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섭 성목이식-유라조생 명인]
충실한 꽃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착과율 높아야 열매 솎기로 관리
나무관리 위해 예비지 확보 필수
봄철 병·해충 예방 및 방제 철저
농한기 없이 1년 내내 관리해야
한중섭 명인은 2009년 성목이식 사업에 참여한 이후 유라조생을 접목하고 최고 품질 감귤을 생산하는 표준과원 모델 농장을 조성해 고품질 감귤 재배법을 농가에 전수하고 있다. 매년 해거리 현상 없이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면서 고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한중섭 명인은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해서는 연중 나무 영양 상태 및 토양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충실한 꽃 확보와 예비지 설정, 새순 발아율 높이기 등 나무 성향에 따른 세심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중섭 명인이 지난 4월 19일 교육한 성목이식-유라조생 고품질 생산 비법을 들어본다.
△해거리 현상 예방 '예비지 설정'
제주도 전체적으로 보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꽃이 조금 덜 핀 것으로 판단한다.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예년보다 조금 일렀다. 목련은 2월 온도가 낮다 보니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조금 늦었다. 하지만 올해 목련은 짧은 시간에 만개했다. 그전에는 목련 만개 시기가 1주일 정도였었는데 올해는 동시에 개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3월 온도가 높았다는 것으로 보인다. 3월 온도가 높다가 4월 가뭄이 이어지다 보니 새순 발아 기간이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출뢰하고 중기, 말기까지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예비지 설정은 격년 결실을 하는 해거리 현상을 예방하고, 당도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4월에 예비지를 확보해서 튼튼한 새순을 받아야 한다. 유라조생은 꽃을 많이 피우는 성향을 보인다. 새순 발아 등 성장도 동시에 이뤄져야 나무가 튼튼하고 고품질 감귤을 생산할 수 있다.
꽃이 많이 핀 나무는 예비지를 설정해야 한다. 하지만 꽃이 많지 않은 나무는 예비지 설정을 하지 못한다. 예비지를 설정할 때는 절단하면서 꽃과 이파리를 훑어야 한다. 그래야 순이 나온다. 가지가 길고, 약하면 순도 약하다. 또 이런 가지는 순이 나올 때 꽃도 같이 나온다.
나무를 보면서 예비지를 설정해야 한다. 예비지를 설정하면 5월 순보다 조금 늦은 순이 나온다. 꽃이 너무 많으면 순이 제대로 발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꽃과 순을 훑어내는 방법으로 예비지를 설정하는 것이다.
나무가 크고 꽃이 많은 나무일수록 예비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예비지 설정은 백화기 전에 해야 한다. 출뢰하고 1주일부터 꽃눈이 보이기 시작할 때가 예비지 설정 시기다. 통상적으로 4월 10~15일이 적당하다.
순을 약하게 받으면 꽃이 너무 많이 온다. 꽃이 너무 많이 오면 나무가 쇠약해진다. 나무를 강하게 해야 한다. 온주 계통은 나무 수세를 중약으로 관리하라고 하지만, 극조생 계통은 강하게 해도 꽃이 많다. 상단부에는 여름 순을 내야 나중에는 열매가 많이 달린다. 거름 많이 공급하는 것보다 새순을 많이 내는 것이 관건이다.
△영양 관리 및 병해충 예방
충실한 꽃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영양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착과율이 어느 정도 돼야 열매솎기하더라도 고품질 감귤을 생산할 수 있다. 착과량이 너무 적으면 열매솎기할 열매가 없어 품질관리가 쉽지 않다.
착과량이 없을 때는 대과 위주로만 열매를 솎아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한 영양 관리를 통해 충실한 꽃을 많이 확보하고, 착과율을 높여야 한다. 이후에는 열매솎기 등을 통해 품질을 관리하면 된다.
감귤꽃이 20~30% 가량 개화하는 시점에는 병해충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총채 피해를 보았던 과수원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총채피해를 받으면 비상품률이 높아진다. 기계유제를 살포하면 나무가 쇠약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기계유제를 살포하면 나무의 호흡 작용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계유제를 살포하지 않으면 응애를 방제하기 어렵다. 나무가 힘이 없고 쇠약하다면 기계유제 대신 다른 약제를 사용하거나, 기계유제 농도를 옅게 하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기계유제를 살포하면 꽃 개화가 활성화된다.
온도가 너무 높았을 때 기계유제를 살포하면 약해를 받기도 하지만 꽃이 기형과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의 과수원 여건과 나무 상태 등을 감안해 살포 시기와 희석비율 등을 결정해야 한다.
보르도액은 농도를 짙게 하면 자칫 낙엽이 지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2월 하순경에 보르도액을 살포했다. 하지만 이후 농업 기술 및 연구기관 등이 연구한 결과 일찍 한다고 해서 특별한 효과를 거두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지금은 보르도액 살포 시기가 2월 하순에서 더 늦춰지고 있다.
농가가 제조해서 사용하는 보르도액은 석회가 좋아야 한다. 잘못 만들면 비 날씨에 석회가 씻겨져 낙엽 피해를 볼 수 있다. 석회량을 잘 맞추고, 제대로 녹여야 한다. 기계유제와 보르도액을 혼용하는 것은 석회가 씻기는 현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기계유제와 보르도액을 혼용하지 말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혼용하는 추세다.
△농가 스스로 고민해야
지금 시기에는 마그네슘, 붕소, 칼슘 등 영양분을 공급해줘야 꽃도 충실해지고 당도를 높이는 데도 좋다. 연중 관리해야 한다. 후반기에 가서 물 관리하는 것 하나만으로 당도를 올릴 수 없다.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농사는 한꺼번에 되는 것이 아니라, 1년 열두달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해거리 하지 않는 것도 1년 내내 관리하기 때문이다. 수확했다고 해서 농한기가 아니다.
수확 이후에 영양 관리도 하고, 나무 관리도 지속해서 해야 한다. 농약을 선택할 때도 농약 판매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병해충의 내성 등을 감안해 사용했던 농약을 꼼꼼하게 기록해 병해충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농가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강의=한중섭 명인. 정리=윤주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