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 2020 푸르고 깨끗한 제주 '청청(靑淸) 프로젝트'

'청정 제주'대한 도민 책임·책무 환기 목적
할 수 있는 일…지역사회 자발적 동참 유도
코로나19 민낯 해소, 기후변화 등 적응 모색

"내 차가 더러워 질까 봐 제주도에 버렸습니다/ 내 집에 냄새가 날까 봐 제주도에 버렸습니다/ 내 배낭이 무거워 질까봐 제주도에 버렸습니다/ 내 돈 드는 게 아까워 제주도에 버렸습니다/ 내 생각만으로 버려지고 있는 양심, 당신은 부끄럽지 않게 제주도를 청정 보물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벌써 10년도 더 전 나온 공익광고의 패러디다. 안타깝게도 오늘 제주의 모습이 그렇다. 제민일보는 올해 푸르고 깨끗한 제주 '청청(靑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더 이상 그런 제주는 안 된다는 사회적 책무와 행동하는 지성으로 지역사회와 호흡을 맞춘다.

△참여형 도민 문화 운동 불씨

코로나19 때문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생각하게 된 문제가 있다. 다름 아닌 쓰레기다. 코로나19 불안증으로 외출을 줄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가운데 쌓인 것들에 더해 책임을 떠넘기는 얌체 투기가 제주 섬을 병들게 하고 있다.

'쓰레기 하나 가지고'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제주에 살고 있'는 기본은 지켜야 한다.

제민일보의 2020 청청 프로젝트는 언제부턴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온 '청정'브랜드와 이를 지키기 위한 '청결'의 책임을 다시 생각하고 실천하는 '지역사회 참여형 도민 문화 운동'이다.

도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건강 생활 환경 조성을 목표로 올해 모두가 행복한 제주를 만들기 위한 첫 삽을 뜬다. 일회성 이벤트 행사가 아니라 '청정 제주'를 도민 자산으로 만드는 그날까지 호흡을 길게 가져갈 계획이다.

제민일보는 2013년부터 '존중'과 '칭찬'을 사회적 자본으로 키우는 'We Love'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금주의 칭찬주인공을 선정해 보도하고, 이웃들의 선행을 소개하고 칭찬 우수사례 공모전을 통해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끌었다. 칭찬 아카데미 등을 통해 인권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이어온 과정은 사회적 공기(公器)로 지역신문의 역할을 확인하는 사례로 꼽혀왔다.

앞서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해 국내 언론사에서 첫 손 꼽히는 대하기획 '제주해녀'는 나눔과 배려(게석)의 해녀 공동체 정신을 구체화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국가무형문화유산·국가어업유산 등재의 발판을 만들었는가 하면 특유의 생존력을 제주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울 것을 제안했다.

이번 청청 프로젝트는 지역 회복과 문화 분권의 기본 요소를 발굴해 공감을 이끌어낸 두 번의 과정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오늘의 약속'을 실현하는 과정으로 의미가 있다.

△시급한 환경 문제 '쓰레기 투기'

국가에 큰 일이 있을 때나 분기별로 지역사회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일련의 사업과는 분명히 선을 긋는다.

코로나19 이후의 삶이 그 전의 생활 패턴으로 다시 완벽하게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쓰레기 문제를 둘러싼 환경도 마찬가지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는 지금까지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해양 쓰레기를 연안으로 끌어왔다. 쓰레기 문제로 인한 사회 불평등과 이기심은 사회 갈등을 야기한다. 누리는 자와 책임지는 자의 골이 깊어질수록 해소를 위한 사회적 비용을 계속 투입해야 한다.

실제 제주도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0 제주의 사회지표'(도내 3000가구 대상, 8월4일~31일 사회조사·통계청 통계 기준)에서 도민들은 가장 시급한 환경문제로 '쓰레기 투기'(55.8%)를 꼽았다.

환경 보호를 위해 '재활용품 분리배출'(85.9%),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70.6%, 복수응답)를 실천하는 것과 달리 쓰레기 투기에 대한 책임은 모호하다.

코로나19 때문에 관광객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제주에서 발생한 전체 쓰레기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포장용 1회용품 비중은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살피지 못한 사이 야산이나 야적지 등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폐기물 처리 비용을 아끼기 위한 것이라 보기에는 내 집이나 주변이 지저분해지는 것이 싫은 이기심이 더 크게 느껴진다.

△함께 하면 크고 멀리 간다

이대로는 청정 제주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 외에 좁은 지역 사회 안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며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쓰레기'를 양산할 수도 있다.

'청청'이란 이름을 달고 내딛는 걸음은 자발적 동참을 바탕으로 한다. 한달 한번 '내 주변 쓰레기 없는 날'을 실천하고, 코로나19로 학습한 소규모·가족 단위 참여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 블루 등 사회 문제 해소를 위한 치유 장치를 가동한다.

처치 곤란 등의 이유로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대형 및 생활쓰레기의 실태를 살펴보고 리사이클링또는 업사이클링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도민에게 묻고, 맞춤형 그린 일자리 창출을 모색하는 작업도 모색한다.

분절적·형식적으로 운영되던 환경 정화 활동을 연간 단위 참여 프로그램으로 통합 운영하는 것으로 참여도와 만족도를 높이고 도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살펴보면 늘상 하고 또 했던 일이다. 함께 하는 것으로 시너지를 키우자는 움직임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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