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 미래 50년 일구는 선도 농업인 / <3> 강만희 농가]
경매가 3㎏당 7만5000원 기록
출하방식 고려 재배관리 당부
3월 세심한 전정 수확량 결정
구분수확 및 당도 조절 비결
강만희 농가는 비가림 온주로 해거리 현상 없이 매년 일정한 수확량의 고품질감귤을 생산해 일반 농가보다 높은 평균 조수입을 얻고 있다.
강 농가가 재배한 감귤은 지난해 서울 가락동 중앙청과에서 3㎏당 7만5000원이라는 최고 경매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소매가로 치면 9만5000원 선에서 유통된 셈이다.
강만희 농가는 감귤 꽃 피기 전 철저한 나무 관리와 가지치기 설정 등을 강조한다. 또 수확 직후부터 다음 농사를 위한 퇴비를 즉시 시비하길 권한다.
△한 해 수익보단 일정한 유통 중시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서 약 1만㎡ 규모 비가림 온주 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강만희 농가는 20대에 본격적으로 농사에 뛰어들어 40여년간 농사를 짓고 있다.
현재는 연평균 35t 가량을 생산해 전국 도매시장으로 유통하고 있으며, 출하처는 농협을 통한 경매시장에 한정하고 있다.
품질을 인정받는 만큼 백화점이나 유통사에서 직접 연락해 물량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 해 수익보다는 출하하는 모든 물량에 대해 유통할 수 있는 채널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 해 농사 이전에, 출하 형태에 따라서도 나무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상인을 통해 출하하는 건 그에 맞게, 개인 또는 계통출하하는 감귤은 그에 맞게 투자하고 또 그에 맞는 나무 관리 방법을 찾기를 권한다.
△농사는 '땅'에서부터 시작
강만희 농가의 1년은 지난해 수확이 끝난 이후 1월초 곧바로 땅에 거름을 뿌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통상 감귤농가가 땅에 거름을 주는 시기는 3월 무렵이지만, 거름 속 양분이 녹아 땅에 스며들고 완전히 정착하기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강 농가의 경험과 판단에서다.
특히 토양검사를 통해 자신이 농사를 짓는 땅의 성질을 파악하고, 땅이 가진 영양소에 맞는 비료를 시비하는 게 중요하다.
토양 성질은 서귀포시 남부, 동부, 서부 등 지역은 물론 인근 환경에 따른 영향도 크게 받는다. 강 농가는 감으로만 어림잡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통해 특성을 새겨둘 것을 조언한다.
이어 3월부터는 꽃봉오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강 농가의 전정 작업 시기는 바로 이때다. 꽃이 좁쌀만 할 때 가지를 훑어주는 작업을 해야 새순이 돋고, 열매가 좋아진다고 말한다.
전정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약하게 하길 권한다.
예컨대 50% 가량의 가지를 잘라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실제는 그 절반 이하 수준으로 제거하고 나머지는 놔두는 식이다.
강 농가는 50% 전정한 상태에서 꽃이 나오고 가지를 훑으면 수확량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꽃을 훑을 것을 계산해 가지를 남겨둬야 한다는 소리다.
△6월말 낙과 현상 주의 당부
강만희 농가는 6월말에는 낙과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봄 순이 녹화해서 여름 순이 나려고 하는 시기에는 밤 온도가 높다가 갑자기 떨어지면서 낙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낙과 시기가 지나면 온도를 올려도 괜찮지만, 무가온 비가림 온주 감귤은 6월이 위험한 시기로 꼽히는 만큼 이 시기 엽면시비를 통해 칼슘 성분을 공급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길 권한다.
또 장마철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낙과 현상은 더욱 심해지니,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6월이 지나면 낙과에 대한 걱정은 조금 덜해진다. 이때부터는 나무 생육 상태 등에 따라 시기별로 적절한 성분의 영양제를 선택해서 살포하고, 감귤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칼슘제를 살포하면 감귤 열매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강 농가는 과하지만 않으면 이 시기 칼슘제를 살포해도 열매가 잘 자란다고 이야기한다.
△'맛'은 소비자 입장에서 고려해야
강만희 농가의 수확기는 10월말부터 12월말까지, 60여일에 달한다. 수확시기가 긴 이유는 철저한 구분수확은 물론 출하시기에 맞춰 당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이때 강 농가가 고려하는 건 소비자의 입맛이다.
첫 출하시기에는 여름을 지나 오랜만에 귤 맛을 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단맛을 더 강하게 느끼는 만큼, 수요도 많고 그만큼 가격 역시 높게 형성된다.
하지만 출하 말미로 갈수록 소비자들이 감귤 맛에 익숙해지면서 당도를 약하게 느낀다.
강 농가는 구분수확과 연계해, 소비자가 귤 맛에 익숙해지는 정도에 따라 출하하는 감귤의 당도를 점차 높여 나간다.
소비자가 강 농가의 감귤 브랜드를 찾으면서 2개월 내내 '일정한 맛'으로 인식하는 비결이다.
초기에 귤 맛이 좋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맛이 없어진다고 느낀다면, 이듬해 해당 고객이 같은 브랜드를 다시 찾아줄 거라는 보장은 없다.
강 농가의 20여년에 걸친 고품질감귤 브랜딩 전략은 땅과 나무 관리에서 그치지 않고 소비자 입맛을 고려하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뻗쳐 있다.
한편 제주도는 설익은 과실을 수확·유통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고품질감귤 출하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출하전 품질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 해당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감귤 출하전 품질검사 생산자단체와 영농법인 등을 대상으로 당산도 측정기를 지원하고 있다.
사업 참여를 원하는 단체·법인은 다음달 2일까지 제주도 감귤진흥과로 신청하면 된다. 김수환 기자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