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 미래 50년 일구는 선도 농업인 <5> 강성훈 농가]
12년 시행착오 거쳐 독자 재배법 연구
비상품율 최소화·면적당 생산률 극대화
전정 '기본' 준수·관리철저 해거리 방지
고품질 생산 보람 내년 농사 의욕 신장
강성훈 농가는 1만5000㎡ 규모의 하우스 감귤원을 운영하며 매년 해거리 현상 없이 고품질 한라봉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독자적인 재배방식과 철저한 관리로 비상품율을 최소화하면서 재배면적당 생산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10여년간 독자 재배법 연구
강성훈 농가는 20대초 500㎡ 규모의 첫 화훼농장을 마련한 이후부터 1만6500㎡ 규모의 시설하우스 한라봉 감귤원을 목표로 삼아왔다.
이후 자동차 정비를 하며 자금을 모은 뒤, 39세부터 4600㎡ 규모의 한라봉 하우스를 조성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재배방법을 연구해왔다.
강 농가는 감귤농사는 1년 농사인 만큼 1년에 한 번 밖에 실험기회가 없었기에 10년의 목표를 세웠고, 투입되는 실험비와 원금, 이자 등을 아끼지 않은 결과 독자적인 재배법을 개발했다. 강 농가가 추산한 바로는 12년간 18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투입됐다.
△재배면적당 수확량 확보 중요
강성훈 농가의 3.3㎡(1평)당 평균 수확량은 25~30㎏에 이른다고 한다. 일반 농가의 평균 수확량이 11~13㎏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2~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강 농가는 한라봉을 재배하면서 비상품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수확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통상 한라봉 재배를 시작한 농가는 첫 수확 이후 3~4년까지는 수확량이 나쁘지 않지만, 5~6년차에 접어들면서 해거리 현상이 발생하고 이로인해 평균 평당 수확량이 급감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전정의 기본 '햇빛 확보'
강성훈 농가는 해거리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정의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전정의 기본은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햇빛이 잘 들도록 안배하는 것이다. 특히 어떤 가지에 꽃이 피는지를 알면 전정이 어렵지 않다고 조언한다.
한라봉은 봄 순과 여름 순을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단, 순 모양이 삼각형이 아닌 동그란 형태로 올라오는 순은 꽃이 올 확률이 줄어든다고 말한다.
하향지, 교차지, 내향지는 기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수평지는 결과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중간 부분을 절단, 가지의 절반 정도만 활용할 것을 권한다.
결과지는 하늘로 향해 선 가지가 제일 좋지만 수평지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수평지 중간 부분을 절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확 직후에는, 수세 회복을 위해 곧바로 물을 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가능하면 6시간 이상 물을 공급하는 것이 좋지만 물탱크 규모 등 상황에 따라 3시간씩 이틀에 걸쳐서라도 줄 것을 권한다.
△수십년 '한라봉' 재배 외길
왜 한라봉이었냐는 질문에 강성훈 농가는 "한라봉만큼 품위 있는 품종이 없다. 100년 이전에도 없었고, 향후 100년 이내에도 없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그리고 한라봉 재배 농가들의 재배기법이 완숙하지 않아 한라봉 위상 격하로 이어지는 상황이 못내 아쉽다고 토로한다.
자신의 과수원 토양 상태와 주변 기온, 나무 상태 등을 꼼꼼히 점검해 재배에 심혈을 기울여 비상품과 발생을 줄이는 동시에 전반적인 품질을 높이면 3.3㎡당 3~5만원의 매출을 올리던 것을 10만원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강 농가가 진행하고 있는 명인교육 수강생 가운데 교육받은 사항을 실천한 농가에서는 재배면적당 수확량을 끌어올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고품질감귤 생산 보람 내년 농사로 이어져
1년 내내 농사를 지은 결과물의 품질이 높을 경우 농가의 보람은 그 질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한해 농사에 대한 보람은 내년 농사로 이어지고, 작물에 더 많은 정성을 쏟게 만드는 건 당연한 이치다.
강성훈 농가는 주변 한라봉 재배 과원들이 모두 한라봉 재배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길 바라고 있다.
제주도 역시 같은 취지에서 차세대 감귤산업 캠페인을 전개, 도내 농가의 고품질 감귤 생산을 도모하고 있다.
제주도는 해당 캠페인을 통해 성목이식, 품종갱신, 토양피복 등 고품질 감귤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과원 조성은 물론 상품 출하 등을 당부한다.
이와 함께 감귤의무자조금 조성 사업 참여와 농작물재해보험, 노지감귤가격안정관리제 가입 등을 독려하고 있다.
△전체농가 기술향상→단가상승 확신
강성훈 농가는 본인이 개발한 새 농법을 감추는 점 없이 주변에 나누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명인교육을 통해서는 물론 농약사용법 등 교육생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그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등 열정을 보인다.
수년 내로는 자신의 농법을 월별로 요점 정리한 책자를 제작, 배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12년이라는 시간과 거금을 들여 개발한 재배법을 공개하는 것이 아쉽지는 않냐는 질문에 강 농가는 "주변이 잘 되는 게 내가 잘 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도내 한라봉 재배 농가의 전반적인 기술 수준을 끌어 올려 품종에 대한 소비자·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전체적인 단가 상승을 견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관점이다.
강 농가는 보다 많은 농가들이 한라봉이라는 품종의 진면목을 드러내면 단가 상승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환 기자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