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겨울철 기온 역대 최고
장마 49일째 지속·집중호우
8~9월 초 태풍 4개 영향 피해

지난해 제주는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따뜻했던 1월과 겨울철'로 기록된데다 여름 장마는 역대 '가장 빨리 시작돼 가장 길게 이어진 해'로 남는 등 기후변화 영향이 뚜렷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이 14일 발표한 '2020년 연 기후특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제주도 지난해 1월과 겨울철(2019년 12월~2020년 2월)은 1961년 이후 기온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1월 제주도 평균기온은 9.2도, 평균 최저기온 6.8도로 역대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월 평균 최고기온은 11.7도로 역대 두번째다.

지난 겨울철 제주도 평균기온은 9.6도, 최고기온은 12.6도, 최저기온은 6.8도로 역대 가장 따뜻했다.

기상청은 "시베리아 지역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자주 유입돼 고온현상이 나타나고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발달하지 못하면서 한반도로 찬 북서풍이 확산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봄철은 3월 기온(평균기온 11.9도)이 상위 2위를 기록할 만큼 높았으나 4월(평균기온 13.6도)은 쌀쌀했던 날이 많았고, 5월(평균기온 18.8도)에 다시 소폭 상승(상위 16위)하는 등 기온변동 폭이 컸다.

지난해 여름철 기온도 들쑥날쑥했다.

6월(평균기온 22.4도)에는 이른 폭염이 지속된 반면 7월(평균기온 23.8도)에는 선선한 날이 많았고, 8월(평균기온 28.4도)은 다시 기온이 올라 무더웠다. 

지난해 여름 제주 장마는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49일(평년 32일)째 이어지며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장마기간 강수일수는 29.5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1.7일에 한번꼴로 비가 내린 셈이다.

정체전선 영향으로 폭이 좁은 강한 강수대가 자주 형성돼 집중호우가 잦았다.

지난해 태풍은 23개가 발생했으며 이중 4개(제5호 장미,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 제10호 하이선)가 8~9월 초까지 제주도에 직간접적 영향을 줬다.

지난해 7월의 경우 1951년 우리나라 태풍 통계가 작성된 후 단 1개의 태풍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8월에는 3개의 태풍(제5호 장미,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이 발생했으며, 9월 초에도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잇따라 북상했다. 

여름·가을 태풍은 고수온역(29도 이상)을 통과하면서 강한 강도로 접근해 제주를 포함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며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한편 기상청은 제주시 지역은 1923년부터, 서귀포시 지역은 1961년부터 기상 관측을 해오고 있다. 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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