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활성화 청사진 제시 '변화바람'
지역사회 참여 유도 정체성 확립 관건
다방면 홍보·자생력 강화 방안 필요
지난 6월부터 4회에 걸쳐 저지문화지구 '제주 문화예술 1번지' 도약을 위해 기획연재를 하며 저지문화지구의 현재와 다른 지역의 사례를 소개했다. 제주도가 저지문화지구 새판 짜기에 한창이다. 조성된지 수년이 지났지만 좀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이에 문화지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놓으며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활성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풀어가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지역사회와 상생, 지속가능한 운영, 문화지구 자생력 강화 등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확충하더라도 방문객 유치를 위한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침체기'는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 마을 정체성을 제고하고, 저지문화지구만의 강점을 살려 존재감을 부각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문화지구 정체성 확립 최우선
문화지구의 지속 가능성은 전국 공통 과제다. 문화지구가 지속 가능하려면 지구 내 자원 보전이라는 조성 취지와 해당 지구의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지역에 위치한 인사동·대학로·서초음악 문화지구는 각 지역 밀집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조성된 서울 인사동 문화지구는 고미술과 골동품 등 전통문화를 보전하면서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관련 축제와 전통문화라는 특색을 살린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속해서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소극장이 모여있는 대학로 문화지구는 '연극'을 특화산업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서초음악문화지구(서리풀악기거리)는 '클래식' 특화거리로 이와 연관된 대규모 축제를 여는 등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있다.
또 명확한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다방면의 홍보·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역시 지구 내 현존한 건축 문화재를 박물관으로 조성, 다양한 역사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근대역사문화라는 '문화지구의 근간'을 유지하고 있다.
제주의 저지문화지구도 '자연과 사람, 예술이 어우러지는 마을'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이는 저지문화지구만의 특화된 강점으로, 이를 부각하고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홍보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누구나 문화지구 방문을 통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인식 강화도 주문된다.
△지역사회와 상생 관건
문화지구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선 행정의 역할과 지역주민을 포함한 도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주민 참여를 이끌어 지역 협의체 권한을 강화해 자생력을 키우는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재정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전국 법정 문화지구는 다양한 사업을 민간기관인 지역 내 협의체가 주도하고 있다.
서울과 파주, 인천 지역은 모두 문화지구별 지역 주민과 상주 예술인 등으로 구성한 지역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운영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직접 문화지구 사업을 발굴, 주관하고 있으며 행정은 이를 위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 인사동 문화지구의 지역 협의체인 ㈔인사전통문화보존회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인사동을 축제로 즐기는 '인사동 엔틱 & 아트페어'를 주관하고 있다.
파주 헤이리마을은 문화예술인들의 자발적 참여로 일궈낸 조성됐고, 현재까지도 문화예술인이 회원으로 있는 헤이리 마을회가 마을 총괄 업무를 맡고 있으며, 운영과 홍보 등 사무 업무는 ㈔헤이리 사무국이 전담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2018년부터 주민협의회를 구성했지만 회의 개최, 주민 참여 등이 저조해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놓였다.
생활문화센터 등 문화 인프라 확충에 대한 계획이 마련된 만큼 '소프트웨어'인 주민과 예술인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과 교육 발굴에 힘써야 한다.
또 저지문화지구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선 도내에서 열리는 대규모 문화예술축제와의 연계 방안도 요구되고 있다. <끝> 김은수·신승은·홍진혁·고기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