천수는 4700만㎥에 불과하며, 저수지는 700만㎥에 빗물은 400만㎥이다.

제주지역 수자원별 실제공급 비중역시 지하수가 89%로 의존도가 매우 높고, 대체수자원은 11%에 불과하다. 

대체수자원별로는 자연적으로 샘솟는 물인 용천수가 7%이며, 저수지는 2%에 불과하고, 하수재처리수도 1%에 불과하다.

지하수 오남용과 도시화 면적증가로 빗물 함량 감소 등으로 2018년 조사된 도내 68곳의 관측정에서 측정된 지하수 수위는 평균 11.22m로 2003년 관측 이래 가장 낮았다.

제주지하수는 함유량도 떨어지면서 관리와 보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제주서부지역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가 조성한 한림읍 상대리 상대저수지. 김용현 기자
제주서부지역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가 조성한 한림읍 상대리 상대저수지. 김용현 기자

△물이용 시스템 개선 불구 지하수 의존
제주특별자치도는 수자원관리종합계획(2018~2022)을 통해 '제주형 수자원 관리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하수를 추가로 개발하는 것을 배제하고, 기존 관정 역시 현재 취수허가량의 75% 수준으로 낮춘다.

여기에 생활·농업용수 등 용도가 아닌 지역과 원수상태에 따라 '통합 물이용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대형 저류조 시설에 용천수, 빗물이용시설, 하수재처리수 등의 대체수자원을 저장해 용수공급시스템에 연계해 활용하는 등 지하수 의존도를 낮추는 사업도 추진한다. 

계획방향과 달리 현실에서는 용수공급시설과 운용시스템이 지하수 중심으로 구축되면서 실제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신규택지개발, 드림타워 등 대규모 관광지 조성 등 대규모 개발시 용수 공급대책으로 지하수 관정 추가개발 이외에는 대체수자원을 검토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제주도는 농업용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362억원을 투입해 제주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사업을 추진중이며 2024년까지 완료된다. 11개 대권역과 36개 소권역으로 나눠 추진되며, 총면적 3만 2755㏊에 신규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거나 보충하게 된다.

하지만 농업용수 광역화 사업을 위해 지하수 관정 58공이 추가로 개발해야 하고, 용천수 활용은 6곳에 그치고 있다.

도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지하수 의존도를 96%에서 84%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수도의 지하수 의존도가 75%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다.

△대체수자원 과감한 투자 필요
제주지역서 대체수자원 활용도가 극히 낮은 이유는 용천수의 경우 용출량이 일정하지 않아 계획적인 사용이 힘들고, 저수지는 갈수기에 수량이 부족한데다 녹조 등으로 수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빗물이용처리시설은 용량이 작고 지하수 저장하는 효과가 낮고, 하수 재처리수는 사용하기에 불안하다는 선입견이 많아 이용을 기피하고 있다. 염지하수 담수화는 지하수에 비해 생산단가가 높다. 

지속이용가능한 수자원 이용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하수 의존도를 낮춰 물순환의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체수자원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현재 드러난 대체수자원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다양한 대체수자원을 통합적으로 저장·이용해 불안정한 수량 문제를 극복하고, 필요시 정수처리를 통해 수질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지역 여건에 따라 5000t~1만t 규모의 대형 저류조를 중산간 일대에 설치하거나 마을 단위로 대형 저수조를 설치한 후 용수공급 시스템과 연계하는 것이다.

1단계(2020년까지) 용천수 및 빗물이용시설에 대한 지역별 확보 가능량을 산정하고, 하수재처리 시설 확충 타당성 검토 의견이 제시됐다. 

2단계(2025년까지)로 수질에 따라 '상수도계통-대체수자원', '농업용수-대체수자원'을 연계하고, 마을단위 대체수자원 시설 개발 및 공급기반시설을 구축한다.

농업용수 역시 지하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시설용량을 5000t급 이상으로 대형화해야 한다.시설하우스 밀집지역에 빗물이용시설을 집중화시키고, 대형저류조에 저장했다가 공동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광역수원 개발계획 중 관정개발 계획의 50%를 빗물이용시설로 대체하고, 용천수 13곳을 추가하면 지하수의존도를 줄이면서 대체수자원을 통해 1일 3만㎥이상 공급량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설치된 용수, 귀엄, 광령, 지향, 상댜  등의 농업용 저수지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수질정화 시설을 확충하고, 개수로(개방형 수로)를 관수로(관에 의해 폐쇄된 수로)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하수처리기술을 높인다는 전제하에 하수 재처리수 역시 농업용수로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훈석 선임기자ㆍ김용현ㆍ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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