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위협받는 제주의 물, 보존 위한 실천] 2. 펑펑쓰는 지하수

지하수의 지속 이용 가능량
90% 이상 허가 여유량 없어

지하수 이용량 최근 58% ↑
과다 사용으로 해수 침투도

제주 지하수가 말라가고 있다.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으로 지속 이용 가능량의 90% 이상 퍼 올리면서 더는 지하수 개발 허가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하수 과다 사용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바닷물이 지하수로 유입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자료사진.
제주 지하수가 말라가고 있다.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으로 지속 이용 가능량의 90% 이상 퍼 올리면서 더는 지하수 개발 허가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하수 과다 사용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바닷물이 지하수로 유입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자료사진.

제주 지하수가 말라가고 있다.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으로 지속 이용 가능량의 90% 이상 퍼 올리면서 더는 지하수 개발 허가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금 이 상태가 몇 년만 이어지더라도 다음 세대가 아닌 현세대가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할 위기에 놓였다. 지하수 과다 사용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바닷물이 지하수로 유입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 제주 사람들이 물허벅으로 물을 나르며 아껴 썼던 '물 조냥' 정신이 절실하다.

△지하수 사용 못 할 수도
제주 지하수 이용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1일 평균 제주지역 지하수 이용량은 2012년 42만㎥, 2014년 55만2000㎥, 2016년 56만7000㎥, 2018년 66만2000㎥ 등으로 증가추세다.

6년만에 제주지역 1일 평균 지하수 이용량이 24만2000㎥(58%)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제주지역 지하수 이용량이 증가하는 것은 제주의 경우 대부분의 수자원을 지하수에 의존하다 보니 각종 개발과 인구 증가 등으로 물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빗물과 용천수 등 대체 수자원은 제주 지역 물 공급량의 2% 가량을 차지하는 등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대정과 한경, 애월 등 제주 서부지역의 경우 지하수 취수허가량이 지속이용 가능량을 최대 3배까지 넘긴 상태다.

밭작물 재배 과정에서 농업용수를 지하수로 공급하다 보니 지하수 사용량이 급증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으로 지하수가 말라가다 보니 지난 2013년과 2017년 제주지역에 가뭄이 지속할 때 제주 서부지역의 경우 바닷물이 지하수로 흘러드는 해수 침투 현상이 발생해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계에 도달한 지하수 개발 허가량
지난해 말 기준 월평균 지하수 취수 허가량은 생활용 2162만8000t, 농어업용 2666만7000t, 공업용 65만7000t, 먹는샘물 14만1000t 등 모두 4909만3000t이다.

월평균 제주 지역 지하수의 지속 이용가능량이 5435만4000t인 것을 감안하면 지하수 취수 허가량 4909만3000t은 지속 이용가능량의 90.3%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특히 염지하수 허가량은 담지하수 허가량의 5배 가량으로, 염지하수의 무분별 사용이 제주 전체 지하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평균 염지하수 개발 허가량은 생활용 88만1000t, 공업용 36만3000t, 농어업용 2억4461만5000t 등 모두 2억4585만9000t이다.

월평균 염지하수 개발 허가량 2억4585만9000t은 월평균 담지하수 개발 허가량 4909만3000t의 5배 수준이다.

제주에서 월평균 담지하수를 이용하는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생활용 1177만6000t, 공업용 15만t, 농업용 767만1000t 가량이다.

제주지역은 생활용수인 상수도와 농업용수로 구분해 수원을 개발·공급하는 등 공공용수 공급 체계가 이원화되면서 효율적인 수자원 사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특정 지역에 상수도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해당 지역에는 농업용 지하수만 개발이 허가돼 상수도를 공급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하수 의존도를 줄여 미래세대도 제주 생명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마련과 함께 도민들의 물 절약 실천이 요구되고 있다. 윤주형 기자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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