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명인이 전하는 억대 전략 /레드향 명인 오명한]
과다 착과 나무 수세 하락 원인
열매솎기 열과율 낮추는 핵심
다른 품종 기온영향 예측 필요
영양 관리 과하면 역효과 우려
가을부터 당산도 검사 등 절실
오명한 명인은 해거리 현상 없이 매년 일정량의 최상급 레드향을 수확하면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오명한 명인은 레드향 재배 과정에서 농가에 어려움을 주는 열매가 벌어지는 '열과 및 해거리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나무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오명한 명인은 열매솎기가 열과 현상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레드향은 온도에 민감한 작목인 만큼 철저한 온도관리와 함께 적절한 수분 공급 등 나무와 토양 상태에 따른 물관리도 고품질 생산의 조건이라고 조언한다. 오명한 명인이 지난 9월 15일 교육한 고품질 레드향 재배법을 들어본다.
△극조기 개화 상황 확인 도움
레드향은 과다 착과하면 수세가 떨어져 열과율이 많다. 과다 착과하면 열매 크기도 작아진다. 레드향은 열매솎기와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기상 여건은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편으로 보인다. 야간 온도가 지난해보다 낮고, 주간 온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의 경우 9월에도 시설하우스에 고온 알림이 자주 왔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덜했다. 레드향은 까다로운 품종이다 보니 농가가 자주 관찰하고, 일기예보를 잘 들어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
온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올해는 대체로 레드향 열매가 작은 것 같다. 영농 기술 기관 자료를 보니 올해는 온도가 낮았다.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더웠다. 9월에는 습하고, 10월에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화아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극조기 가온 감귤은 꽃이 많이 피지 않았다. 극조기 가온 감귤이 10월, 11월에 꽃이 어느 정도 왔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극조기 가온 감귤 꽃이 잘 온 것 같으면 레드향도 전정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반대 상황이라면 꽃 전정을 생각하고 있으면 된다. 레드향보다 앞선 극조기 감귤 상황을 잘 보면서 꽃 피는 정도를 관찰해 예측하고, 레드향 재배에 도입해야 한다. 극조기 가온 감귤의 꽃이 어느 정도 피었는지는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레드향도 기온 영향 등으로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다.
△열과 문제 해결이 관건
레드향은 열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품목이다. 수세가 약해도 열과 현상이 나타나고, 물을 많이 주거나, 온도가 높아도 열과가 된다. 열과와 해거리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 열과 된 열매에 실처럼 보이는 물질이 생기기도 한다. 열과 된 열매는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실처럼 보이는 물질은 곰팡이나 세균 등이다. 열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약제는 없다. 당도도 토양과 나무 상황, 영양 관리, 물관리, 온도 관리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을 때 올라간다. 약제 하나로 당도를 올릴 수 없는 것처럼 열과도 마찬가지다.
열매솎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열매 크기가 작고, 수세가 약화한다. 여름순을 받아서 수세를 유지하고, 상단부 열매를 솎아내 열과와 해거리 현상 등을 예방해야 한다. 나뭇가지 하나에 레드향이 여러 개 달린 것은 열과율이 심하다. 나뭇가지 하나에 열매 한두 개를 남겨두고 솎아내면 열과 현상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일부 농가는 나중에 열과 될 것을 예상해서 레드향을 남겨놓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뭇가지 하나에 열매가 여러 개 있으면 열과가 심하다. 나뭇가지 하나에 감귤이 여러 개 달리면 열매끼리 양분 싸움한다. 양분 싸움을 하다 보니 열매껍질이 얇아지고, 열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나무 한 그루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열매가 많이 달린 나무는 열과가 심하다. 향후 열과 될 것을 예상해서 열매솎기를 덜 하는 것은 오히려 열과율을 높이게 된다.
기온이 높으면 레드향 맛이 떨어진다. 온도가 높으면 나무는 생장하려고 한다. 기온이 내려가야 생식한다. 나무가 생식 활동으로 전환해야 열매에 당을 집적시켜 맛이 좋아진다. 열과 정점은 9월 15일로 본다. 9월에 태풍이 지나면 기온은 더 내려간다. 기온이 내려간다는 것은 열매 비대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온도가 높을 때는 자라는 속도가 빠르지만, 온도가 낮으면 자라는 속도도 느려져 열과가 덜 한다.
△시기별 적절한 시비 중요
비료는 유박과 골분, 어분 등이 함유된 고급 유기질 비료를 사용한다. 당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화학비료만 사용하면 산함량이 높아진다. 봄에는 퇴비를 살포하고, 가을에는 유기질비료나 유박 등을 뿌린다. 비료는 과용하면 좋지 않다. 비료는 수세 유지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남용하면 산함량을 낮추기 어렵다.
10월 이후 비료를 많이 주면 산이 빠지지 않는다. 가을비료도 8~9월에 마무리해야 한다. 10월 비료를 살포한다면 나무는 좋아질 수 있지만, 열매는 산함량을 낮추지 못해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토양미생물 제재를 사용하는 농가도 많다. 거름을 준다고 해도 분해가 돼야 나무가 흡수할 수 있다. 미생물은 거름을 분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많은 농가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미생물은 막걸리다.
인산 성분은 맛을 좌우한다. 인산을 과하게 살포하면 나무 수세가 약해진다. 인산 성분은 농도를 잘 맞춰야 한다. 인산 성분은 혹시나 모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열매가 달릴 때 되도록 농도를 옅게 살포한다. 9월부터는 반드시 당산 검사를 하는 등 품질 검사를 해야 한다. 9월 말에서 10월 산 함량은 3%를 기준으로 한다. 당과 산은 처음에는 같이 오르다가 일정 시점이 되면 산은 빠지고, 당은 오른다. 당산 검사를 통해 물 공급량과 주기 등을 결정해야 한다.
농가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연구해야 한다. 영농 책자 활용을 잘해야 한다. 농가가 변하지 않으면 감귤나무는 변하지 않는다. 농가 스스로 연구하고, 자신의 과수원에 맞는 최적의 재배법을 찾아내야 한다. 관행으로만 고집하다 보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농가가 농사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돈 버는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가 스스로 변해야 하고, 연구해야 한다. 강의=오명한 명인. 정리=윤주형 기자


