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숲 속의 제주 만들기] 4. 도시바람길숲

도심 자투리 공간까지 활용한 도시숲 조성 사업 박차
도시 내·외곽 도시 숲 기능 강화 위한 도시바람길 숲
녹지 공간 활용 미세먼지 저감 및 열섬화 현상 예방
깨끗한 숲 공기 도시로 보내는 천연 공기청정기 역할

제주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청정지역이다. '청정'은 제주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자동차 증가와 도시면적 확대 등으로 대기환경이 위협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현상에 건축물과 아스팔트 도로 등이 늘어나면서 도심 열섬현상도 청정 제주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정 제주 이미지 훼손을 막는 것은 물론 제주 도민에게 쾌적한 삶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나무 심기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제주도가 500만 그루 나무 심기와 도시 숲 조성 등 각종 '그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행정 위주로만 추진하는 사업에는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청정 제주를 유지하고, 쾌적한 삶의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나무 심기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녹지 조성 등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기후변화 영향 불가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주지역은 전국에서 공기가 맑은 청정지역으로 불렸다. 하지만 인구 및 자동차 증가, 도시면적 확대 등으로 대기오염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전국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미세먼지 위협과 폭염일수 증가 등 기후변화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제주지역 기후변화는 환경부가 공개한 폭염 위험도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환경부는 전국 자치단체 229곳을 대상으로 기상청의 기후 전망 시나리오를 활용해 2021∼2030년 폭염 위험도를 5단계로 평가한 결과를 지난 2019년 8월 공개했다.

폭염은 일반적으로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일 때를 의미한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2일 넘게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된다.

환경부는 폭염 위험도 결과를 통해 정부의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상당히 실현되더라도 2021∼2030년 우리나라 폭염 위험도는 2001∼2010년 대비 많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염 위험도가 '매우 높음' 지역은 19곳에서 48곳으로, '높음' 지역은 50곳에서 78곳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낮음' 지역은 64곳에서 32곳, '매우 낮음' 지역은 16곳에서 6곳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 '매우 높음' 지역은 19곳에서 72곳, '높음' 지역은 50곳에서 73곳으로 급증하며, '낮음' 지역은 64곳에서 19곳, '매우 낮음' 지역은 16곳에서 1곳으로 급감할 것으로 관측됐다.

제주지역도 2001∼2010년에는 '보통' 지역이지만 2021∼2030년에는 '높음' 또는 '매우 높음'에 포함될 것으로 환경부는 전망했다.

△녹색 바람을 도시로
산림청이 발표한 전국 도시림 현황 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도시림은 2011년 말 현재 8만4668㏊에서 2019년 말 현재 4만2229㏊로 4만2439㏊(50.1%) 줄었다.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건축물이 늘어나면서 자연녹지 등이 감소해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도는 도시 숲, 학교 숲, 500만 그루 나무 심기 등 건물 숲을 이룬 도시 지역을 녹색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도시 지역을 벗어나면 한라산과 오름 등 녹지 공간이 넓은 제주의 특성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한라산과 오름 등 녹지공간과 도시를 연결해 도시에서 발생하는 자동차 매연 등으로 인한 미세먼지를 숲이 흡수하고, 숲에서 발생하는 깨끗한 공기를 도시로 보내는 등 제주 산림 자원을 '천연 공기청정기'로 활용하기 위한 시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분산된 도시 숲 연결 통한 효과
제주도는 도시 내·외곽 도시 숲 기능을 강화하고, 분산된 도시 숲을 연결하는 '그린 네트워크'인 도시바람길숲을 조성하고 있다.

도시바람길숲은 숲을 활용한 미세먼지 저감 및 도시 열섬화 현상을 예방해 쾌적한 녹색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이다.

제주도는 미세먼지 저감·폭염 완화 기능 강화, 경관개선, 공간 활용성을 고려한 디자인 및 수종 선택을 통한 도시 숲 품질 향상 등을 도시바람길숲 조성 방향으로 설정했다.

또한 도는 지역적 특성에 적합한 목적형 도시 숲 신규사업 및 도시 숲을 확대하기 위해 제주 실정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는 도시바람길숲을 통해 도시 내·외곽 도시 숲의 기능을 강화하고, 기존에 조성했지만 분산된 도시 숲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녹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숲을 활용한 미세먼지 흡착·흡수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도시바람길숲을 설계하고, 2~3년 차부터는 시공한다는 방침이다.

총 사업비는 국비 100억원, 지방비 100억원 등 200억원을 투입한다.

도는 지난해 제주시와 서귀포시 도시바람길숲 조성 설계를 추진했고, 올해부터 도시바람길숲 조성 1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2차 사업을 진행하고,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을 마무리해 도시 지역에 흩어졌던 도시 숲을 연결해 미세먼지 및 열섬현상 저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서귀포시가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서귀포 지역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전년보다 미세먼지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도시 숲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이 대기환경 개선에도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윤주형·한권·박시영·고은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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