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를 이미 정한 청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이다. 특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것을 잘하는지 등을 충분히 탐색할 기회가 없었던 경우에는 진로를 선택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진로를 선택한다고 하면 흔히 '직업'이나 '직종'을 떠올리곤 하는데, 다른 관점을 제안해본다. '직무'와 '직무환경'이다.
'직무'는 직업상의 임무를 뜻하며, 동아리 활동을 예로 들면, '총무' 역할을 들 수 있다. 총무 역할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왠만하면 안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같은 직업을 갖더라도, 맡은 직무는 매우 다양할 수 있다. 나는 어떤 역할을 할 때 더 즐거운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직무는 어떤 것들이 있나?
두번째는 '직무 환경'이다. 동일한 역할을 하더라도, 어떤 환경에서 하는 것을 선호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동아리를 예로 들면, '총무'역할을 하더라도 '영화' 분야에서 하는 것을 더 좋아할 수도 있고, 주제와 상관없이, '수평적인 분위기'를 더 좋아할 수도 있다. 직무의 경우에도, 조직에서 일을 할 때, 자신이 맡은 역할은 동일해도, 젊은층이 많이 일하는 분위기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고, 큰 조직 보다는 작은 조직 환경을 더 좋아할 수도 있다.
자신이 희망하는 직무와 직무환경을 생각해보는 것이 진로를 생각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에, 제주도에서의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제주도내 기업에는 어떤 직무가 있는지, 직무 환경은 어떠한지 등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가 필요할 것이다.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기업가, 기업실무자, 창업자의 멘토 활동을 통해, 청년들이 자신이 희망하는 직무와 직무 환경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업토링 프로그램"이 기획되었다.
제주도의 후원으로 진행되는이 프로그램에서는 15명의 멘티가 각각 3명의 멘토를 한 번씩 만나서 "직무 탐색"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게 된다. 이번 멘토링 프로그램에는 독특한 절차가 있다. 멘티 한명 한명에 대해서 "사전 테이블"이 열리는데, 3명의 패널이 함께 1시간 동안 대화하는 자리이다. 이 대화의 내용에 근거하여 멘티에게 어울리는 멘토를 연결하게 된다.
업토링 프로그램에 직접 멘티로 참여할 수 있는 청년들은 소수이다. 많은 청년들이 알바, 학업, 취업준비를 하느라, 프로그램에 참여할 여유를 갖지 못한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청년 직무리포터" 제도이다. 업토링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나오게 되는 다양한 직무 관련 이야기들, 도내 기업을 취재하여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직무 관련 내용을 청년들이 기사로 작성하여, 실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려운 청년들도, 간접적으로나마 자신의 직무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하자는 것이다.
진로를 탐색한다는 것은, "나의 강점과 바람을 가지고 사회와 어떻게 만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이 고민을 매개로, 청년들과 도내 기업관련 분들이 만나고, 대화하고, 실마리를 찾아가는 대화의 장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