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방에 산다 6.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

마을 주민 하나의 목표로 똘똘 뭉쳐…다양한 사업 추진
일자리 창출 등 효과…교육·재능 기부 등 호응도 잇따라
도시재생 계획 제안 원도심 활성화 기여…모범 사례 인정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의 뮤지컬단 활동모습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의 뮤지컬단 활동모습

제주 공동체의 근간은 '마을'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 급격한 도시화 등으로 공동체 문화가 옅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시대의 흐름 속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모여 한뜻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펼치는 사례도 드물다. 각자의 생업으로 인해 바쁜 현대에 생산적인 활동으로 성과를 이루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우리'가 있는 공간을 서로 잇고 연대하면서 '살고 싶은 마을'로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은 곳곳에서 살펴볼수있다. 제민일보는 도시재생을 위한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도내 대표적인 사회적 협동조합인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과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 사업 등 사례를 살펴본다.

△온 마을이 교실

교육은 학교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닌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이뤄지는 광범위한 행동이다. '마을이 곧 학교' 라는 개념의 의미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제주에서도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삶의 울타리인 마을 전체를 학교로 교육공동체를 이루고 '살고 싶은 마을'을 조성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애월교육협동조합 이음(이사장 안재홍, 이하 이음)은 지난 2017년 마을 내 교육에 관심이 많은 5개 가족이 모여 시작돼 현재 애월 지역 100여 가족이 준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당초 남읍리사무소 공간을 빌려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했지만 지난 2017년 12월 제주지역균형발전지원센터 지원을 받아 공간을 마련했다. 이후 조합원 70여명의 자발적인 도움으로 출자금을 모아 2층에 도서관을 갖추면서 '학교 밖 또 다른 교실'을 조성하게 됐다.

이곳에서 이음은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우쿠렐레 교실, 캘리그래피 교육 등의 프로그램부터 요가, 기타 등 교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 프로그램 일환으로 한국무용과 가야금, 뮤지컬 등 학생들이 비교적 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도 개설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이음은 지역 내 납읍초등학교와 애월초등학교, 애월중학교와 협력해 기자단 활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집해 '꿈꾸는 마을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꿈꾸는 마을기자단은 1년에 3~4회 부정기적으로 청소년의 시각으로 삶의 터전을 바라보고 만든 '애월마을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약 2000부를 학교와 지역 내 24개 마을에 배포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돕고 있다.

애월 지역 초등학생 25명으로 구성된 이음뮤지컬단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창립 이후 탐라문화제를 비롯해 도내 세월호 기억공간 개관식과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 등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올해는 '피리부는 사나이' 뮤지컬을 각색해 연말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무대에 오르기 위한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이외에도 납읍초등학교와 공동으로 중창단을 구성해 지난해부터 운영, 관객 앞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이음은 지역 청소년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조합과 지역주민, 학교가 뜻을 모아 조력자가 되어주면서 '마을이 곧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발돋움하고 있다.

△주민주도 경험·사례 적용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송창윤)은 주민주도의 다양한 경험과 사례를 도시재생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적용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모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은 2016년 제주시 일도2동 주민들이 '나눔과 협동을 통해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든다'는 하나의 목표로 똘똘 뭉쳤다.

이들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다양한 생활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가 하면 도시재생 사업에서도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선 2018년 신산머루 지역의 도시재생 사업계획 수립 시 주민주도 사업이 사례로 제안되면서 2019년까지 주민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두문이 지역 도시재생 예비사업 계획 수립에도 참여했으며 올해 역시 같은 지역 도시재생 계획 기본구상, 주민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위탁받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마을 내 중장년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도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의 '늘솜창작소'는 중장년 여성을 중심으로 염색, 재봉 등의 수익사업은 물론 여성공동체 창업지원과 교육, 컨설팅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상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포스트아일랜드'와 '디자인공장'을 열어 취약계층 여성들의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등 원도심 활성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은 2019년 공동체 우수사례발표 한마당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마을 공동체의 모범적인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주민 역량 강화 민관 협력해야"

송창윤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도시재생은 모두가 안고 가야 할 '공공의 사업'이기 때문에 민관이 협력해야 하는 전제 조건을 갖고 주민들의 역량 강화가 함께 이뤄지는 것은 물론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하다"

송창윤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제주 도시재생과 관련해 지역사회에 이같이 제안했다.

 

송창윤 이사장은 "일자리 부족과 인구 감소, 쇠퇴한 마을,  인구 고령화 가속 등은 지역의 모든 원도심이 안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라면서 "이는 어느 똑똑한 한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시의 쇠퇴는 계속되고, 그 지역은 점차 넓어질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길게 끌고 가야 할 과제"라며 "도시재생에 쏟고 있는 예산이 적지 않기 때문에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행정의 전문화도 필요하다. 도시재생에 대한 전문가를 두고 일관성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 이사장은 또한 "여성과, 중·장년층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일자리 발굴이 필요하다"며 "나이가 들수록 거주지를 이동하기 힘든 부분도 분명히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를 더 좋게 조성하자는 연대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도 지역 주민 역량 강화 교육을 거친 참여자들이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이 경험과 사례를 토대로 정책과 사업을 제안하고 만들어가는 역할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며 "조합의 사례가 좋은 예시로 남아 다른 지역에 전파시켜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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