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초 4학년 우·수·해 제안 플로깅 활동 성사 눈길
지역 문제 고민에 주민·공무원 등 협업 나비 효과 기대
“안녕하세요. 저희는 수산초등학교 우·수·해입니다. 깨끗하고 살기좋은 우리 마을을 위해 마을 어른들과 함께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지난 12일 서귀포시에 도착한 한 통의 편지가 무더위를 누르는 상쾌한 초록바람을 일으켰다.
우·수·해는 ‘우리는 수산 해결사’의 줄임말이다. 수산초 4학년 학생들로 꾸려졌다. 학생들이 서귀포시로 보낸 편지는 담백하지만 마을에 꼭 필요한 일들로 가득했다. 접근성 좋은 위치에 클린하우스를 만들고, 분리 배출 교육을 하고, 무엇보다 주민들과 플로깅 활동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담겼다.
이중 가장 먼저 실행할 수 있는 플로깅이 22일 수산초 인근 3.6㎞ 구간에서 펼쳐졌다. 수산초 4학년 학생 9명과 교사 2명, 수산리 부녀회장 등 마을 주민 5명, 서귀포시 생활환경과와 성산읍 주민센터 소속 공무원 6명이 직접 마을을 따라 걸으며 실태를 살폈다.
오전 11시부터 1시간 정도 진행한 활동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약 40㎏, 10L 종량제봉투 22개 분량이 나왔다.
예상보다 많은 양의 쓰레기가 무책임하게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은 어른들의 마음을 더 뜨끔하게 했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의 ‘2021 국민환경의식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65.6%가 직면한 중요한 환경과제로 ‘쓰레기/폐기물 처리 문제’를 꼽았다. 해양수산개발원(KMI)의 2022 해양수산 국민인식도 조사결과에서도 현재 시급히 추진해야 할 정책과 미래 국가 발전에 기여할 정책 1순위로 ‘해양 환경/생태계 보호’(59.7%·50.3%)가 꼽혔다. 아이들 눈에 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을 리 없다.
참가한 어른들은 ‘아이들이 말을 꺼내준 덕분에’해야할 일을 찾았음을 인정했다.
서귀포시는 플로깅 후 ‘서귀포시가 알려주는 재활용품 분리배출 방법’ 책자 30부와 플로깅 활동용 봉투(10L) 100매를 수산초에 전달했다.
우·수·해 학생들은 “덥기는 했지만 깨끗해진 마을을 보니 뿌듯했다”며 “작은 관심과 행동이 바꿀 수 있는 것들을 계속해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