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방'에 산다<5>경상남도 함양군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귀농 정착 지원
인구 감소 등 침체된 농촌지역 경제 활력
창업·전문·현장실습 등 다양한 교육 제공

함양군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전경.
함양군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전경.

누구나 한 번 쯤은 도시 속에서의 삶을 떠나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자연환경이 좋은 곳으로의 귀농·귀촌을 꿈꾼다. '지방소멸' '인구 절벽' 같은 단어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도 예외는 아니다. 경상남도 함양군에서는 인구 감소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귀농인 지원사업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제민일보가 지방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귀농'에 대해 살펴봤다.

△높아지는 정착율

경상남도 함양군 농업기술센터는 국비 40억원, 도비 12억원, 군비 28억원 등 모두 80억원의 조성사업비를 지원받아 지난 2018년부터 함양읍 이은리 일원에서 경남 최초로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는 예비 농업인의 귀농 실행단계에 대한 두려움 해소와 안정적 정착 유도, 신규 농업인력 유입으로 침체된 농촌지역 경제 활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함양군 농업기술센터는 3월부터 11월까지 매년 1억9300만원을 들여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신청 자격은 도시지역(읍·면 제외)에서 1년 이상 거주한 만 65세 이하 도시민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매년 30세대를 모집하고 있다. 월 임대료는 15평형(약 49.5㎡) 19만2000원(보증금 57만6000원), 20평형(약 66.1㎡) 25만5000원(보증금 76만5000원)이다.

입교한 세대는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운영 기간 동안 영농 기초교육, 영농정보, 농업기술, 행정지도 등 다양한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함양군 농업기술센터는 하우스 2동과 야외 텃밭 등을 조성해 전문강사 초청 기초역량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또 센터 입교 세대와 타지역의 선도농가를 방문해 성공사례나 어려웠던 점 등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은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운영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를 수료한 입교 세대의 정착율을 조사한 결과 센터가 처음 운영된 2018년 제1기 입교 세대 정착율은 63%(정착 19, 미정착 11)로 아쉬운 수치를 보였지만 2019년 제2기 입교 세대 정착률이 70%(정착 21, 미정착 9)로 높아지더니 지난해 제3기 입교 세대의 정착율은 90%(정착 27, 미정착 3)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현재 제4기에는 서울, 부산, 경기, 경북, 울산, 전북 등 다양한 지역에서 귀농한 30세대가 입교한 상태로, 오는 30일까지 귀농·귀촌 관련 교육을 받게 된다.

△풍성한 귀농인 지원사업

함양군은 725㎡(경남의 6.9%) 면적으로 올해 1월말 기준 인구 2만751세대 3만9431명(남 1만9027명, 여 2만404명)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귀농인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귀농·귀촌 지원사업에는 홈스테이 지원사업,  코디네이터 지원사업, 귀농인 영농정착 지원사업, 귀농인의 집 등이 있다.

홈스테이 지원사업은 함양군 (예비)귀농인, 함양군 전입 5년 이내 귀농귀촌인을 대상으로 임시 체류 주거공간 알선과 숙박비 일부를 지원한다.

코디네이터 지원사업은 귀농인과 농가의 분야별 1대 1 맞춤식 상담을 제공한다. 지원대상은 함양군 (예비)귀농인, 함양군 전입 5년 이내 귀농귀촌인이다.

귀농인 영농정착 지원사업은 만 65세 미만, 귀농 후 5년 이내 실제 영농종사자를 대상으로 1·2회차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1회차에서는 경종농업 및 축산분야 영농 시설 확충, 개보수 등이 이뤄지며 농가당 400만원이 지원된다. 2회차에서는 종자, 묘목, 농기계 등 영농자재 구입을 위해 농가당 100만원이 지급된다.

귀농인의 집은 함양군 (예비)귀농인, 함양군 전입 5년 이내 귀농귀촌인을 대상으로 하며 함양군 귀촌을 준비하는 귀농인이 1~6개월(1회 연장 가능) 동안 머물면서 정착을 준비할 수 있도록 주거시설을 임대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함양군은 귀농인들을 위해 이 밖에도 신규 귀농인 휴경농지 정비 지원사업, 귀농인 안정정착 지원사업, 귀농인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사업, 귀농인 유치 빈집 리모델링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박희철 함양군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담당 계장.
박희철 함양군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담당 계장.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도시와 시골의 정서 차이 극복이 중요하다"

박희철 함양군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담당 계장은 지방소멸, 인구감소 위기 속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문화와 정서 차이 극복'을 꼽았다.

박 계장은 "처음 귀농하신 분들을 보면 정서의 차이로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며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찌들었던 삶에서 벗어나 조용히 살고 싶은 생각에 시골에 혼자 집을 짓고 사는 경우가 많지만 시골에 와서도 지역주민들과 벽을 허물고 함께 어울리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혼자 떨어져 살면 아무래도 주민들과도 점점 멀어지고 서로 간에 거리감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시골은 공동체 문화이기 때문에 귀농인들도 마을 행사에 참여하는 등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귀농인들의 정착과 관련해서 가장 큰 문제가 주거"라며 "매년 새로운 사람들이 농촌지역으로 들어와서 정착하는 건 큰 도움이 되는 만큼 다양한 지원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 계장은 제주지역 귀농·귀촌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를 '내륙과 섬의 문화 차이 극복'으로 봤다.

박 계장은 "제주도 하면 처음에 환상을 가지고 갔다가 점점 지나다보면 다른 부분에서 실망감을 느끼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며 "내륙과 섬의 문화 차이를 극복해 나가면 좋은 귀농·귀촌 사례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 연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취재팀=김봉철 부장, 이은지·김재연·김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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