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ㆍ제주특별자치도 공동기획
5. 해지음영농조합법인(하)

이기홍 대표, 친환경 현대적 돈사 구축 시대적 숙명
양돈농가, 냄새저감 초기투자 물론 지속적 관리 중요
제주지역 상황 맞는 최적 양돈모델 찾는데 도움 기대

지난달 22일 제주지역 양돈업계와 관련 단체, 제주도·서귀포시 축산부서 공무원들이 경북 고령군 해지음 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양돈장을 방문해 악취저감 및 축산처리 시스템을 직접 관찰하며 벤치마킹 하고 있다.  김용현 기자
지난달 22일 제주지역 양돈업계와 관련 단체, 제주도·서귀포시 축산부서 공무원들이 경북 고령군 해지음 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양돈장을 방문해 악취저감 및 축산처리 시스템을 직접 관찰하며 벤치마킹 하고 있다.  김용현 기자

지난달 22일 제주도·서귀포시 축산부서와 도내 양돈업계·단체와 함께 축산악취해결 모범 사례를 답사하기 위해 경북 고령군 '해지음영농조합법인(대표 이기홍)'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행정과 함께 도내 주요 양돈농가 대표와 직원들이 참석해 악취저감 및 축산분뇨처리 방법 등을 확인하며, 자신의 농장에 적용할 방법을 함께 연구하는 계기가 됐다.

△액비자연순환 필요 강조
도내 10여곳의 양돈농가를 비롯해 제주도·서귀포시 축산담당부서와 한돈협회, 양돈농협 등도 함께 경북 고령군 '해지음영농조합법인'을 찾았다.

특히 이기홍 대표는 도내 양돈농가 및 제주도·서귀포시청, 양돈관련 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양돈산업을 비롯한 축산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가축분뇨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가축분뇨처리의 핵심 역할을 친환경 자연순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학비료를 줄이고 가축분뇨 액비·퇴비의 가치를 높여 농업과 축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며 "양돈(축산)농가의 자구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정책의 틀을 전환해 나갈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과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가축분뇨처리와 냄새 걱정 없이 지역주민,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환영받는 양돈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정책이 바로 서고, 양돈현장에 대한 인식만 바뀔 수 있다면 양돈산업은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액비 순환시스템을 도입하면 충분히 축산악취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해지음이 직접 운영하는 양돈장은 암모니아·황화수소 농도를 보여주는 전광판에 각각 3.85ppm과 0.15ppm으로 표시됐다. 이는 암모니아·황화수소의 권고수치인 각각 20ppm, 0.5ppm 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해지음 농장에선 해당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이 불쾌감을 느끼는 '악취'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액비 순환시스템은 돈사 슬러리피트의 분뇨가 저장조로 자동으로 흘러가도록 구조를 갖추고, 저장조에서 발효된 액비를 다시 슬러리피트로 흘려보내 순환시키는 방식이다"며 "저장조에 액비가 일정량 차면 인근 지역주민 농지에 살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슬러리피트 안에 오래 쌓인 분뇨가 썩으면서 암모니아 가스가 발생하고 축산냄새가 나는 것이다"며 "미생물이 함유된 액비를 매일 2차례씩 슬러리피트로 순환시킴으로써 분뇨가 썩는 것을 막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축산악취 해결은 양돈산업의 시대적 흐름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책이 추진될 때 양돈농가들이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축산냄새를 해결하면 양돈농장 생산성도 좋아지기 때문에 손해 보는 투자는 아니며,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지음 한 농장의 경우 1700마리 규모의 육성돈사가 4회전 생산되는 동안 폐사 돼지마릿수는 단 6마리에 불과, 일반적으로 폐사율이 10%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도내 양돈업계와 담당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방문단이 이날 경북 고령군 해지음 영농조합법인 본사에서 이기홍 대표가 진행한 축산악취 저감 및 축산분뇨 처리 기술과 노하우 교육을 받고 있다.
도내 양돈업계와 담당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방문단이 이날 경북 고령군 해지음 영농조합법인 본사에서 이기홍 대표가 진행한 축산악취 저감 및 축산분뇨 처리 기술과 노하우 교육을 받고 있다.  김용현 기자

△아는 것보다 실천 중요
현장을 방문한 제주대표단들은 해지음영농조합법인 본사에서 이 대표의 교육을 받은 이후 고령군내 3개 양돈장을 직접 시찰하며 실질적인 대안을 찾는데 주력했다.

원수에서도 냄새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해지음의 가축분뇨 액비순환시스템과 안개분무시스템, 용존산소량을 높여 돼지 분뇨의 분해를 활성화, 냄새 발생자체를 줄여주는 라디칼시스템 등을 직접 관찰했다.

특히 기존 노후된 돈사를 리모델링한 후 초현대식인 무창돈사로 탈바꿈해 악취발생을 최대한 억제한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현장을 방문한 제주지역 양돈업계 관계자들은 "미생물 활용, 액비순환시스템, 무창돈사 등에 악취저감 및 축산분뇨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내용도 알고 있었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어렵다"며 "비용적인 문제와 시스템 도입후 가동·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양돈산업이 지속발전하기 위해서는 축산악취와 분뇨처리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이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며 "해지음 사례가 제주에서 100% 적용하는데 현실적은 문젝가 있을 수 있겠지만 도내 상황에 맞는 최적의 모델을 찾는데 도움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주지역은 도시화 진행속도가 빨라지고, 펜션 등 휴양형 숙박업체와 타운하우스 등이 폭넓게 조성되면서 점차 도내 양돈장 주변까지 확산되고 있다.

결국 축산악취 문제와 민원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어 양돈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며 사회전체적인 문제로 커질 우려를 낳고 있다. 양돈농가는 물론 행정과 지역사회가 축산악취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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