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 미래 50년 일구는 선도 농업인 <4> 김종우 농가]

농가 고정관념 타파 및 '혁신' 강조
구분수확 등 고품질생산 노력 필수
스마트팜 활용 생산성·효율성 제고
유통구조·체제 개편, 정책발굴 주문

김종우 농가는 전자공학과를 전공하고 현대전자에서 근무하는 등 감귤농사와 상관없는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수십년간 쌓아온 IT전문지식을 감귤농사에 적용하고 획기적인 농법을 개발하면서 고품질감귤을 생산, 제주 감귤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끝없는 도전·혁신 신뢰 확보

김종우 농가가 감귤농사에 뛰어들 당시, 신품종 묘목을 도입하려다 냉해 등으로 고사하기도 하고  타이벡설치시 무리한 단수로 신맛이 강해져 일년 농사를 망치기도 했다.

하지만 수차례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점점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새로운 농법개발에 도전해왔다.

현재는 서귀포시 신효동, 태흥리, 토평동, 신흥리 등 4곳에 2만3100㎡의 감귤원을 관리하고 있다.

CCTV와 스마트폰으로 감귤원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온도조절은 물론 물주기, 보온커튼 개폐 등을 조정하는 원격시스템을  활용하면서 저비용·고효율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RFID 태그를 나무마다 설치해 휴대용 당도계로 나무를 인식, 많은 감귤들의 당도를 확인해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든 감귤의 정확한 품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당도측정결과 등을 빅데이터화 하여 차후영농에 활용 진정한 '스마트팜' 구축을 선도하고, IT업체와 함께 생산이력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김 농가는 이같은 노력의 결과 도매시장 출하후 경락가에서 최고가격을 수차례 받아왔고 국가가 인정하는 제주 최초로 농업분야 그랜드슬램(농업마이스터, 신지식농업인장, 최고농업기술명인)을 달성했다. 또 농업중앙회 선정 새농민본상,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스타팜지정, 제주도 최고농업인상(감귤분야) 수상 등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기존 재배·출하방식 한계 지적

재배기술과 관련해서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차별화된 농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산만 해놓으면 팔렸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소비자들의 입맛이 높아진 만큼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감귤산업 초기 관당 3000원 전후 수준으로 고품질과 일반감귤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이제는 5㎏당 적게는 3000원에서 많게는 5만원까지 격차가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제는 품질을 높이지 않으면 생존이 힘들다는 말이다. 더군다나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폭락과 인건비 문제, 오렌지와 체리와 같은 수입농산물이 급증등 상황은 더더욱 녹록치 않다.

이런 상황 속 고정관념을 유지하는 건  '정체'가 아니라 '후퇴'나 마찬가지고, 간벌과 방풍수제거, 타이벡, 성목이식, 등을 통한 고품질감귤 생산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특히 김 농가는 오히려 최근 귀농인등 초보자들은 혁신에 적극 참여해 평균 조수입이 높은 반면, 농사 경력이 길수록 고착되기가 더 쉽다고 말한다.

김 농가는 이미 알려진 방법들을 실천하면 '맛있는 감귤'은 누구나 생산할 수 있고, 구분수확을 통해 누구나 고품질감귤을 출하할 수 있지만 관행 농가에서는 다들 그 방법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않을 뿐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유통시장 분석·제도개선 촉구

김종우 농가의 노력은 단순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고객성향 및 유통시장 분석 등을 통한 정책제안으로도 이어진다.

김 농가는 우선  감귤의 크기에 따라 상품을 결정하는 유통명령제는  일본과 같이 맛으로 바뀌어야 한다. 예전에는 수확 후 맛을 구분하는 시설이 없었기에 물량조절을 통해 가격유지를 해왔지만 현재는 당산도 확인이 가능한 기술·장비가 확보된 만큼, 조례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 한  요즘엔 직거래도 늘어 대형마트 등으로 유통하는 물량도 큰 만큼 이에 맞는 정책을 구상할 필요가 있고 선박 출항전 고사 혹은 대기업 식당용 등 '맛'보다는 과실의 '크기'를 좀 더 중요시하는 곳도 있는 만큼 크기별 유통전략 수립도 필요 하다고 말한다.

또 한라봉은 2~3월 완숙과를 수확해야 제맛을 담을 수 있는데 구정에 맞춰 1월에 수확및 조기출하 하다 보니 소위 칠삭둥이 같은 품질이 출하되는 문제점이 있다.

당연히 한라봉에 대한 소비자 평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한라봉 단가 역시 감소하면서 제주를 대표하는 품종의 위상이 추락했다고 지적한다.

김 농가는 현재 추진하는 장려금 정책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장려금을 통해 각 농가의 출하량을 조절하면 자연스레 구정때 출하 물량도 줄어드는 만큼 가격유지도 수월해지는 장점도 있다.

△스마트팜 적극 활용 생산성 증대

김종우 농가는 앞으로 스마트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한다. 원격으로 농장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농작업의 편리성뿐만 아니라 구축된 빅데이터를 활용, 고품질 생산으로 농가 수익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확신한다. 

김종우 농가는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국내에 비해 농업인 비중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1인당 농산물 생산량이 많다는 데 주목한다.

특히 농가인구가 점차 고령화하고 있는 문제를 우려하며 ICT융합기술을 농업에 적용,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또 하우스뿐만 아니라 노지과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스마트팜 시설을 통해 필지별 토양 수분 파악, 전자밸브를 활용한 관수량 자동 조절 등이 가능한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한다. 김수환 기자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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